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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거의 모든 것 - 대니얼 코나한, 댄 스미스 지음

삼생지연 2020. 12.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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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거의 모든 것

대니얼 코나한, 댄 스미스 지음

원앤원북스 / 201310월 


Chapter 1 돈의 역사


돈이 탄생한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돈이 문자보다 먼저 등장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적어도 5천 년 전부터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고대 문명에서는 서로 사고파는 생산물의 가치를 평가할 척도가 필요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는 돈이 필요했고, 돈의 토대는 상호 간의 신뢰라는 단순한 개념이었다.

셰켈이 상업을 촉진하다: 기원전 3200년경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돈의 개념이 탄생했고, 오늘날 우리가 ‘돈’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용한 최초의 실험이 몇 차례 행해졌다. 이후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하나의 물건을 비슷한 가치의 다른 물건과 바꾸는 ‘물물교환’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제공하는 ‘선물경제’가 점차 ‘실물화폐’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실물화폐의 가치는 실물화폐의 원료(금이나 은)에서 비롯되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셰켈’은 보리의 양을 가리킨다. 통화단위뿐만 아니라 무게단위로도 쓰였고, 재화의 수입과 수출을 비롯한 교역의 발생을 촉진했다. 셰켈은 구약성서에도 등장한다. 예를 들어 구약성서에 요셉이 미디안 사람들에게 은 20셰켈에 팔려간 이야기가 나온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엄격하게 통제되는 중앙집권적 경제가 발전했다. 이집트인은 표준 중량의 곡물 자루와 데벤(약 91g의 구리나 은)을 통화로 삼은 일종의 물물교환 제도를 이용했다. 일꾼들의 급료는 곡물로 지급했다. 물가는 전국적으로 일정하게 유지되었고, 거래 내역은 교역의 편의를 위해 기록되었다. 이때 곡물이 다른 재화를 ‘구입’하는 돈의 역할을 맡았다. 이처럼 가치척도의 역할을 떠맡은 돈은 널리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법률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에서는 함무라비 왕이 기원전 1750년경 자신의 이름을 딴 함무라비 법전을 제정했고, 부채의 이자와 벌금의 납부를 규정한 법을 만들었다. 돈은 점차 상업적 계약을 이행하고 재산의 매각과 구입을 처리하는 수단으로 발전했다.


은행업의 출현: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은행 제도는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거대한 문화적 용광로에서 탄생했다. 르네상스는 주로 예술, 과학, 문학, 철학 등에 영향을 끼쳤는데 돈은 르네상스의 중요한 자극제였다. 즉 부자들의 후원이 예술과 건축의 융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돈은 결정적으로 예금과 대출을 관리하는 은행의 출현을 초래하기도 했다.

돈은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에서 은행업과 사이좋게 발전했다, 사실 ‘은행’이라는 낱말은 이탈리아 금융업자들이 사용한 나무 책상이나 탁자인 ‘반카’에서 비롯되었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돈줄인 메디치 가문은 가문의 이름을 딴 은행을 유럽에서 가장 크고 신뢰받는 은행으로 키웠다. 메디치은행이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가운데 하나는 금꽃이라는 뜻의 금화인 ‘피오리노 도로’만 거래했기 때문이다(메디치 가문의 거점인 피렌체라는 지명은 ‘꽃’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피오레’에서 유래했다). 

