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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기 - 오데드 솅카 지음

삼생지연 2021. 2.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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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세기 오데드 솅카 지음 / 김민주ㆍ전세경 옮김 럭스미디어 / 2006년 1월

1  밝아오는 중국의 세기

 

중국의 정치, 경제적 부상은 1세기 전 미국의 부상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중국은 세계최대의 풍부한 인적 자원, 발전된 기술 인프라, 주도적 산업지위, 거대한 자본력, 지배적 무역 포지션,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지식 등 다른 나라가 필적할 수 없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이며, 20년 내에 미국을 능가할 전망이다. 중국은 노동집약부문과 중급기술을 사용하는 산업에서의 지배력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미래의 세계경제를 좌우할 지식집약부문에 대한 투자를 엄청나게 늘려갈 것이다. 정치측면에서는 경제력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격적 외교정책을 구사하면서 미국의 패권에 맞설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발전단계상 다른 부분에 위치하기 때문에 무역불균형이 발생한다. 현재 중국은 저급기술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지식집약 제조업과 서비스 부문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복잡한 생산기술 단계로 발전해 가면서도 노동집약적 부문의 이점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미국과 중국이 경합하는 제품의 범위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

 

미국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주저하던 기업들은 노조나 소비자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위해 중국 이외의 대안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높은 물류비 때문에 중국과의 경쟁에서 자유로웠던 미국 기업들도 물류비 감소와 중국의 생산성 향상으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구조조정이 불가능한 지역과 산업에 속한 근로자와 지역공동체는 가혹한 시련에 직면할 것이다.

  

중국의 급부상은 새로운 도전을 초래할 것이며 과거의 전제조건을 재고하도록 할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이 직면하게 될 도전은 중국과의 교역으로 이익을 보는 기업과 손해를 보는 기업 간 대립이 확대되고, 노사협상에서 고용안정성 문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면서 국제기구의 역할에 대한 도전이 고조되며, 더 이상 무역논쟁을 합리적 경제학 대 감정적 보호무역주의의 이분법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될 것이다.

 

기업, 근로자, 소비자에게 있어 중국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논쟁거리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이 영향을 미치는 신경제 질서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문제이다. 우선 중국과 교역 상대국간의 무역전쟁 가능성이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세계적 상호의존 시대에서 보호무역주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중대 실책이 될 것이므로, 우리는 글로벌 경제 구성원의 희망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공정성에 대한 인식을 유지할 책임을 공유해야 할 것이다. 당면한 문제는 몰려오는 중국산 수입품의 파도를 어떻게 멈추게 하느냐가 아니고 서서히 시작되는 중국의 세기에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다.

 

2  중국, 세상의 중심에 있는 나라

 

장구한 역사는 오늘날 중국의 국가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는 현재에 시사점을 줄 뿐 아니라, 미래 중국의 비전, 정책, 전략에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21세기 중국의 비전을 이해하려면 2천년 이상 지속된 제정 시스템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중국이 선진문명을 구가하며 패권국의 지위를 누렸던 제정시대는 유교철학의 뒷받침을 받았는데, 공산지배에도 불구하고 극기, 학문적 성취, 관료의 위신 같은 유교적 요소는 아직도 남아 있다.

 

유교의 가르침은 2천 년간 지속된 관료제의 토대가 되었다. 이 중 과거제도는 검증을 거친 인재들이 관료제 내에서 권력을 확보하게 해 주었다. 과거시험을 거친 행정관이 관할지역의 행정수반과 재판관을 겸했다는 사실은 오늘날도 중국이 독립된 법관제도를 갖고 있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다. 중국의 사법판결은 법률훈련을 받지 않은 관료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국기업은 법정에서 공정한 심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제정시대 역사는 중국의 세계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정부는 역사적 뿌리에 민감하며 지도층은 정통성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최초의 유인 우주선 발사와 관련하여 언론은 수 세기 전 중국의 한 관리가 의자에 로켓을 부착하여 우주로 날아갔다는 신화를 상기시키고 있다. 중국이 갖고 있는 제정시대의 유산으로는 지역 패권국이 아닌 세계 리더를 목표로 하는 국가비전, 민간의 이익보다 국가이익을 앞세우는 경제운용 원칙, 중앙정부와 끊임없이 경쟁하는 지방정부, 논어, 삼민주의, 공산주의로 이어지는 사상적 정통성의 중요성을 들 수 있다.

