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직장인 가난한 직장인
장홍탁 지음
좋은날들 / 2018년 8월
part 1 생각의 차이가 부의 차이를 만든다
누구나 부자를 바라지만 극히 일부만 부자가 되는 이유
어쩌다 부자가 되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고등학교 친구 중에 이 과장이라고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십수 년간 사무직으로 있다가 몇 년 전에 연봉이 절반쯤 깎이며 자회사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즈음에 과장을 달았고 그전까지는 만년 대리였습니다. 요즘 저희 또래는 거의 부장이나 이사 직함을 달고 있으니 한참 뒤처진 케이스이지요. 퇴사 압박도 알게 모르게 있었다니까 승진에서 번번이 누락되는 것도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그는 직장인 체질이 아니었습니다. 한때 인재제일주의를 외 치던, 성과중심의 조직에서 여태 버틴 게 용하다고 여겨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던 그가 이제는 퇴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래전에 목표했던 20억 재산을 거의 모았기 때문입니다.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친 사정을 잘 아는 터라 저는 예전에 몇 번이고 퇴사를 권했습니다. “시골 가서 약초 농사라도 지으면 되잖아. 안 그러면 제명까지 못 살아, 인마.”라고요 그는 절대 안 된다고 했는데, 최근에야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와이프랑 애 먹여 살려야지. 또 어떻게든 회사를 다니고 있어야 대출이 잘 나오니까.”
생활비는 당연히 벌어야 하는 것이고 대기업이라서 대출받기 쉽다는 게 회사에서 버틴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상장사라서 1~2% 정도 대출 이자를 낮출 수도 있었고요. 친구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직장 생활에는 답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무기력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게 괴로웠지만, 어떻게든 살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그는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불리고 상가 두 채를 마련해 은퇴하기였습니다.
이 자체가 무슨 대단한 비결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목표를 정하고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그때부터 투자 공부를 시작해 남들이 흔히 하는 은행권 재테크는 물론이고 아파트, 오피스텔, 철거 가옥, 땅이나 상가투자를 십 년 넘게 거듭하며 지금의 자산을 모았습니다. 대출 이자가 버거울 때는 와이프가 마트 캐셔 일을 하기도 하는 등 부부가 함께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주식은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예측이 어려운 분야는 위험하기도 하고 자기와는 안 맞다고요. 돈을 마련하고 투자하면서 예상치가 딱딱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겁이 나서 못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투자 성과를 몇 가지만 보면 이렇습니다. 2011년에 마포의 뉴타운 아파트 입주권을 6억 8천만 원에 샀는데(34평, 자기부담금 포함) 지금까지 6억 원 이상 올랐습니다. 게다가 입주 시 자기부담금 4억 2천만 원은 전세 보증금으로 충당해 실투자금은 2억 6천만 원에 그쳤고, 이후 월세도 꾸준히 챙기고 있습니다(보증금 42억 / 월세 100만). 정작 본인은 지금도 수도권의 22평 전세에 살면서요.
2011년 투자 당시에는 부동산 경기가 다소 부진해 입주권 프리미엄이 최고 1억 8천만 원에서 8천만 원 아래로까지 떨어졌을 때였습니다. 대규모 단지인데다가 광화문과 여의도가 멀지 않은 입지도 좋았고,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를 앞두던 시점이었지요. 재개발 진척 여부가 관건이었는데, 그는 5년 이내에 입주가 가능할 것이며 프리미엄 또한 바닥이라고 보았습니다. 근처 중개업소 1군데 이상에 발품을 팔며 분석한 판단이었고, 결국 그 결정은 옳았습니다.