금융업과 교역으로 부를 축적한 이탈리아를 위시한 여러 나라의 귀족들은 기쁨의 축배를 들었고, 동시에 최고의 예술가와 장인에게 아낌없이 작품을 의뢰함으로써 죄의식에서 벗어났다. 르네상스 시대의 대도시 사회를 지배한 ‘동업조합’은 돈이 아름다운 물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통로이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돈은 결코 멀리 떨어진 존재가 아니었다. 돈은 고급 옷감과 모피에서 그리고 공물과 선물을 제공하는 행위에 대한 우의적 묘사에서 공공연하게 혹은 상징적인 방식으로 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메디치은행이 당시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은행이었다면, 1472년에 설립되어 ‘가난하고 가엾고 궁핍한 사람들’에게 7.5%의 금리로 돈을 빌려준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 은행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볼 수 있다. 이 은행의 명칭은 빈곤층에게 빌려주기 위해 모은 돈의 ‘무더기(몬테)’와 대출에 대한 담보물을 충당한 시에나 소유의 ‘목초지(파스키)’에서 비롯되었다. 그렇게 마련한 자금은 각각 100스쿠도씩 여러 묶음으로 나뉘었고, 연간 수익률 5%를 보장한 채권으로 발행되었다.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 은행은 설립 이후 400여 년 동안 시에나와 그로세토 지역에서 여러 가지 경제적ㆍ정치적 변화와 1798년의 대지진을 거치며 착실히 성장했고, 마침내 20세기 초반에 이탈리아의 다른 지역으로도 진출했다. 1999년에는 보르사, 즉 밀라노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었고, 현재 3천여 개의 지점과 45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한 이탈리아 3위의 은행으로 성장했다.


Chapter 2 풍요의 세계, 빈곤의 세계


세계 인구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국제연합인구기금에 따르면 2011년 후반의 세계 인구는 70억 명을 기록했다. 이 결과는 축하할 일이라기보다 걱정할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2025년경에는 세계 인구가 80억 명, 2083년경에는 100억 명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엄청난 수의 인구가 소유한 ‘부’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규모다. 2006년에 국제연합대학 산하 세계개발경제연구소가 38개국에 관한 상세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금융자산과 부채, 토지와 건물을 비롯한 전 세계의 주요 가계자산의 합계는 총 125조 달러다.

생계비의 급등: 동시에 심각한 모순과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미국과 일본 같은 선진국들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나라들과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인구증가와 수명연장은 주택, 식량, 에너지, 안전, 빈부격차 등 여러 가지 시급한 문제를 유발한다. 빈곤층은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예컨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인구는 현재 9억 명인데 40년 뒤에는 18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대응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대응은 부의 재분배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부의 역동성을 강조하는 경제학자들도 많다. 관건은 부유층과 부유층 소유의 재산을 분리하는 방법이 아니라, 빈곤층이 스스로 부유해지는 방법이다.


Chapter 3 돈과 정부


돈과 권력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국민이 어떤 정권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 정권에 ‘과세’와 ‘지출’이라는 2가지 기본적 임무를 맡긴다는 의미다. 정부의 중요한 재정적 역할인 과세와 지출은 예전부터 선진 문명사회를 떠받치는 초석이었다. 과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정권은 붕괴되고 사회는 해체된다. 이러한 과세와 지출에 버금가는 정부의 중요한 재정적 역할은 ‘차입’이다. 차입은 특히 현대의 여러 정부가 활용하는 전형적인 수단이다. 이 3가지 기본적 임무는 국가경제를 꼼꼼하게 관리하고 국민의 불만과 심지어 세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위기까지 감당해야 하는 정치인과 공무원에게 큰 부담이 된다.

정치는 대규모 사업이다: 돈과 권력이 서로 손을 잡은 것은 권력을 분배하고, 선거를 관리하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방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흔히 우리는 ‘매표’를 파렴치한 독재자들과 연관시키는데, 선진 세계에서도 매표와 비슷한 것이 존재한다. 일례로 미국의 2012년 대선에서 양당 후보들은 선거운동에 각각 1억 달러 정도를 지출했다. 그들은 텔레비전 광고(2012년 6월부터 10월까지의 양당은 100만 건 이상의 텔레비전 광고를 내보냈다)와 소셜 미디어를 활용했고, 유권자와 직접 접촉하는 전국 각지의 선거사무소를 운영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물론 그런 정치 자금은 주로 기업 기부금을 통해 조성된 것이다. 순수한 마음에서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특정 정당의 정책이 자신의 경제적 이해와 일치하기 때문에 기부금을 내는 사람들도 많다. 따라서 정치, 나아가 통치는 대규모 사업으로 볼 수 있다.

