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책을 이해할 수 있는 어른들에게, 그 어른들의 어린 시절에 이 책을 바치고 싶다. 어른들이란 다 한 때는 어린이였기 때문에. 여섯 살 때 나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림 따위에는 관심이 없는 어른들을 위해서 다른 직업을 골라야만했다. 나는 비행기 조종사가 되어 전 세계를 닥치는 대로 날아다녔다. 결국 나는 어른들의 세상에서 그들처럼 살아왔다. 물론 마음에 드는 사람들을 만나면 이내 내가 간직하고 있던 ‘속이 보이지 않는 보아뱀’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6년 전 비행기가 사하라 사막에서 고장나기 전까지 나는 마음 편히 이야기할 만한 사람도 없이 혼자서 살아왔다. 기계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에서 외로이 잠이 든 첫날 밤 나는 조그만 목소리에 잠에서 깼다. “아저씨. 양 한 마리만 그려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