그는 투자를 실행하기 한참 전부터 본인의 자금 규모와 거래 금융사 별로 대출 한도를 확인해 투자금을 준비하였고, 일부 자금은 보험사 약관대출로 충당했습니다. 약관대출은 금리가 45% 정도였지만, 신용등급에 영향이 없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으며 대출 절차가 간편한 게 장점이라고 말합니다. 연금 보험으로 노후를 대비하면서도 급할 때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2016년에는 제주도 땅에 2억 6천만 원을 투자해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게 되는 몇 년 후에는 세금을 제하고도 3억 원 전후의 차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차하면 10년쯤 묵혀둘 생각으 로 투자했는데, 뜻밖의 개발 호재로 가격이 급등한 케이스였습니다. 어느 정도는 예측했고 또 운이 좋았던 셈인데, 사실 운이란 것도 미리 준비한 사람에게나 해당하는 말일 테지요.
물론 이 과장이 투자에서 항상 웃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충남 안면도 땅에 5천만 원을 투자했다가 상당한 손해를 보고 처분한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큰 수익을 안겨준 부동산 사장의 권유로 투자했던 것이, 나중에 알고 봤더니 권리관계가 아주 복잡한 땅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분석 없이 덤벼들었다가 본인 돈으로 대가를 치렀지요. 정말 믿을 수 있다던 지인에게 1억 원을 투자 명목으로 빌려주었다가 언제 돌려받을지 모를 지경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이 과장이 작은 부자가 된 것은 결코 어쩌다가 운이 좋거나 투자 능력이 탁월해서가 아닙니다. 열심히 살기는 했어도 열심히 살았던 덕분만도 아니지요. 그에게는 분명한 목표와 의지가 있었고, 본인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방법으로 십여 년 이상을 견뎌 냈다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최근 그는 16년 된 중고차를 바꾸고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꿋꿋이 살아온 스스로에게 주는 작은 보상입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자 회사 생활도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회사에 몇 년을 더 다니면서 월급쟁이 인생의 마지막을 잘 매듭짓고 싶다고까지 말합니다. 돈을 꽤 모으더니 전에 없던 자신감이 샘솟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그가 벌어들인 순자산의 크기는 핵심이 아닙니다. 10억을 모았든 30억을 모았든 그것은 다 지난 결과의 평가이고, 그의 성공 뒤에는 적지 않은 실패의 경험과 눈물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부자들의 이야기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얼마를 벌었다는 게 아니라 돈을 벌어야겠다는 목표와 의지와 제대로 된 방법입니다.
직장인을 위한 부자 전략, 나누어 정복하기
10년 동안의 부자로드맵: 뭐든 꾸준히 하다 보면 습관이 됩니다. 저축, 재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돈 모으는 습관을 실천해온 아이가 대학 등록금을 제 돈으로 냈다며 자랑하는 지인이 있습니다. 대학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고 군대에서도 월급으로 적금을 들었다는 어느 친구는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이미 3천만 원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 같은 저축의 생활화, 재테크의 생활화는 지금부터라도 시작되어야 합니다.
지난 시절의 이야기는 할 필요 없습니다. 직장인들과 주식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 그때 그 주식을 샀으면 지금 얼마를 벌었는데’ 같은 말을 가끔 듣습니다. 다 부질없습니다. 왜냐하면 첫째, 그때처럼 유망한 주식을 찾을 역량이나 의지가 지금도 여전히 없습니다. 예전에 못 샀듯이 지금도 못 삽니다. 둘째, 예전에 그 주식을 샀어도 조금 오르자마자 바로 팔아치웠을 것입니다. 그렇게 팔고 끝이면 괜찮은데, 팔고 난 후에 계속 오르니까 다시 뛰어들었다가 처음에 번 돈 이상을 까먹는 케이스는 아주 흔하디 흔한 패턴입니다.
부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지금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의지를 굳건히 해야 합니다. 목표는 1~3년의 단기와 3~5년의 중기, 10년의 장기가 바람직합니다. 그와 함께 투자 안목을 넓히고 재테크 방법을 구체화해줄 공부를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아주 옛날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전쟁을 하던 시절에 가장 많이 이용되었던 전략은 ‘분리하라, 그리고 정복하라 divide and conguer’였습니다 하나하나씩 거점을 공략해나가는 전략인데, 이는 목표 달성의 기본 원칙이기도 합니다. 당장은 까마득해도 목표를 하나하나 성취할 때마다 우리는 그만큼 더 부자에 다가갑니다.