경제:‘경제’란 정확히 무엇인가? 이코노미는 원래 ‘가정 관리’를 뜻하는 그리스어 ‘오이코노미아’에서 유래한 낱말이다. 그리스인의 눈은 정확했다. 근면하고 생산적인 가정이라고 하면 아마 작물을 키우고 가축을 돌보고 물건을 만드는 가정일 것이고, 그런 일련의 작업이 가정의 경제활동이다. 가정은 재화와 용역을 자체적으로 소비하거나 다른 ‘가정’에 판매할 수 있다. 국가도 이와 마찬가지다. 한 나라에서 일 년 동안 일어난 경제활동의 총합을 국내총생산(GDP)이라고 한다. 국내총생산의 증감은 그 나라의 경제적 건전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다. 원칙적으로 국내총생산은 생산, 수입, 지출의 3가지 측면에서 계산할 수 있다(한편 국민총생산 GNP는 한 나라의 국민들이 일 년 동안 생산한 재화와 용역의 총합이다). 국내총생산과 거기서 파생된 다른 투입과 산출은 정치인과 경제 관료가 늘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이다. 그들은 권력의 지렛대뿐만 아니라 돈의 지렛대도 활용할 수 있다. 그들은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거나 과열된 경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아슬아슬한 줄타기: 차입 규모가 지나치게 클 때 정부는 세금을 올리거나 지출을 줄이는 긴축정책을 펼칠 수 있다. 반대로 성장이 지체되고 경기가 후퇴할 때, 정부는 세금을 낮추고 지출과 차입을 늘림으로써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 이런 정책들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악마는 세부적인 내용에 숨어 있는 법”이다. 생필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약간 올리면 가계에 즉각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증세는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재정적으로 곤란한 시기에 우리는 자동차나 가전제품 같은 비교적 비싼 물건의 구입을 미루거나 아예 돈을 쓰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은행계좌에 현금을 쌓아두는 바람에 돈이 회전하지 못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중앙은행은 통화수축을 저지하고 재화와 용역에 대한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새로운 화폐를 발행해서 유통시켜야 할 수도 있다.


Chapter 4 은행과 은행제도


‘은행’ 하면 흔히 돌기둥과 주량현관을 갖춘 웅장한 석조건물이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로 요즘 은행은 대도시의 평범한 오피스텔 건물이거나 교외의 사무 단지에 있는 콜센터, 심지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지역은행’ 경영자 소유의 휴대전화상에 존재하는 콜센터일 때가 많다. 

금융조직체의 톱니바퀴: 은행과 은행업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아직 세계의 대다수 사람들은 은행계좌가 없다. 물론 앞으로 은행계좌를 보유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오늘날 고객과 은행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콜센터와 은행 지점장의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온라인 전산망으로 상호작용하는 경우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예전과 달리 요즘 대다수 고객은 아침에 은행 문을 열면서 친절하게 고객을 맞이하던 ‘은행 지점장’을 만날 수 없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은행은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도 기존의 위상을 지키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은행은 상거래의 기반이고, 국제 금융시장을 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톱니바퀴이다.

중앙은행:대다수의 나라에는 중앙은행이 있다. 중앙은행은 정부의 금고이자 통화정책, 금융 안정성, 통화량 등의 관리자 역할을 수행한다. 중앙은행은 위기 때 한 나라의 대부자로서 부실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지급보증을 서 준다. 중앙은행의 명목상 소유주는 통상적으로 정부다. 그러나 상당수의 중앙은행은 엄밀히 말해 정치적으로 독립된 기관이다. 즉 중앙은행은 원칙적으로 유권자의 표를 얻는 데 유리한 통화정책을 시행하려는 정치권의 개입으로부터 자유롭다.

위험의 균형: 중앙은행의 핵심적 역할은 주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통화정책을 실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다수의 경제학자들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여러 가지 경제모형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책정할 때 그리고 지폐와 동전을 발행하거나 없애서 통화량을 관리할 때 ‘위험의 균형’을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중앙은행은 신규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시킬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 

중앙은행은 다양한 지렛대를 이용해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물가안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한 지렛대들은 아주 신중한 조율과정을 거쳐 집행되지만, 투자심리와 소비심리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급격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때가 많다. 그리고 중앙은행은 순조로운 경제활동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외환보유고와 금준비도 보유한다. 중앙은행 금고에 보관해두는 금은 특히 한 나라의 대다수 통화가 내재가치가 없는 ‘명목통화(화폐로 쓰이지 않을 경우 아무런 가치가 없는 통화)’일 경우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중앙은행의 외환은 대부분 국제적인 ‘준비통화’인 미국 달러화이지만 중앙은행은 영국 파운드화, 유로화,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 등도 보유하고 있다.