 

20세기 초 외세에 의한 치욕은 중국에 독립의 핵심요소는 기술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이런 인식은 오늘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술이전을 강조하고, 기술과 국가안보간의 긴밀한 연계를 추구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실제 우주산업 같은 선진기술개발 노력 중 많은 부분이 군부에서 집행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외국기술과 중국적인 가치의 결합을 추구한다. 서방이 당연시 하는 자유경제, 민주주의, 과학적 진보와의 상관관계는 중국 지도층의 시각에 부합하지 않는데, 그들은 현 체제를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장점이 절묘하게 결합된 체제로 인식하고 있다.

 

1978년 공식적으로 개혁의 길에 들어선 중국은 단순히 선진국 진입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고대 제국의 영광도 재현하고 싶어 한다. 이는 글로벌 경제 주도권을 복원하는 것뿐 아니라 정치, 문화, 안보 측면에서 과거에 누렸던 지위를 다시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중국은 국가위세를 과시할 상징에 집착한다. 따라서 세계 최고층 빌딩, 올림픽 개최, 유인 우주선 발사 같은 상징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정권의 정통성은 경제성장과 민족주의 정서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정치측면에서 중국은 아시아권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세계정세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중국은 유엔, WTO 같은 국제기구와 더 많은 관계를 맺게 될 것이며 날로 증가하는 정치경제적 힘을 활용하여 해외원조, 군사력 지원 등을 통해 영향력을 늘려갈 것이다.

 

중국의 경제적 열망은 정치적 야심과 연동되어 있다. 서방 모델을 무분별하게 모방하는 대신 독자노선을 모색하는 중국의 미래 발전방향을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측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제 내수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은 해외 다국적 기업들에게 가공할 만한 경쟁자가 되었고, 최고의 기업은 세계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마쳤다. 수천 년 영욕을 맛본 끝에, 중국은 다시 부상하고 있고 과거의 영광뿐 아니라 미래의 밝은 전망 또한 결연히 현실화하려 한다.

 

3  어느 나라와도 다른 중국

 

중국의 우수성은 특별한 유산, 상이한 제도, 높은 포부, 자원, 역량, 그리고 협상력의 독특한 결합으로 나타난다. 역사나 지역적으로 중국보다 먼저 발전했던 나라의 경험을 이해하고 비교 평가하는 것은 중국의 독특함을 판단하고, 세계시장으로의 확장노력과 관련하여 중국이 추구하는 전략을 식별하는데 필수적이다.

 

일본과 중국

일본과 중국은 미국에 최대의 무역적자를 안겨 준 나라로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환율을 조작하고 수많은 무역장벽을 구축했다. 이런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거대한 잠재수요를 가지고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파트너 입장에서 볼 때 일본보다 매력적이다.

 

또한 일본은 이미 저비용 제조업에서 고비용 제조업으로 이동했지만 중국은 막대한 인력공급에 힘입어 비용우위를 계속 향유하면서 기술발전을 할 수 있다. 중국은 노동집약적 생산에서의 우위를 활용하여 미래 지식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으며, 자본제공 및 지식흡수의 촉매로 활용할 화교 커뮤니티를 갖고 있지만 일본은 그러한 네트워크가 없다. 일본은 2차 대전 이후 군사력 전개에 제약을 받고 있지만, 중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세계정세에 관여를 하고 있어 향후 경제적 이득 추구에 크게 활용될 수 있다.

 

양국의 핵심적 차이 중 하나는 혁신에 대한 수용력인데, 역사적으로 중국은 혁신적 성향을 보여줬고, 일본은 모방에 강했지만 혁신을 창조한 경우는 드물었다. 중국의 발전에 따른 충격파는 일본의 그것보다 훨씬 크고, 다방면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충격에 따른 조정 및 재편과정은 일본과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 정부가 경제를 강력 통제하고 있고 환율조정 상쇄 수단으로 보조금과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

아시아 용(대만, 홍콩, 한국, 싱가포르)들은 중국경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중국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이 중 유일하게 중국계가 아닌 국가는 한국이다. 한국의 삼성, 엘지 같은 재벌의 구조조정 및 세계화 역량은 중국 지도층에게 기업발전 모델의 의미 있는 청사진을 제공한다. 무역과 관련하여 중국은 금융위기 당시 원화의 평가절하로 인해 한국의 수출이 급증한 사실을 보고 위안화 평가절상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