직장인을 위한 부자 로드맵은 당연히 절대적인 게 아닙니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고 나에게 잘 맞는 재테크 투자 성향이란 것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돈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고위험 투자가 기질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은 분명 있습니다. 투자 결과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면 그것만으로 안절부절못하며 판단을 더더욱 그르치는 경우입니다. 알파고 같은 인공 지능이 아닌 이상 돈 몇천만 원이 왔다갔다하는데 냉철함을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그런 한편으로도 재테크 단계에 따른 수단 선택은 정말 중요합니다. 일례로 주식과 부동산 투자는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만약 1년 동안 주식으로 30% 수익을 내는 경우와 부동산으로 10%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어느 쪽이 더 유리한 투자일까요? 이 정도의 수익 목표로 누가 의견을 물어온다면 저는 주식 투자를 말리고 부동산을 권합니다. 고위험인 주식은 그 특성상 고액 투자가 어려운 반면에 부동산은 레버리지(대출)를 활용해 고액 투자를 하더라도 주식보다 훨씬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주식 투자 3천만 원의 30% 수익은 900만 원인 데 비해 레버리지를 활용한 부동산 투자 3억 원(2억 원 대출의 10% 수익은 3천만 원 가까이 됩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은 주식이 부동산보다 훨씬 높고요.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더라도 사업가든 직장인이든 투자 초기에는 부동산이 중심 자산이고 이후 금융 자산 비중을 늘리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밑천 모으기 직후 단계부터 금융 자산 중심의 고위험 투자를 주로 한 사람들은 별로 살아남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투자 초기에 돈을 벌려면 ‘무조건 주식(혹은 펀드)보다는 부동산’도 또 하나의 편견입니다. 각자의 자금 상황과 투자 성향을 따져보는 게 먼저입니다. 주식과 부동산 투자는 전혀 다른 분야지만, 일맥상통하는 바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닙니다. 예컨대 주식의 저평가 우량주는 위치 좋고 다 좋은데 부동산 시세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땅과 매한가지일 것입니다. 고배당주는 임대 수입이 꾸준한 수익형 부 동산 삼성전자는 강남 아파트쯤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정말 중요한 것은 해당 자산의 미래 가치와 수익 전망, 그리고 그 투자를 감당해낼 만한 각자의 역량입니다.
부자가 되려면 돈이 나를 좇아야 한다
부자는 돈의 길목을 지키는 투자를 한다: ‘돈을 좇을 게 아니라 돈이 나를 좇도록 해야 한다.’부자들의 경험담을 담은 책을 보면 간간이 나오는 화두입니다. 돈을 쫓아다니지 말라니, 처음에는 이게 뭔 말인가 싶었습니다. ‘죽기 살기로 돈을 좇아도 쉽지 않은 게 돈벌이인데, 돈이 나를 좇도록 한다고 돈이 그냥 따라붙는답니까?’라는 의문이었지요.
하지만 이 가르침은 사실이었습니다. 금융 쪽 일을 하면서 돈을 좇다가 망한 사람들을 적지 않게 봐왔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돈이 자신을 좇을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린 끝에 부자가 된 사람들도 정말 많았고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부자 직장인과 큰 손실을 본 직장인들도 실은 이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고수는 흐름을 보고 미리 투자하며, 중수는 흐름을 따라가며, 하수는 결과를 확인한 후에 따라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수는 돈을 벌고 중수는 벌 때도 있고 잃을 때도 있으며, 하수는 물려서 큰 손실을 보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돈을 좇다가 망하는 사람들은 돈만 쳐다봅니다. 사람은 투자든 노름이든 판돈이 커지면 판단력이 흐려지게 마련입니다. 돈에 대한 욕심과 두려움이 지극히 상식적인 결정마저도 가로막습니다.