Chapter 7 돈과 기업


돈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재화와 용역의 교환을 위한 매개체다. 각 상품이나 용역에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가 동의하는 가격을 부여하는 교환방식이 우리가 흔히 ‘상거래’라고 부르는 것이다. 좋은 값을 바라는 구매자와 최대한의 이익을 원하는 판매자 사이에는 끈질긴 흥정이 벌어지기 마련이고, 그것은 세상이 돌아가는 데 필요한 흥겨운 추임새로 볼 수 있다.

산업 분야: 기업은 영리 목적 혹은 비영리 목적의 각종 산업적, 전문직업적, 상업적 활동에 종사하는 조직이다. 기업은 민간 소유이거나 국가 소유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공공-민간 파트너십’의 등장으로 기존의 공공과 민간의 이분법이 희미해졌다. 공공-민간 파트너십에서는 민간기업이 미래의 영업이익을 대가로 정부기관과 함께 공공사업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상에서는 샌드위치 노점상에서 거대 초국적 기업의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이 세계 곳곳의 상거래 무대에서 활약하는 주역을 자처할 만하다. 전통적으로 산업은 3가지 부문으로 구분된다. 1차 부문, 천연자원과 원자재를 거래한다. 2차 부문, 천연자원과 원자재를 이용해서 완성품을 제조한다. 3차 부문, 은행업ㆍ보험업ㆍ청소업 등 다양한 종류의 용역을 제공한다. 

회사:기업은 개인(1인 사업자)과 법적으로 구별되지 않을 때도 있지만, 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1인 사업자도 기업을 잘 꾸려나갈 수 있으나 수익과 영리의 측면에서 회사가 훨씬 효율적인 사업방식이다. ‘회사’는 한 무리의 군인을 뜻하는 프랑스어 ‘콤파니’에서 유래한 낱말이다. 회사는 법적으로 설립된 조직으로 조직 내부의 개인과는 별개의 존재이다. 법적인 시각에서 볼 때 회사는 2인 이상의 개인이 단일 조직의 기치 아래 함께 행동할 수 있는 ‘법인격’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회사는 재산을 소유하고, 계약을 체결하고, 사원을 고용할 수 있다.

소유권과 구조: 회사는 일반적으로 회사의 구성원이 소유하고, 주식회사의 경우 주주가 소유한다. 이렇게 여러 자금원을 통해 출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점이 회사의 큰 장점이다. 주주들은 투자의 대가로 배당금(회사의 전체 수익을 각 주주가 소유한 주식의 수에 따라 나눠주는 몫)을 받을 수 있다. 회사의 구성원은 회사를 경영할 이사진을 임명한다. 때때로 회사의 구성원이 직접 이사직을 맡을 수도 있지만, 주주가 수천 명에 이르는 회사의 이사진에 주주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다. 


Chapter 9 돈과 법

“돈은 만악의 뿌리”라는 말이 있다. 사도 바울도 제자인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에서 “돈 욕심은 만악의 뿌리다.”라고 썼다. 거의 같은 뜻처럼 보이지만, 앞의 속담과 바울의 말에는 중요한 의미 차이가 있다. 바울은 돈 자체가 아니라 돈을 가지려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돈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는 으레 부당한 방법으로 돈을 가지려는 자들이 존재하는 법이다. 

