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 - 코스모스
톺아보기
- 톺아보다
- [동사] 샅샅이 톺아 나가면서 살피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기는 했지만
시간이 남을 때 한 문장 한 문장을 톺아보지 못했다.
만들어진 시간은 아니지만 엎어진 김에 숙원 사업처럼 가슴에 남았던 일 하나를 하고 싶다.
끝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컴퓨터로 필사도 하고 미션도 풀면서 하나 하나 살피고 싶다.
7페이지부터 17페이지까지 워드 필사
한국어판 서문 I 칼 세이건의 빈 의자
코스모스COSMOS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그 모든 것이다. 코스모스를 정관(靜觀)하노라면 깊은 울림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나는 그때마다 등골이 오싹해지고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며 아득히 높은 데서 어렴풋한 기억의 심연으로 떨어지는 듯한, 아주 묘한 느낌에 사로 잡히고는 한다. 코스모스를 정관한다는 것이 미지(未知)중 미지의 세계와 마주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울림, 그 느낌, 그 감정이야말로 인간이라면 그 누구나 하게 되는 당연한 반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코스모스]에서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집, 우리 자신인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아는 사람, 소문으로 들었던 사람, 그 모든 사람은 그 위에 있거나 또는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기쁨과 슬픔, 숭상되는 수천의 종교, 이데올로기, 경제이론, 사냥꾼과 약탈자, 영웅과 겁쟁이,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민, 서로 사랑하는 남녀, 어머니와 아버지, 앞날이 촉망되는 아이들, 발명가와 개척자, 윤리 도덕의 교사들, 부패한 정치가들,'슈퍼스타', '초인적 지도자', 성자와 죄인 등 인류의 역사에서 그 모든 것의 총합이 여기에 이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와 같은 작은 천체에 살았던 것이다.
-[창백한 푸른 점]에서
날씨가 좋은 날이면 칼은 자연에 묻혀서 사색하며 글쓰기를 즐겼다. 뉴욕 주, 이타카 시 소재의 우리 집을 둘러싼 바로 그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말이다. 내가 이 글은 쓰고 있는 방의 창을 통하여 폭포로 비스듬히 이어지는 뜰이 가득히 밀려온다. 칼은 몇 시간씩 뜰에 놓인 테이블에 꼼짝도 않고 앉아 있고는 했다. 백색 소음의 물소리가 만들어 내는 음악이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이야기를 내게 하고는 했다, 나와 칼이 [잊혀진 조상들의 그림자]를 공동 집필할 당시의 일이다. 컴퓨터에서 눈을 떼어 시선을 창 밖으로 잠시 돌렸더니, 덩치가 엄청나게 큰 사슴 한 마리가 칼의 어깨 너머로 원고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칼은 등 뒤에 사슴이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자기 앞에 놓인 우리의 원고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집중하기는 사슴도 마찬가지였다. 칼이 우너고에 뭐라고 쓰는지 알고 싶기라도 하다는 표정으로 칼의 어깨 너머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던 것이다. 폭포에서 흘러내리는 물, 영겁의 역사가 층층이 새겨져 있는 저 절벽, 그리고 사슴을 비롯한 각종 야생 동물들은 아직 그대로인데, 칼이 앉아서 글을 쓰던 의자만이 텅 비어 있구나.
