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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CEO 선다 피차이의 능력과 방향

삼생지연 2020. 10. 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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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CEO 선다 피차이의 능력과 방향

구글 CEO 선다 피차이를 통해 구글과 알파벳의 미래를 엿본다. 그 중심에는 AI가 있다.



선다 피차이, 2015년 구글 CEO 취임 이후 주가 94% 상승


구글의 CEO, 선다 피차이는 인도계 미국인이다.

1972년 인도 첸나이 지방에서 태어나, 아버지는 영국의 중소 전기회사에 다니는 제조업자였으며 어머니는 무용수. 전형적인 중산층 인도 가정에서 자랐으며 어릴적에는 침실이 부족해 거실에서 동생과 함께 자며 자랐다. 단순히 공부만 하는 학생이 아니라, 제조업자인 아버지 밑에서 항상 무언가를 만드는 이야기를 곧잘 했다. TV나 인터넷 없는 가정환경 속에서도 그렇게 ‘엔지니어링’에 대한 꿈을 키웠다.

선다 피차이는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뛰어들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무엇을 잘하냐 보다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한다.”

선다 피차이

그는 공학에 관심이 많아 인도 카라그푸르 공대(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에 진학했다. 이곳은 1951년 7개의 공과대학 중 가장 먼저 설립된 곳이다.


카라그푸르 공대(Indian Institue of Technology, IIT Kharagpur)에서는 금속공학을 전공했다. 선다 피차이는 대학생활을 하다보니 컴퓨터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그에게 ‘열정’을 불어넣어주었다. 컴퓨터야말로 미래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 판단했고 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인도의 카라그푸르 공대에서 금속공학, 재료공학 학사 학위를 받은 그는 미국의 스탠포드대학에서 러브콜을 받았는데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돈이 부족해 갈 수 없었다. 당시 인도에서 미국의 스탠포드까지 비행기삯만 해도 아버지의 연봉보다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스탠포드대에서 선다 피차이에 장학금을 주기로해 그는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스탠포드에서는 재료공학 및 순수반도체 분야에서 석사를 받아 졸업했다. 그리고 펜실베니아 대학의 와튼스쿨에서 MBA과정을 거쳐 경영학 석사도 받아, 국내로 치자면 문이과를 통달한 인재가 되었다.

선다 피차이가 처음 실리콘밸리와 그 안의 컴퓨터들을 접했을때는 대단히 새로웠다. 하지만 컴퓨터 안의 소프트웨어를 살펴보니 그 기본은 결국 수학이었다. 이것은 선다 피차이 뿐 아니라 수많은 인도인들이 실리콘밸리를 점령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는 인도인 사티아 나달라, 어도비의 CEO는 샨타누 나라옌, 그리고 구글 역시 인도인. 이것이 과연 우연이었을까?


인도는 세계 그 어느나라보다 수학을 잘하는 나라다. 인도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로 나뉘는 사람을 구분하는 신분제(정체성) 사회다. (그리고 그 카스트제도는 아직도 현존한다.) 이중 성직자 계층인 브라만층에 고대 인도부터 전해 내려오던 경전인 베다(Veda)에는 무려 ‘수학공식’이 내려온다. 이것을 베다수학(Vedic Mathematics)라 한다. 가볍게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94와 96을 곱한다고 하자. 94는 100에서 -6 한 수이며 96은 100에서 -4 를 한 수다. 이 (-6)과 (-4)를 곱하면 24. 이 24를 오른쪽에 쓰고, 94에서는 96에서 뺀 수인 (-4)를 빼 90이 되는데 그것을 왼쪽에 쓴다. 그럼 9024가 되는데 이것이 답이다. 이런 두자리 수의 곱도 인도인들은 암산으로 한다. 한 가지 더 해보자면

88과 86을 곱한다고 하자. 88은 100에서 -12를 한 수, 86은 100에서 -14를 한 수다. (-12)와 (-14)를 곱하면 168이 나온다. 여기서 100이 기준이기 때문에 68만 살리고 백의 자리인 1은 기억해둔다. 그리고 아까 88에서 86에서 뺀 수인 14를 뺀다. 그럼 74가 나온다. 같은 방법으로 7468을 쓰면 되는데 방금 기억해둔 1을 74에 더해주면 7568. 답이다.

현대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는 모두 수학이 기반이다. 실리콘밸리 초창기가 유대인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인도인의 시대다. 아무래도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이 랍비와 탈무드로 대표되는 인문학의 유대인에서 수학의 인도인으로 변화하는 과도기가 아닐까?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오면, 선다 피차이는 이런 세계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재료공학도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을 배운 것이 그 증거라고 볼 수 있다.

MBA를 마치고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 업무를 해주다가, 2004년 구글에 입사하게 된다.