위험을 무릅쓸 가치가 있을까?: 왜 범죄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남의 돈을 차지하려고 애쓸까?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째, 얻을 수 있는 보상, 즉 부당한 방법으로 획득할 수 있는 재물이 나중에 치를지 모르는 신체적ㆍ금전적 대가보다 크다고 판단해서다. 둘째, 범죄행위가 다른 정상적인 경제활동보다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서다. 조직범죄 단체는 여기에 연루된 개인에게는 이로울지 몰라도, 사회적으로는 백해무익한 존재다. 금융범죄에 따른 피해는 비단 잃어버린 원금만큼의 금전적 손실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로, 절도는 원금에 대한 보상(예컨대 절도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 보험료 할증, 정상적 경제활동의 미비(예컨대 피해자가 피해를 복구하느라 한동안 일을 못 할 수 있다), 보안장치 설치비용, 방범비용, 재판비용, 사회적으로 이로운 경제활동에 쓰이지 못하는 자원 손실(예컨대 범죄자의 시간, 노동력, 기타 자원), 잃어버린 원금의 ‘음성화’로 인한 세금 손실 등 각종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오늘날 법과 금융범죄와의 싸움은 2개의 서로 다른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다. 첫째는 종래의 하층민 범죄(노상강도, 무장강도), 둘째는 화이트칼라 범죄다. 화이트칼라 범죄는 사회학자 에드윈 서덜랜드가 고안한 용어로,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의 일상 업무와 관련해서 저지른 비폭력적 금융범죄를 가리킨다.

저축ㆍ지출ㆍ기부 

돈이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느껴지면 우리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다음 3가지로 귀결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돈을 모으거나, 쓰거나, 남에게 준다. 그런데 저축과 지출, 기부의 적절한 비율을 정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음식, 물, 옷 등 생필품에 일정한 액수의 돈을 지출할 수밖에 없지만 딱 그 정도에 머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비논리적 현상: 원래 저축률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흥미롭게도 경기가 나쁠 때 더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논리적으로 볼 때 불경기에는 저축이 힘들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선진국의 경우 경제성장이 영원히 지속될 것 같았던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저축률이 감소했다. 그런데 세계경제 위기가 닥치자 사람들이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면서 오히려 저축률이 상승했다. 한편 기부는 기부자의 재무상태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기부자의 세계관을 반영하기도 한다. 기부를 결정한 이유, 기부 대상자, 기부 방식 등은 모두 개인의 선택이다. 이 때문에 기부는 그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무척 어렵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2007년 자료를 살펴보면 미국인은 소득의 평균 2.2%를 자선 목적으로 기부했다. 소득 최상위층의 기부율은 2.1%에 조금 못 미쳤으나 소득 최하위층의 기부율은 2배가 넘는 4.3%를 기록했다. 또한 불경기에는 인심이 각박해지기 마련이지만, 소득 최하위층은 비교적 예외였다. 아마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사람일수록 비슷한 처지의 사람에게 더 동질감을 느끼기 때문인 듯하다.

소비지출:아무리 돈을 알뜰하게 관리하려고 해도 현실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물론 인간은 예로부터 물건을 사고파는 데 관심이 많았지만, 소비주의 경향은 산업혁명 이후 팽배하기 시작했다. 산업화 덕분에 더 많은, 더 좋은, 더 싼 상품이 생산되었고, 그렇게 생산된 상품은 더 높은 임금과 더 많은 여가시간을 누리게 된 노동자들에게 판매되었다. 소비주의 경향은 앞으로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소비지출이란 가계 단위에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에 해당된다. 소비지출 항목에는 내구 소비재(텔레비전과 주방기구처럼 수명이 긴 제품), 비非내구 소비재(음식과 음료수처럼 수명이 짧은 물품), 반反내구 소비재(의복처럼 비교적 장기간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내구 소비재보다는 수명이 짧은 물품), 용역(여행과 오락) 등이 포함된다.

세계인의 저축 경향:절약은 미래를 대비해 화폐자원을 보존하는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저축은 폭넓게 볼 때 보통예금 계좌에 돈을 예치하는 행위처럼, 화폐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구사하는 안전한 전략을 가리킨다. 저축은 흔히 주식 매입이나 미술품 매입 같은 투자와 대비된다. 투자는 저축에 비해 수익이 높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 반면에 저축은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수익이 낮다. 하지만 저축과 투자는 모두 절약의 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세계은행의 세계금융포용성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세계 성인인구의 1/3 이상이 저축을 하고, 1/5 이상이 공식적인 금융기관에 돈을 예치한 상태라고 한다. 