1억 원을 투자해서 ‘잘만 하면’ 2억, 3억도 된다고 믿습니다. 옆에서 들으면 말도 안 되지만, 정말 그같은 확신 속에 빠져서 투자합니다. 돈을 벌기는커녕 그러다가 큰 손실을 입어도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1억 원이 5천만 원으로 반토막 나도 “치고 올라갔어야 정상인데, 갑자기…”라며 돌발상황 때문이라는 핑계를 댑니다. 합리적인 분석도 원칙도 없이 투자한 결과입니다. 리스크 관리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따위도 안중에 없습니다. 어떻게 그처럼 무지막지한 투자가 가능하냐고요? 가능합니다. 돈을 좇다 보니까 돈만 보이고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여기 땅값이 3년 전만 해도 평당 800만 원인데, 지금은 두 배로 뛰었다더라’, ‘그 주식이 몇 배로 뛰었더라’와 같은 대화를 주고받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돈이 몇 배로 뛰었다는 말은 투자 초보자의 마음을 흔들기에 참 좋습니다. 이제껏 시세가 오른 것만을 보며 시장의 검증이 끝났다고 여깁니다. 결국 그는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그에 비해 부자들은 돈이 들어오는 길목을 지키는 투자를 합니다. 그들은 자산 가치가 급등하기 한참 이전부터 매집을 끝내고 때가 오기만을 느긋하게 기다립니다. 당장 눈앞의 돈을 보는 게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가늠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장이 예측한 그대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흐름을 제대로 읽은 이상은 얼마든지 큰 수익을 냅니다. 시장성이 높은 투자처는 시간이 흐를수록 진가가 드러나기 마련이고, 그 와중에 돈을 좇는 사람들이 숱하게 들어왔다 나가며 자산 가치를 높여놓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살면서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요? 공군 조종사 한 명을 양성하는 데 드는 비용이 14억 원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만, 서너 식구가 한평생을 살자면 10억 원도 결코 많은 게 아닙니다. 이제라도 돈을 모으기로 결심했다면 미친 듯이 모아도 모자랄 판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돈은 더 필요하고 남은 시간은 점점 더 줄기 때문입니다.
젊어서든 늙어서든 우리 삶에는 꼭 필요한 때에 꼭 필요한 돈이 있습니다. 사치가 아니더라도 그렇습니다. 그 필요 자금이 20~30년 동안 분산된다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여하튼 돈을 최대한 많이 모아야 하고 그다음의 대책으로는 수익 전망이 좋은 투자 자산 갖기, 월급이 없어질 노후를 위한 연금 보험도 필요합니다. 보험 설계사들의 권유 때문이 아니라 인공 지능에게 재테크를 맡겨도 보험이나 연금에 일정 비율의 자금을 투자합니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그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책인 것입니다. 특히 부자들이 연금이나 보험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비과세 혜택(10년 이상 보유하는 등의 조건 충족시)과 상속세 납부용으로도 쓸모가 있기 때문입니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투자는 안전하게 보수적으로 하는 게 원칙입니다. 그래서 직장인이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부터 투자를 통한 자산증식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굳이 부자가 아니더라도 안락한 삶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많이 재산을 불려야 하고, 그 방법은 투자밖에 없으니까 말입니다.
part 2 그들은 어떻게 부자의 꿈을 이루었을까?
직장인이 부자가 되는 필요조건
10년간 단 한 해도 손실을 보지 않다: 윤 과장이라는 지인이 있습니다. 윤 과장은 가진 돈이며 몸 상태며 가정 환경이며 당장은 남들보다 한참 못한 처지였어도 부단한 노력이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거라 믿었습니다. 쉬울 거라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습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한 것은 아니지만 세상에 마음처럼 술술 풀리는 일은 없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일을 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주식 공부를 했습니다. 기업 회계나 차트 공부가 어렵든 말든 상관은 없었습니다. 투자가로서의 꿈을 이루자면 꼭 알아야 했기에 뭐든 내 지식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한편으로 투자금도 열심히 모았습니다.
그렇게 2005년부터 윤 과장은 회사를 다니며 저축과 주식 공부, 투자를 병행했습니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만큼은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이 원칙은 지금까지 지키고 있습니다. 본인의 투자 실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되고, 제3자에게 투자금을 맡기는 것 자체를 믿지 않았고 운용 수수료도 아까웠기 때문입니다.