선다 피차이가 구글에서 처음 맡은 일은 검색엔진 부문이었다. 당시 구글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 등과 경쟁하는 구도였다. 그리고 2000년대 초, 마이크로소프트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압도적이었다. 여기에 선다 피차이는 구글 툴바를 만들었다. 익스플로러, 파이어폭스 등 타사의 인터넷 브라우저를 사용하더라도 구글 툴바를 이용해 검색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가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보기좋게 들어맞았고 툴바를 통해서 구글에 검색을 하는 유저들이 늘게 되었다.

그리고 2008년, 구글의 브라우저 크롬(Chrome)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안일했다. PC에서 모바일로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었던 것에 대한 미흡한 대처, 구멍뚫린 보안, 꽉막힌 호환성으로 많은 원성을 사고 있었다. 타사의 브라우저보다 많은 램을 사용하고 단순한 구조를 가진 크롬은 시대의 풍운아였다. 2009년만해도 사용자가 적어 점유율이 1% 내외에 불과했으나 2012년에는 익스플로러를 누르고 1등에 올랐다(점유율 35%). 그리고 2019년에는 점유율 70%에 육박했다.

크롬이 빠르고 편리하다는 소문은 모바일에도 퍼져, 애플의 사파리를 누르고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9년 기준 64%, 2위 사파리는 19% 3배 차이다.)

구글은 선다 피차이의 역량을 보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바닥에 있던 크롬을 압도적 1위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선다 피차이는 이후 G-mail, Google maps 등의 개발 및 감독을 맡았는데 당시 언론들은 “왜 돈이 안되는 사업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였으나 지금 구글 매출의 당당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구글에서 여러차례 인정받게 된 그는 마침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리더자리에 앉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난리가 났다. 모바일 시장에 대한 대처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쇄도하자 윈도우8을 내놓았는데, 이마저도 흥행 참패를 한 것이다. 윈도우8은 당시 윈도우의 상징인 시작버튼을 없애고, 유저인터페이스(UI)를 태블릿화 하는 등 모바일을 겨냥했지만 사용자들의 불만이 너무 많았다. (호환성도 엉망이었고 시작버튼까지 없애놔 종료하는 법을 몰라 전원을 꺼야만 했던 사람들도 많아)

결국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CEO였던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는 2013년 9월, 은퇴하고 만다. 여기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크롬’을 일궈낸 인재를 생각해낸다.

“선다 피차이를 스카우트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선다 피차이에 CEO 자리를 맡아줄 것을 제안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익스플로러를 침몰시킨 장본인을 데려오고자 한 것이다. 달콤한 제안이었지만 선다 피차이는 의리를 선택했고, 구글에 잔류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사티아 나달라라는 또다른 인도인을 CEO로 세웠다. (위의 사진에 가운데 인물)


구글은 선다 피차이의 의리에 믿음으로 보답했다. 2015년, 그를 구글의 CEO에 임명한 것이다. 기존의 대표이사였던 에릭 슈미트는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회장자리로 이동했다. 그리고 2019년 12월, 선다 피차이는 모회사 알파벳의 CEO까지 역임했다.

그의 직책은 구글과 알파벳의 많은 생각을 시사한다.

검색엔진, 브라우저 분야(Alphabet Inc의 Google Properties Revenues)에서 매출이 당분간 알파벳을 지탱해줄 것

연구개발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머신러닝(AI)에는 Data가 필수적 -> 검색엔진 사업을 튼튼하게 성장시켜야

선다 피차이에 대한 믿음이 확고

먼저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다양한 사업을 구상중에 있다. 익히 알려진 X company다. 자율주행 프로젝트, 구글 글래스 등이 여기에 소속되어있다. 매출처 다양화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이 알파벳은 당분간 구글에 의존하겠다는 움직임이다. 거꾸로 해석하면 아직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와 매출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장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머신러닝(AI)에는 데이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검색엔진 사업을 튼튼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분석할 구글의 공시를 살펴보아도 이는 일맥상통하다. 클라우드 사업에 많은 인력과 재원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다 피차이 개인에 대한 믿음이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구글 분야에서만 쓸만한 인재라면 굳이 모회사인 알파벳의 CEO까지 맡기긴 어렵다. 최근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은 더이상 잔소리 하지 않겠다며 일선에서 물러나기까지 했다. 이는 피차이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지 않다면 불가능한 선택이다.

구글은 감추는게 많은 기업이다. 기업공개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사업내용과 매출은 철저하게 감추고 운영했을 것이다. 그들은 공동 창업자와 에릭 슈미트 3인의 협력과 ‘개인적인 믿음’이 없었다면 영향력을 이렇게 키울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멤버에 선다 피차이가 합류했다. 언론들은 이를 빗대어 선다 피차이가 단순한 대리 경영자가 아닌, 후계자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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