좋은 일에 기부하기:‘사회공헌’이라는 단어의 어원은 ‘인간에 대한 사랑’을 뜻한다. 오늘날 사회공헌은 자선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지만, 사회공헌과 자선은 서로 다른 것이다. 물론 최근 들어 5달러를 기부하는 것은 자선이고, 500만 달러를 기부하는 것은 사회공헌이라는 식으로 구분하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그런 구분법은 사태의 본질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이다. 자선과 사회공헌은 모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이타적 욕구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자선에서 사회공헌으로의 점진적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자선은 문제의 증상을 다루는 수단이고 사회공헌은 문제의 원인을 다루는 방법이다. 익숙한 비유를 들자면 자선은 배고픈 사람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것’인 반면에 사회공헌은 그 사람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Chapter 12 돈의 미래


이 세상에는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 바로 대다수 사람들의 삶이 불행하다는 점이 문제다. 문제를 해결할 많은 해법이 제시되었지만, 대체로 돈이라는 종잇조각의 움직임에만 그 초점을 맞추었다. 그런 해법들은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왜냐하면 전체적으로 볼 때 불행한 것은 그 종잇조각이 원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글러스 애덤스는 과학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도입부에서 이렇게 말했다. “돈은 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상당수 문제의 원인일 것이다.” 그래도 돈은 인간의 중대한 창조물이고, 미래에도 돈의 역할은 줄어들지 않을 것 같다. 

소득불평등 문제: 21세기 초반의 일반적 경향이 계속 유지된다면 아마 2050년에도 소득불평등 문제가 남아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몇몇 거물 정치인들이 우리 앞에 놓인 최대의 도전과제로 소득불평등을 지목한 바 있다. 과연 소득불평등이란 무엇일까? 소득불평등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소득불평등의 정도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소득불평등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최근에는 경제성장에 대한 기본 개념을 재정립하자는 급진적인 제안도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은 긍정적인 측면만 있을까?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경제성장을 포기하는 것이 지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런 식의 주장은 이제 막 경제성장의 열매를 따기 시작한 나라에서는 수긍하기 힘든 주장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정치적 의사결정에서 환경이 점차 중요한 요소로 부각됨에 따라 앞으로 중요한 의제로 자리 잡을 것이다. 소설가 존 슬라덱은 다음과 같이 나름대로 미래를 전망한 바 있다. 그의 전망은 매우 정확한 예측일지도 모른다. “어떤 과학자들에 따르면 미래는 과거와 똑같다. 다만 돈이 훨씬 많이 드는 세상이 될 것이다.”

세계 단일통화: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개최된 브레턴우즈 회의를 계기로 세계통화기금과 국제부흥개발은행이 설립되었고, 미국 달러는 사실상의 세계통화로 격상되었다.

2009년 국제연합 무역개발회의는 달러를 대체할 특별 준비통화의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런데 과연 실제로 새로운 세계통화의 도입이 가능할까? 만일 가능하다면 그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국제연합 무역개발회의가 내놓은 방안은 세계 각국의 독자적인 통화를, 이를테면 유로화 같은 형태의 새로운 단일통화로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준비통화인 달러를 대신할 초국적 통화를 도입하자는 것이었다. 준비통화는 각국 정부가 채무를 상환하거나 석유와 금의 구입 같은 고액의 국제거래에 쓰기 위해 보유하는 외환이다. 각국 정부는 자국통화 대신에 준비통화를 사용함으로써 국제 환율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자국통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현재 미국 달러는 세계 유일의 준비통화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준비통화이다(엔, 파운드, 유로 등도 준비통화로 쓰인다). 미국 달러는 특유의 장기적 안정성 덕분에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역사적으로 규모와 영향력이 컸고, 과도한 인플레이션에 쉽게 휘둘리지 않았다. 이 모든 장점은 오늘날 미국 달러가 누리는 영광의 토대가 되었다.