윤 과장의 처음 투자금은 50만 원이었습니다. 다행히 세계적으로 대세 상승장이 펼쳐졌던 2007년까지는 수익률도 좋았습니다. 저축과 투자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그는 1,800만 원 정도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전 재산 200만 원에서 시작했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사태 때 불거졌습니다. 이제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무너지는 시장 앞에 윤 과장 또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리스크 관리는커녕 어느 시점에서 손절매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추가 매수로 대응해야 하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2년 동안 벌어들인 투자 수익은 이때에 고스란히 반납하고 맙니다.
윤 과장은 자신의 투자를 다시금 돌아보았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워낙에 대형 악재이기는 했어도 어차피 주식 시장은 크고 작은 호재와 악재가 끊임없이 반복하기 마련입니다. 리스크 관리는 당연하고, 적절한 시점에서 수익을 실현하는 등의 투자 원칙의 부재를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기초부터 주식 투자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 덕분에 2009~2010년은 연평균 20~25%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1~2012년에는 중소형주 투자 중심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대형주 투자에서는 수익률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중소형주는 등락이 심한 편이라서 대형주와는 또 다른 투자 테크닉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투자 공부를 끈기 있게 지속하며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일단 분산 투자와 손해 보지 않는 투자가 기본이었습니다. 중소형주 5종목 이상으로 분산하되, 회사에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데 정작 주가는 소외받는 종목들에서 기회를 찾았습니다. 다만 재무제표에서 조금만 수상한 낌새가 보여도 투자를 보류했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fss.or.kr)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윤 과장은 다트를 보면 “웬만한 기업은 옷을 홀딱 벗겨서 볼 수 있어요.”라고까지 말합니다. 특히, 그가 주목했던 것은 다트에서도 확인이 가능한 사업 계획서입니다. 사업 계획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 기업 수익 전망과 해당 업종의 시장 상황, 주식 시장의 대세 흐름 등을 가늠해 남들보다 한 발 앞서서 주식을 매집하고 이후에는 주가 추이를 보며 기다리는 것이지요.
중소형주 투자로 옮기며 공부하던 2년 동안의 수익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허송세월한 시기였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때의 투자 공부는 2013년부터 힘을 발휘합니다. 2013년 15% 수익을 찍으면서 상승세로 바뀌더니 2014년 +25%, 2015년 +55%, 2016년 +75% 수익을 낼 수 있었습니다. 급기야 2017년에는 190% 수익을 냈습니다(17년에는 신용거래를 통한 레버리지를 일부 활용했습니다. 그만큼 내공이 쌓였고 자신의 투자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2017년도 투자 순수익은 2억 7천만 원이었고요.
스물한 살에 50만 원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해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그는 연간 수익률에서 손실을 본 해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 결과로서 2018년 5월 현재 윤 과장의 주식 계좌 잔고는 7억 원에 달합니다 아마 직장을 그만두고 전문 투자가로 나섰다면 이보다 훨씬 큰 수익을 거두었을지 모르지만, 그는 지금도 여전히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part 3 직장인 부자는 시작부터 남다르다
어떻게 내 집을 마련해야 할까?
돈이 되는 아파트를 고르는 6가지 포인트: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우리는 인생 최고의 거금을 치릅니다. 이 말은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힘들게 돈을 모으고 대출까지 받아서 어렵사리 산 아파트 시세가 떨어지거나 5년, 10년씩 횡보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기간 동안 자산 증가가 정체되거나 오히려 자산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타 지역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을 보고 있자면 상대적 박탈감 또한 상당할 것입니다. 뒤늦게라도 아파트 처분을 고려 해 보지만, 그간 떨어진 시세에 대출이자 손실까지 더해지면 손해가 너무 커서 되파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문제는 향후 이 같은 아파트들이 적지 않게 등장할 것이란 점입니다. 최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대출 규제, 보유세 인상에 관한 논의, 여기에 금리 인상 전망까지 아파트 가격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세가 오르는 아파트는 있습니다.