칼이 우리 곁을 떠난 다음 행성 지구는 태양을 열 바퀴 돌았고, 그동안 이 작은 세상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눈부신 지성과 가없는 지식을 가진 그가 아직 살아 있었다면 지구 문명이 최근에 밟아 온 길을 두고 어떻게 평가했을까? 그리고 지구 문명의 야만성과 우리를 둘러싼 무명(無明)에 대항해서 또 어떤 운동들을 펼쳤을까> 그리고 그러한 운동들을 통해서 그는 또 얼마나 많은 영혼들에게 열린 마음을 갖게 했을까> 지난 10년 동안 나는 칼을 그리워했다. 그는 나의 사랑하는 가족이었고 함께 일을 하던 파트너였다, 전 세계를 상대로 과학 진흥과 우주 개발의 필요성 그리고 이성적 사고와 민주주의를 외치던 그의 목소리를 나는 지금 가슴 시리도록 그리워한다, 또 그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또 하나의 주제인 생태계 문제는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상태로 방기돼 있다. 나는 이 비극적 방치가 가져온 폐해가 아주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문제에 선뜻 나설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건 내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칼의 위대성 때문이다. 내가 앞에 나서서 그 대신 무엇을 하든, 그건 20여 년 동안 그와 나누었던 깊은 대화에 근거한 추측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지만 칼이 일생 동안 해 온 말과 행동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그라면 이야기했을 게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다른 것에 비해 내가 좀 더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행성 학회가 최근에 이룩한 위업 같은 게 그 예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초의 태양 돛인 우리의 코스모스 1호를 우주에 진수한 업적이 특히 그렇다.(10년 전만 하더라도 이 계획은 워낙 큰 규모의 예산이 필요해서 칼 자신도 그 실현을 꿈꾸지 못했을 것이다.) 칼이 루 프리드먼을 향해 자신의 모자를 살짝 들어올리면서 이 계획을 성공으로 이끌어 준 그의 지도력에 감사를 표시하는 모습이 지금 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칼이 살아 있었다면 이 계획을 우주 개발 역사에서 하나의 큰 획을 긋는 사업으로 키워내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재정 지원을 요청하러 다녔을 것이다. 나는 그의 설득력을 신뢰한다, 칼이 살아 있었다면 지금쯤 우리는 코스모스2호의 진수 순간을 카운트다운하고 있을지 모른다,
화성 탐사 계획들이 최근에 성취한 여러 가지 발견들을 보고 칼은 지금쯤 한껏 고무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옛 학생들이 이 계획들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주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또 카시니-하위헌스호 탐사를 통해서 칼은 토성과 타이탄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알게 됐을 것이다, 아니 훨씬 더 많은 예측을 할 수 있는 고지에 올라섰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화성과 태양계의 외곽에 관한 새로운 자료들을 칼에게 전해 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최근에 우리가 획득한 행성과 위성 들의 수많은 영상들 중에서 단 하나만 그에게 전해 줄 수 있다면, 나는 주저 않고 타이탄의 영상을 선택하겠다. 타이탄이야말로 그가 일생 동안 꿈꿔 오던 천체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타이탄의 해안을 조사할 목적으로 내려 보낸 하위헌스호 탐사 로봇이 촬영한 사진을 골라잡겠다, 얼음으로 덮인 고지대들, 지금은 물이 모두 말라 버린 강줄기들 그리고 한때 바다였던 지역의 해안선 같은 흔적들이 잘 보이는 바로 그 사진 말이다. 이 사진에 나타난 타이탄의 해안이 내게는 지구상 그 어느 곳보다 프랑스 남부의 비아리츠를 빼닮은 듯하다. 칼은 1930년대에 블루클린에서 살던 소녀 시절부터 행성과 위성 들이 구체적 실체로 부각될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기대해 왔다, 타이탄의 대기가 인간이 살아가기에 아무리 나쁜 환경이더라도, 타이탄의 해안선은 칼의 기대에 환영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최초의 우주 완복선이 진수되기 여러 해전에 이미 칼은 우주 왕복선 계획을 불안전한 “임무 없는 능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주 왕복선 계획으로 말미암아, 정부의 썩 내키지 않는 지원으로 겨우 마련 할 수 있었던 과학 예산이 소리 없이 슬슬 새나가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므로 지금쯤 그는 연방 정부로부터 우주 과학을 위한 재정을 확충하려는 싸움에 발 벗고 나섰을 것이다. 그리고 과학 진흥을 위한 운동을 계속해서 벌여 나갔을 것이다. 또 우리가 최근 수년 동안에 직면해야 했던 다양한 문화적.정치적 폭거들에 대하여 예리한 반론을 제기하는 운동들을 활발하게 전개했을 것이다. 시대의 거대한 흐름을 칼 혼자 다 막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자기 의사를 표명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칼은 꼭 필요한 지도력을 제공했을 것이다.
미국의 최근 상황을 두고 칼이라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독자들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가 하는 다음 이야기에서 직접 찾아낼 수있을 것이다, 칼은 자신이 미국의 시민이란 사실에 커다란 긍지를 갖고 살았다. 그가 그토록 자랑스러베 여겼던 미국의 위대함은 각종 선거 제도의 정직성과 성실성에서 비롯한다. 우리가 각종 제도의 근거로 삼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 국내법과 국제법이 정하는 모든 규약을 존중하려는 미국 국민의 의식과 태도, 엄밀하고 정확한 증거와 진실을 요구하는 문화들이 칼이 자랑하는 이 나라의 특징이다. 거기에 더해서 이 나라 국민은 교회와 국가의 완전한 분리가 갖는 결정적 중요성을 아주 오래전부터 인식해 왔으며, 재앙이 닥쳐올 때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 또한 갖고 있다. 우리가 지구상에서 꼭 지켜 내려는 가치들 중에는, 과학과 공공 교육에 관심을 갖는 우리의 마음가짐과 그 무엇보다 헌법에 보장된 권리 선언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현실에 대한 칼의 반응은 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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