저물어가는 달러의 영광: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 달러는 그리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미국 내의 경제적 문제로 인해 세계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미국은 높은 실업률과 지지부진한 경제성장률에 시달렸고, 국가부채도 엄청난 수준에 도달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국가부채를 약 16조 달러로 추산하기도 한다. 미국 정부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새로 돈을 찍어냈고, 결과적으로 달러는 가치가 떨어졌다. 그러자 달러를 보유한 세계 각국 정부의 외환준비금도 갑자기 가치가 하락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필두로 한 여러 국가는 현재의 달러 의존형 국제통화 제도가 미국에만 유리할 뿐, 나머지 국가에는 별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히기 시작했다. 그러자 국제연합 무역개발회의가 비중 있는 국제기구로서는 최초로 새로운 준비통화 도입안에 힘을 보탰다. 국제연합 무역개발회의가 제안한 방안 가운데 하나는 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SDR)을 국제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초국적 통화로 개별국가의 통화를 대체하려는 사람들은 특별인출권 정도에 만족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로화 지역에서 드러난 문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각자 처한 환경과 품은 속셈이 다른 여러 국가의 입맛을 모두 만족시키는 단일통화를 도입하는 일은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새로운 준비통화는 일단 가능해 보이지만, 결코 확실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세계 단일통화가 등장할 가능성은 그보다 훨씬 낮다.

경제학의 미래:중국의 부상과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경제학계 인사들은 마냥 승리감에 취해 있어도 괜찮은지 자문하게 되었다. 물론 앞으로도 정부와 금융업계는 대체로 신고전학파의 관점에서 주요 경제적 사안에 대처할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주류 경제학에서 외면하는 접근법을 통해 경제현상을 설명하려는 비주류 경제학의 입지가 더 강화될지 모른다(비주류 경제학에는 크게 환경경제학,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 여성경제학이 있다). 

앞으로 몇 년 뒤 경제학에 전면적인 혁명의 바람이 몰아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경제학은 새로운 도전과제와 환경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인 발전을 겪을 것이다. 199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널드 코스가 2002년 4월 미주리 대학교 연설에서 한 말처럼 한 가지는 확실하다. “오늘의 연설 주제는 ‘경제학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입니다. 내가 이 주제를 택한 것은 경제학이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나는 경제학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돈에 대한 재미있는 교과서다. 

그래서 읽기에 부담이 없고 

흥미로워 저절로 책장이 넘겨지는 책이다. 

교과서답게 이 책은 돈에 대한 

모든 것을 망라해서 설명하고 있다. 

돈의 역사부터 돈의 메커니즘 

그리고 생애설계에 이르기까지, 

심지어는 기부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먼저 1장에서는 돈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본다. 

셰켈을 통화로 사용한 기원전부터 전자화폐를 사용하는 현대까지, 

마치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2장은 전 세계를 이야기판 위에 올려놓았다. 

돈이 어디에 많이 있는지,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 가는지를 

알아봄으로써 돈의 ‘지도’를 파악할 수 있다. 

3장은 정부에 대한 이야기다. 

돈을 관리하는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올림픽, 전쟁, 복권 등의 

흥미로운 소재로 정부의 역할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4장은 세계의 여러 은행에 대한 소개와 

그 역할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특히 윤리은행과 이슬람식 은행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생소한 부분이어서 읽는 내내 흥미를 더할 것이다. 

5장과 6장은 금융시장과 투자에 대한 이야기다. 

돈이 돈을 버는 방법과 그 구조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금융시장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신기한 이야기가 될 것이고 

금융시장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지식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7장은 기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기업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지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아울러 인터넷에 의한 전자상거래까지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8장은 통화량이 왜 중요한지, 

통화량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어떤 재앙이 닥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9장은 법률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강도, 사기, 탈세 등 돈과 관련된 범죄행위를 열거한다.


10장은 지금까지의 이야기와는 조금 색다른 장이다. ‘

돈’에 대한 이야기지만 

‘나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필요한 돈이 인간에게 어떠한 존재인지 

그리고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11장에서는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저축과 지출 그리고 기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마지막 12장은 돈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소득의 불평등부터 시작해서 

미래의 세계경제에 대한 것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 책의 마지막은 경제학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마무리한다.


기초부터 깊이 있는 이야기까지, 

읽는 데 부담 없이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금융권 취업을 목표로 하는 젊은이들이 읽는다면 

‘금융’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탄생해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그 흐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금융기관 종사자는 이 책을 통해 

금융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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