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2030년3월2일

삼생지연 2020. 10. 29. 14:53
728x90


※ 미래를 예측하는 일기 형식의 글이라 존댓말이 아님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2030년 3월 2일이다.

오전10시에 팜식물재배기업체에 AS를 받아야 한다. 

자체적으로 LED램프가 12시간 켜졌다가 저녁8시에 꺼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더니

재배기가 자체적으로 AS를 요청하고 받은 날짜가 오늘이다.

많은 축산농가들이 각종 병균으로 가축들을 살처분해 땅에 묻었고,

유전자변이 식물들이 자체적으로 증식되는 것이 뉴스로 보도되면서 부터

사람들은 땅을 신뢰하지 않았다.

땅이 정화되기 위해선 휴지기가 필요한데 인간들은 땅을 쉬게 해 주지 않았다.


이번 업체는 유기농 모종과 함께 세척과 정수를 같이 관리 해 줘서 편하다. 

옆집 새댁이 권장해 줘서 거실벽 전체를 바꾼 후 공기질도 훨씬 좋아졌다.

오늘은 아이들의 철분 보충을 위해

3일전에 배양레인지에 배양해 놓은 안심스테이크에 샐러드와 김치를 먹을 예정이다.

이번 고기 키트는 훨씬 좋은 종자라고 하는데 먹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본인의 공간에서 수업중이다.

3번의 팬데믹이 지난 다음 학교는 없어졌다.

학교가 없어지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학군도 없고 유명학원도 없다.

자신에게 맞는 강사를 찾아 개개인 맞춤 강의를 받으면 되고, 나머지 시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하지만 가장 큰 수업은 저항력을 기르는 수업이다. 아이들은 마땅히 알아야 하는 역사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어떤식으로 해석해야 하는지를 같이 토론한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수많은 한국군인들이 죽고 지금에서야 아이들은 우리가 어떤 만행을 했는지 다른 나라를 침범 한 것은 누구인지를 알아 가고 느끼고 반성했다. 

큰아이는 웹툰을 배우고 에코이코노미스트에 관심을두고 있고,

작은 아이는 심리학을 배우면 지역1구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의 학비는 모두 국가가 지원한다. 

교육과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시간이 날 때 적어야겠다.

조금 있으면 AS기사님이 온다고 로아이가 알려준다.


아이들이 학교를 마지막으로 다닌건 큰애가 고2되던 해였다.

2025년 가을 그 날을 잊지 못한다.

2020년의 코로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치사율은 높고, 잠복기는 짧고 변이 속도는 잠복기 보다 빨랐다.

6개월을 집안에 갖혀서 지냈고 정부는 특단의 조치로 유통을 국가 산하로 흡수하고 각 가정에 맞는 쌀과 식자재를 보급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한국은 사정이 나았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서울과 광역도시에 지하로 물류를 통하게 만드는 물류시스템을 2025년 완성했으며 2029년 차량용 도로를 지하로 모두 옮기는데 성공했다

세번의 펜데믹으로 서울과 광역도시들은 펜데믹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지하로 물류가 이동하면서 서울은 반나절 물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래도 6개월동안 집안에 갖혀 있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그동안 작은 전염병을 거치면서 집안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우리는 침대나 소파를 치우고 공간을 비워 두었다. 햇살을 막는 어떠한 물건도 창문에 두지 않았다.

감옥과 다름없는 생활이었지만 100년동안 바뀌지 않았던 도시는 코로나로 바뀌게 되었다.

정부의 발빠른 대처로 한국은 폭동없이 대규모 펜데믹에서 살아남았다.

민주주의가 태동했던 나라도 세계를 이끌던 나라도 도시 곳곳에서 식량과 필수품을 빼앗기 위해 폭동을 일으켰으며 폭동으로 인한 사망자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들로 화장장은 끊임없이 불을 지펴야 했다.

2025년 코로나와 폭동으로 전 세계인구의 30%를 잃었고 그 이후 가축대량생산을 금지하는 법이 통과 되면서 농장은 소규모 방목위주로, 배양고기는 가정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키트 형태로 만들어져 보급되었다. 초기 배양레인지는 가격이 비싸서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했는데 현재는 전자레인지만큼 저렴해졌다.

물론 공장에서 배양되어 나오는 배양육이 훨씬 좋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여자아이들이라 철분이 추가된 고기를 배양해서 먹이고 있다.

가격은 마트에 나온 배양육이 집에서 배양하는 것에 비해 30%가 훨씬 싸다.0

폐기물관련기업에 23년을 종사한 나는 지금의 세계가 꿈만 같다.


닭 한마리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 위해서 우리는 1000갤런의 물이 필요하고 닭고기이외의 부산물을 처리할 랜더링공장과 혈액과 분뇨를 처리할 수 있는 공장도 가져야 했지만 지금은 배양레인지에 키트만 넣으면 모든 일이 끝난다.

나는 전공을 살려 폐기물재활용 코디네이터로 근무하고 있다.

물론 재택근무이다.

현재 거의 70%에 가까운 인력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차량을 소유할 필요도 서울에 살아야 할 필요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화상회의와 동시간 클라우드 접속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어서 훨씬 자유롭다.

아이들은 20살이 지나면서 기본소득을 받고 있고, 나는 급여소득자로 일하고 있다. 소득은 많은 편이지만 소득금액의 50%을 환경부담금과 보건부담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축산을 전면적으로 줄이기 위해 우리는 많은 비용이 들었고, 그 부담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러스로 죽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당시 반발하던 축산농가들에게 정부는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고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도록 하였기에 국민적 공감이 필요했고 국민투표에 붙여지기도 했다.

나도 찬성에 한표를 던졌고 이렇게 축산농가를 줄이는 나라들 끼리는 자체적 시스템을 만들어 2031년 부터는 여행을 할 수도 있게 한다고 한다.

내년에는 11년만에 정말 다른 나라를 가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로아이가 방금 AS기사의 인상착의와 99%일치하는 사람이 공동현관으로 들어선다고 알려준다.

로아이는 홀로그램AI로 집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을 서치하고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도알려준다. 


아마 바이러스가 아니라면 인간은 무분별하게 가축을 사육했을것이고 화석연료를 사용했을 것이며 온실가스로 인해 2030년을 맞이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2018년 기후포럼에서 당시와 같은 이산화탄소발생을 유지했을 때 7.5년 후에는 지구의 온도가 1.5도가 상승할 것이고 마지노선을 30년은 맞이하지 못한다고 하였으니 말이다.

지구의 얼음이 다 녹으면 해수면은 70미터가 녹아서 도시는 없어지게 될지도 몰랐다.

자연이 일만년에 4도를 올렸지만 인간은 100년만에 1도를 올렸다.

지구기온이 2도이상을 넘어서 생물을 생존시킨적이 없다.

환경의 파괴는 기후위기를 다시 생태계파괴로 야생동물이 살아갈 터전을 잃고, 인간과의 접촉이 많아지게 되었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었다.

2025년의 바이러스는 아프리카의 조류 중 쥐새목에서 전염되었다.


아마 우리는 바이러스의 경고가 없었다면 지구의 기온을 1.5도미만으로 올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 것이고 결국은 멸망했을 것이다.

신처럼 굴다 고통스럽게 사라질것이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