중국과 함께 세계경제를 뒤흔들 거인으로 꼽히는 인도가 뉴스에 등장하고 있다. 인도의 성공,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의 성공은 가시권으로 접어들었고 중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양국은 거대한 인구, 문명국으로서의 역사, 해외동포 네트워크 등 많은 유사점이 있는데, 중국에 비해 인도가 유리한 점으로는 민주주의 체제, 영어 사용, 정부부문 투명성, 독립적인 법제도 및 금융시스템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중국의 성장률은 인도보다 훨씬 높았고 그 기간 동안 인도는 개혁을 추진해왔다. 중국은 인프라 구축과 규제 정비에 큰 발전을 이루어 냈지만, 인도는 정부가 답답한 역할을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이 섬유에서 가전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우위를 확보한 반면, 인도는 소프트웨어, 백오피스 운영, 콜 센터 같은 제한된 분야에서만 앞서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만이나 홍콩과 같이 경제개혁의 선도 역할을 수행할 만한 곳이 인도에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도는 세계경제의 지식 집약적 분야에서는 많은 영향력을 갖겠지만 당분간 중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4  양말에서 항공기까지

 

어린이들은 중국을 꿈의 장난감 나라로 생각한다. 중국은 노동집약적 제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휴대폰, 컴퓨터 칩, 통신기기를 생산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기업은 기술발전단계를 거슬러 모방자, 추종자, 하청자의 수준에서 독립적 개발자의 반열에 오르기를 희망하고 있다.

 

중국의 풍부한 인적 자원은 경쟁우위를 제공하지만, 역으로 기술혁신의 원동력인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은 심각한 연구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술공유 조건으로 외자도입을 허용하여 외국기업의 첨단기술 이전을 촉진하고, 교육과 연구개발 인프라에 근본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해외자본의 기술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기술집약적 투자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중국 측 파트너를 요구하는 합작투자법을 제정했다. 합작투자 법인은 지식을 포괄적으로 이전받는데 효과적인 수단이고 100% 외자법인에 비하면 민족주의 정서에도 덜 민감하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은 엄청난 내수시장 덕분에 개도국으로는 유례없는 규모의 기술을 확보했고, 해외자본의 경쟁을 부추겨 다자간 기술교류에 동의하게 만들었다.

 

또한, 중국은 기술집약적 외자도입에 특별 인센티브를 제공하였다. 특히, 전자 칩 같은 첨단 분야의 기술이전 촉진을 위해 리베이트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현재 이 제도는 미국이 WTO에 부당함을 제소한 상태이다. 예를 들어 수입된 칩에 대한 세금은 17%, 외국에서 설계되고 중국에서 생산된 칩은 11%, 중국에서 설계되고 생산된 칩은 3~6%로 차별화 한 것이 리베이트 시스템이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치며 외국기업들로 하여금 중국으로의 설계이전을 더욱 더 촉진한다. 

 

기술이전 후유증 사례

미국의 GE는 대규모 터빈 입찰 수주를 위해 중국 경쟁업체에 핵심기술을 넘기기로 하였다. GE는 생산 공정의 최고 기밀은 주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업체가 자체 생산을 추진할 동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업체가 GE로부터 핵심기술을 넘겨받았기 때문에 GE 이외의 다른 업체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역량을 상실할 위험을 안게 되었다.  

 

중국이 기술집약적 투자에 우선권을 주는 이유는 자생적 기술혁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중요한 기술역량인 자체 연구개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국 영토 내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는 것에 최우선순위를 두었다. 제너럴 모터스가 상하이 투자건에서 포드에 승리한 요인도 연구개발센터 설립을 통한 최첨단 기술이전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연구개발센터 보유 외국기업은 오러클, 지멘스, 루슨트, 노키아 등 200여 개가 넘는다.

 

중국기업의 연구개발 역량 성장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전통적 역할을 넘어 자기 브랜드를 갖추려는 시도와 연관이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주문자상표 부착방식의 생산업체로 출발하는데, 이런 계약은 바이어로부터 직접 기술지원을 받음으로써 기술수준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자동차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기업은 생산에 필요한 상세한 제품규격을 받게 되는데 이를 통해 바이어의 신제품 개발계획이나 표준을 알 수 있게 된다.

 

지식과 경험을 확보하면서 중국 기업은 제조업자 개발생산방식(ODM) 생산자로 변신하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공급하던 기업들이 설계역량을 갖추게 되면 중간상을 배제하고 직접 최종 바이어와 거래를 하는 ODM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성공적인 중국 ODM 업체들은 더 나아가 자사브랜드 부착방식(OBM) 생산자가 되는 길을 모색한다. OBM 업체는 설계와 제조뿐 아니라 자사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는데, 하이얼이나 후아웨이 같은 몇몇 기업은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는데 성공했다.  

 

5  2달러짜리 롤렉스

 

중국의 주요 호텔들 앞에서는 관광객들이 가격이 몇 달러 밖에 안하는 롤렉스 시계를 행상이 팔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재미있어 한다. 하지만 중국 위조제품 산업의 규모와 범위가 진품을 제조하는 다국적 기업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중국의 위조제품 매출은 연간 240억불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이 지적재산권을 공공연히 침해하는 최초의 국가는 아니다. 해리포터 저작권을 중국에 침해당한 조안 롤링은 과거 찰스 디킨스가 미국출판사로부터 저작권료를 받지 못한 사실에서 위로를 받을 것이다. 미국이 지적재산권을 열렬히 옹호하는 것도 법률제도가 성숙한 이유도 있지만 미국이 지식의 주요 생산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중국도 자국 기업들이 기술선진업체가 되면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다.

 

자동차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이 10억 달러가 넘는 세상에서 위조, 모조 같은 지적재산권 침해는 진입장벽을 제거하고 후발주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선발주자를 따라잡을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기존업체의 투자를 침해하는 엄청난 비용절감을 가능하게 해 주는데, 경우에 따라 그 절감액은 저임금에서 발생하는 절감액보다도 더 클 수 있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는 해외업체에 막대한 위험요소가 되고 있고 이들 업체의 연구개발 예산의 많은 부분을 부담하는 외국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큰 피해국은 물론 미국이다.

 

중국 기업만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 주목받는 것은 그 침해의 범위, 규모, 뻔뻔함 때문이다. 중국 GDP의 약 30%가 위조, 모조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장난감 업체들은 자사 제품 일부를 중국에서 구매하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단 하나의 제품도 팔지 못하고 있다. 이는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모조품이 해당 기업의 중국 내 공장 바로 옆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 위조와 모조는 뇌물제공과 밀수와 같은 부정부패 관행에 의해 지원받고 있고, 강력한 권한을 가진 지방 세력과 국제범죄조직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은 지적재산권 보호와 관련된 법체계를 구성해왔고 이 체계는 국제표준과 조약을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체계는 여전히 허점을 지니고 있다. 불법복제로 인정되는 범위가 협소하고 벌금수준이 너무 낮아 실질적인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2002년 중국은 영화 관련 지적재산권 침해를 852건 단속했는데 그 중 764건이 1천 달러 미만의 벌금 판결이 났다. 이처럼 벌금이 낮은 이유는 지적재산권 침해 금액이 정품의 가치가 아니라 모조품의 가치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불법복제의 신개척지는 해외이다. 추정치에 의하면 가짜 제품은 세계교역량의 7%를 차지하며 정품업체들에게 연간 3천억 달러의 손실을 끼치고 있다. 예를 들어 야마하 오토바이의 중국산 모조품은 연간 10만대 이상 중국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수출은 정교한 물류 및 유통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 개도국 정부당국은 불법복제품에 대한 단속을 벌일 능력과 의지가 없고, 경우에 따라 가짜제품거래의 중개자 역할을 하면서 이익을 챙기거나 가짜 제품거래를 물가억제의 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정부, 특히 지방정부가 지적재산권 침해행위에 대해 조치를 취할 동기가 없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스스로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사와 출판사들은 이제 전 세계 동시개봉 또는 출판을 함으로써 해적판 업체들의 출시소요시간을 줄이고 있다. 중국에 사업장을 갖기를 회피하는 것 자체만으로 피해를 방지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중국 내에 사업장이 있으면 복제당하기도 쉬워지지만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좀 더 나은 감시를 할 수 있고 중국당국에 조치를 취하라는 압력을 가하기도 좋다.

 

6  비즈니스 도전

 

사업측면에서 중국의 부상은 국가와 기업경쟁력의 본질, 지리적 근접성의 가치, 시장진입과 퇴출에 대한 기본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수백 년간 기업 생존의 바탕이 되어온 입지상의 이점은 사라지고 생산요소의 전 세계적 이동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새로운 규칙에 의거하여 경쟁을 하게 될 것이고 새로운 승자와 패자가 나타날 것이다.

 

미국의 가구산업 사례

2003년 미국의 28개 가구제조 업체는 중국 업체들이 정부보조금과 환율조작으로 이득을 올리면서 미국시장에서 불공정한 가격정책을 했다는 이유로 고소했다. 맞춤 서비스가 필요한 고가품 시장은 저가품 경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상식이 중국 가구업체들이 고가품 시장으로 진입함에 따라 틀린 것임이 입증된 것이다. 오늘날 통신과 물류의 발달은 중국 업체의 맞춤서비스 소요기간을 단축시키면서 미국 가구업체들의 지리적 생산이점을 축소시키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000~2002년 기간 중 가구산업에서 28%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비즈니스로 인한 영향은 가격인하 압력부터 외자유치 경쟁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선진국 중에는 미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은 수입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지만,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수출시도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반면, 유럽의 대 중국 무역적자규모는 미국의 1/3 수준이다. 이는 유럽정부가 수출산업에 신용공여와 같은 지원을 하고, 유럽기업이 수출시장 개척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은 내수시장을 중국산 수입품으로부터 보호하고 있으며, 유럽시장의 구조적 경직성은 유럽시장 침투를 노리는 중국기업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일본은 가격에 대한 둔감성, 유명 브랜드에 대한 소비열, 연고 위주의 유통망 등으로 인해 부상하는 중국의 영향을 크게 느끼지 않았었다. 하지만 대형할인점의 성장에서 보듯 일본의 소매환경에 근본적인 변화가 도입되고 디플레 경제에서 비용 상승 압력이 가중되면서 중국 제품들이 일본에 속속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제 일본 기업도 중국이 자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사활이 걸린 곳으로 인식하여,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중국에 기반을 둔 생산 및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중국의 세기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시장 진출을 노리는 개도국 경쟁자와 비교하여 지리적 근접성과 북미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무관세라는 이점을 누려왔던 멕시코도 중국과의 경쟁에 노출되어 있다. 자동차분야, 인건비 비중이 낮은 컴퓨터 장비 분야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섬유 및 의류 분야는 중국의 영향이 파괴적이다. 미국 상무부의 조사에 따르면 2002년 중국산이 멕시코산을 제치고 더 많은 수입물량을 차지했으며 생산자 협회는 멕시코의 의류산업이 중국의 미국진출에 따른 직접적인 결과로 총 54억 달러의 시장을 잃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대 중국 무역흑자 상태이다. 이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압력에 대한 완충작용을 해 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들 국가들은 중국의 발전에 따라 점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제 3국과의 전략적 제휴를 구축하고 대체 공급원을 구축함으로써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중국이 교역을 원할 만한 상품이 없는 저개발국은 유엔에서의 투표권 밖에는 중국에 제공할 것이 없다. 이들 나라는 중국이 제 3세계의 맹주로 포지셔닝을 하는 동시에 초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열망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의 성장은 노동집약적인 업종에 있는 기업에게는 재앙의 임박이다. 많은 선진국 기업들, 특히 브랜드나 전문화된 역량이 부족한 기업에 있어 최선의 선택은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기술과 프로세스를 가진 선진국 제조업체와 저비용 생산기반을 갖고 있는 제 3국 제조업체 간의 제휴는 실제로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다. 시장에서 나오기를 원치 않는다면 전문적인 역량만 갖고 있고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분야를 찾아 나설 수 있다. 중소기업의 전통적 생존수단인 맞춤화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해당제품이 다품종소량생산 품목이고 생산 및 선적에 짧은 리드타임을 요구할 때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고가품 시장으로 가는 것은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다. 고가품 시장은 브랜드가 결정적 요소인데 중국 기업들도 선진국 기업의 브랜드를 인수하여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분야에서 비용압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아웃소싱은 중요한 생존계획이 될 수 있다. 아웃소싱은 미래의 경쟁자를 훈련시켜 주는 단점을 갖고 있지만, 이 점은 핵심역량을 유지함으로써 상쇄할 수 있다. 중국에 아웃소싱 하는 것은 신규진입 업체에 유례없이 좋은 기회이다. NEC TV 생산부문에서 해고당한 한 미국인은 대만의 TV 업체와 손잡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는데 이것은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파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다. 굿이어, 도시바, 네슬레 같은 회사들이 중국 내 사업규모를 확장하는 가운데 이들 기업들은 전 세계 규모로 함께 일할 수 있는 파트너와 합작업체들을 찾게 될 것이다.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로 중국의 사업 환경을 이해하고 여타 지역과는 다른 게임의 규칙 하에 어떻게 경쟁우위를 발전시키고 보호해야 하는지 그 방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

 

7  일자리를 찾아 동쪽으로 동쪽으로

 

국가간 일자리 이동을 초래하는 생산의 흐름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오프쇼어링(해외로 생산시설 자체를 이전하는 것)은 전 세계의 2/3를 차지하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포레스트 리서치는 2015년까지 오프쇼어링이 미국의 일자리 수 330만개와 1,300억 달러의 근로자 임금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무역실업(외국제품 수입으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도 지속적으로 고용감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1989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에서 연간 27만개의 일자리가 무역실업으로 없어졌다.

 

생산요소의 이동이 용이한 글로벌 경제하에서 7 5천만 명에 달하는 중국의 인력은 과소평가 할 수 없는 요소이다. 중국으로 인해 발생한 일자리 상실은 미국, 유럽, 일본에서 격렬한 정치적인 반발을 야기했다. 멕시코 같은 개도국도 중국을 일자리 상실의 주범으로 비난하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 이탈과 수출시장 점유율 축소에 대해서도 중국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현재 인구성장세를 감안할 때 중국은 실업률 증가를 막기 위해 연간 1 5백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중국은 미국경제학자들이 생각해온 저임노동력, 저부가가치 제품의 공급국 역할을 할 의사가 더 이상 없다. 이것은 한때 선진국에만 존재하는 권리로 여겨졌던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놓고 중국과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 시절 밥을 잘 안 먹을 때 부모들이 굶주린 어린이가 중국에 있으니까 밥을 남기지 말고 다 먹으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상사로부터 당신의 일자리를 탐내는 중국인이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일자리는 얼마나 위험한가.

 

우선 제조업에 근무한다면 50% 이상 위험하다. 제조업 고용증가를 억제하는 추세인 생산성향상, 기술발전, 해외경쟁이 모두 가속화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제조업은 지난 3년간 전체 고용 인력의 13%를 잃었다. 중국이 숙련된 근로자를 미국의 몇 분지 일의 임금수준으로 제공하고 기술발전과 물류발전이 오프쇼어링을 촉진함에 따라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노동집약적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지 말아야 할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해외 아웃소싱에도 불구하고 고객과의 직접접촉이나 대인 네트워킹이 필요한 분야,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 기술을 통해 쉽게 전파되기 어려운 분야의 일자리는 유지될 것이다. 또한 해운, 물류서비스, 유통과 같은 공급 망 관련 일자리는 오히려 이득을 얻을 것이다. 관광분야도 중국 관광객들의 유입으로 크게 이득을 볼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세기가 던지는 드라마틱한 도전은 교육이 예전과 달리 더 이상 국가 간 무역불균형에 따른 실업과 기타 형태의 국가 간 일자리 이동에 대한 보험증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이 기술우위를 보이는 많은 부분은 해외인재의 유입에 의존하는데 이들은 향후 미국 이외의 다른 지역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노동환경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가정이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노동시장의 세계화로 인해 경제성장과 고용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과거의 모델은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첨단기술 기업의 경우 모든 인력을 해외에서 아웃소싱 하더라도 제품디자인과 마케팅 부문만은 꼭 미국에 남겨야 한다는 믿음은 사라지고 있다. 예를 들어 휴렛팩커드는 싱가포르, 대만에서 컴퓨터 서버를 설계하고 있으며, 마케팅에 관한 한 중국시장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부문을 미국에 남겨야 할 이유가 없다. 글로벌공급망의 시대에 제품디자인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조직의 두뇌는 국적보다는 다른 문화와 환경을 잘 이해하는 인재로 채워질 것이다.

 

8  쓰촨산 TV

 

중국제품의 공습은 미국 소매업계가 거대한 소매할인업체의 지배 하에 들면서 시작됐고 중국은 이러한 현상의 수혜자인 동시에 원인제공자였다. 월마트나 베스트바이 같은 미국의 대형 할인업체들은 낮은 가격을 추구하는 한편 신뢰성, 짧은 납기, 대규모 생산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중국 업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형소매업체의 부상과 관련이 있으면서 중국산 제품의 전 세계 시장진입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것이 바로 브랜드의 쇠퇴이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보다 미국에서 더 두드러졌는데 이는 미국이 왜 중국산 수입제품에 따른 고통을 더 많이 부담하는지 설명해 주고 있다. 앞으로 중국제품에 대한 반발이 생긴다면 그것은 정치사회적인 요인 때문이다.

 

월마트 사례

월마트는 세계 최대 소매업체로 미국 내 중국산 제품수입의 10% 이상을 취급하고 있다. 2003년 이 업체의 중국산 제품 구매액은 15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월마트가 수많은 쇼핑객을 불러 모으는 매일 최저 가격전략과 잘 부합한다. 동사는 판촉용으로 엄청난 물량의 TV를 발주하는데 가격에 상관없이 어떤 미국업체도 월마트가 요구하는 거대한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가 없다고 한다. 2002년 추수 감사절 이벤트 당시 월마트는 중국 쓰촨성 소재 창흥전자와 수천대의 TV 공급계약을 체결하여 아펙스디지털 브랜드로 판매했다. 중국도 유통채널 구축과 브랜드 인지도 확립 전까지 자신들의 늘어나는 생산규모를 수용해 줄 대형 소매 유통업체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월마트의 운명과 중국의 산업은 앞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중국산 제품이라도 잠재고객들의 구매의사가 없다면 소매 유통업체의 진열대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조사결과 미국 소비자의 절반이 중국제품 구매의사를 밝혔고, 중국산 제품이 저렴한 가격과 양호한 품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은 전 세계 소비자들이 미국산 제품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과 별 차이가 없다. 이것은 중국제품이 장래에 미국제품과 전 세계에서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소매시장에서 브랜드 쇠퇴를 초래함으로써 많은 수혜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은 브랜드에 매우 민감한데 이것은 유교적인 위계질서와 관복으로 서열을 표시했던 과거 제정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경쟁을 벗어나려는 중국제조업체들은 고가품 시장 진입을 위해 브랜드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브랜드 구축은 국가대표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전략산업을 통합하는 중국정부의 전략과도 잘 맞아 떨어지고 있고, 중국이 과거 제국의 영광을 복원하는 방법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국산 제품구매로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키려면 미국 근로자와 기업간에 파트너십이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소매업체들은 가격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고 제조업체들도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산 수입품에 반대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과 소비자들이 연합을 결성할 가능성은 낮다. 실제 중국산 수입품에 의존하는 미국의 소매가구 업체들은 중국수입품에 불만을 제기한 미국 제조업체들을 아예 배제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렇게 미국내 구성원들이 반목하고 있는 것도 중국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다.

 

9  떠오르는 중국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중국은 20년 내에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미국을 추월하여 세계 최대의 경제가 될 것이다.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외교문제에 있어 중개자이자 조정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군사력 증강은 세계의 정치 및 안보지도를 바꿀 것이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충격은 제품가격 하락 압력에서부터 원재료 및 물류비 상승압박까지 가격부문에서 거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부상에 따른 충격은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 동안 경제, 산업, 정치구조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나라에 관해 단 하나 확실한 것은 불확실성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중국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확한 전망은 어렵지만 미국과 중국 간 교역의 미래에 관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연착륙 시나리오

연착륙 시나리오는 국제무역의 진화과정에서 중국이 또 하나의 연결고리가 될 거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국의 임금이 상승하여 결국 더 이상 노동집약적인 산업에서 경쟁력을 보유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베트남, 방글라데시 같은 나라로 넘길 때가 올 것이다. 중국은 낙후된 서비스 분야에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고, 이에 따라 제조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압박이 완화될 것이다. 환율의 점진적 변화, 중국의 시장개방 조치 및 보조금 폐지를 전제로 하는 이 시나리오에서 중국은 미국산 수입제품 구매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미국의 대 중국 무역적자는 축소될 것이다. 구조조정을 이겨낸 미국경제는 보호무역주의 정서가 줄어들고 고용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경착륙 시나리오

경착륙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 간 정치, 경제 및 국가안보 측면에서의 충돌위기가 다가온다고 본다. 제조부문에서의 고용사정 악화에 따른 압박으로 미국은 관세 또는 기타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이에 중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반 덤핑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무역 분쟁에서 자국 업체에 대한 강력한 보호를 지속할 것이다. 중국과의 교역에서 무역흑자를 누리는 아시아와 적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는 유럽이 미국의 입장을 지지할 가능성은 적다. 고립감을 갖게 된 미국은 국내 지향적이 될 것이고 이때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노동조합 및 중소기업에서 받는 압력이 늘어나면서 미국정부는 징벌적 관세와 같은 일방적 조치들을 취하여 글로벌 무역체제에 위협을 가할 것이다. 중국은 이때 막대한 달러 보유고를 급격히 줄이면서 달러의 위기와 글로벌 금융와해를 초래할 것이다.

 

세계경제 파탄 시나리오

세계경제 파탄 시나리오는 중국이 전 세계에 충격을 미칠 심각한 내부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스템은 지급불능 상태 수준에 근접해 있고 정부가 이를 지탱하지 않을 경우 붕괴될 수도 있다. 성장률 감소는 높은 실업률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빈부 불균형은 체제에 대한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이런 상황에서 급격한 위안화 절상은 사회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다. 중국의 내수감소는 세계 시장에 덤핑가로 물건을 풀어 놓을 것이며 세계적인 공급과잉 상황에서 그 충격파는 가히 파괴적일 것이다.

 

중국에 관한 논쟁은 미국정치 지형에 영구적인 변화신호를 주고 있다. 글로벌 역량이 부족한 소규모 제조업체들은 중국에 의존하는 대기업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 노동조합은 사업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협박하는 경영진과 맞서고 있고, 정치권은 효과도 없는 중국 인권 때리기 전략을 재탕하며 지지 세력을 상실하고 있다. 소비자, 주주, 종업원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는 개별 유권자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소비자는 저가 중국제품 구매로 혜택을 보고, 주주는 중국으로의 아웃소싱에 따른 수익성 제고로 이득을 보지만, 종업원은 쇠퇴하는 산업 내에서 자신의 일자리를 걱정하게 된다.

 

여러 가지 장애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결국 21세기에 과거의 영향권인 동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석유자원과 관련하여 중동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주도하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중국은 과거 변방 오랑캐국의 횃불 역할에서 벗어나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상호 의존적인 세계의 강국이 될 것이다. 중국에 의해 촉발되는 대규모 생산요소의 이동은 우리사회를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할 것이며, 다가오는 도전에 어떻게 도전하느냐가 후손이 물려받을 이 세상의 모습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중국경제가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고도성장이 미국,

유럽, 일본에 미치는 효과는 가히 파괴적이다.

저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중국은 1세기 전 미국이

세계경제 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켰던 것처럼, 이

제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1990년대에 미국이 일본을 힘겹게 눌렀는데,

이제는 중국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저자의 관심은

미국이 어떻게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1980년대부터 중국은 경제가 더 커질 때까지 미국과 상생을 도모해 왔다.

즉 미국에서 지식과 자본을 흡수하고,

무역을 통해 대규모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미국도 중국의 값싼 제품 덕분에 물가수준을 낮게 유지하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은 노동집약 부문과 중급기술을 사용하는

산업에서의 지배력을 지렛대로 활용하여 장차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할 지식집약 부문에 대한 투자를 엄청나게 늘려갈 것이다.

이러한 투자는 중국을 선진경제 강국의 반열에 올려놓는 추진력이 될 것이며,

전 세계의 경쟁국들은 사상 유례가 없는 끔찍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성난 파도처럼 다가오는 중국의 부상이 전 세계와

대한민국의 기업, 그리고 그 구성원,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기업과 개인이 새로운 질서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 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시점에서의 화두는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중국의 세기에 어떻게 경쟁력을 유지하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고

이 책은 그 의문에 충분한 답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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