주식도 마찬가지인데, 한계가 있는 부동산은 상승장에서 약하게 오르는 반면에 시장이 침체기일 때 가장 먼저 크게 떨어지고 가격 회복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요즘처럼 암울한 전망이 많을 때에는 무엇보다 하락장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아니면 떨어지더라도 금세 회복할) 아파트를 고르는 게 중요합니다. 이런 아파트들이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면 앞장서서 가격이 오를 가능성 또한 높습니다.
저는 부동산 투자가 주종목이 아니므로 회사 내외부의 날고 긴다는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경기와 크게 상관없이 돈이 되는 아파트를 고르는 요령을 알려달라고 말이지요. 그들의 의견을 종합한 게 바로 아래 6가지 포인트입니다.
1. 직주근접, 최단거리 내에 일자리가 많은가?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직주근접’입니다. 직주근접이란 말 그대로 직장과 주거 공간이 가까운 것을 말합니다. 흔히 역세권이 최우선 순위라고 생각하는데, 회사에 빠르고 편리하게 갈 수 있으니까 역세권을 내세우는 것입니다. 부동산 시세, 특히 아파트는 삶의 질과 연관되는 직주근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출퇴근 시간이 짧고 편할수록 삶의 질은 올라갑니다. 워라벨(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이 요즘처럼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기 전에도 사람들은 집을 구할 때 직장과의 거리를 가장 먼 저 고려했습니다.
현재 양질의 일자리가 많고 앞으로도 대기업 이전처럼 일자리 창출이 크게 기대된다면 해당 지역의 부동산 수요는 끊이지 않습니다. 세대 수가 다소 적거나 조금 오래된 아파트라도 주변 시세를 따라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2. 센 놈과 붙어있는 아파트를 사라
해당 지역마다 가격이 가장 높은 수준의 아파트가 있습니다. 대개는 신축 아파트 단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데, 당연히 이곳은 시세가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아파트와 연계된 (어느 정도 연결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혼자서 멀리 뚝 떨어져 있으면 연계의 느낌이 희박합니다.) 아파트는 주거 편의성이나 브랜드 가치 같은 몇몇 단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 전망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에는 크게 별 볼일 없다가도 센 놈 옆이라서 더욱 가치를 인정받는 것입니다.
3. 이제 향보다는 조망이다. 뷰view가 곧 돈이다
아파트는 같은 단지라도 향, 층, 조망에 따라 집값이 다릅니다. 예전에는 남향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향向보다 조망을 더 우선시합니다. 정남향이라도 앞 동 때문에 조망이 가려 진다면 비교적 전망이 좋은 동향의 집 가격이 더 비쌀 수 있습니다. 한강이나 녹지 풍경이 보이는지 여부에 따라 몇억씩 차이가 나기도 하고요. 심지어 아파트 조망권은 집값의 20% 정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례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 이유로, 조망권 프리미엄이 있는 아파트를 살 때는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조망권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현재는 조망이 좋더라도, 향후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서 조망권이 훼손될 여지는 없는지를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입니다.
4. 중학교는 학군의 질, 초등학교는 근거리 우선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테지요? 예전에는 고등학교 학군이 중요했지만 요즘은 중학교 학군이 아파트 입지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는 지원제로 바뀌었지만 중학교는 근거리 배정이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학군의 아파트는 수요가 풍부해서 거래가 잘 되고, 가격 상승 원동력도 보유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잘 가르치는’ 중학교 학군의 아파트는 수요가 풍부해서 거래가 잘 되고, 가격 상승 원동력도 보유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품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아파트라는 뜻인데, 이때의 기준은 학교가 바로 옆인지가 아니라 찻길을 하나도 안 건너고 보행자 통로로만 등하교가 가능한가, 자동차로부터 안전한가 여부입니다. 비슷한 입지와 연식의 아파트라면 안전사고나 범죄 노출이 적은 아파트의 선호도가 당연히 높습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학교와의 거리와 함께 더더욱 소홀히 할 수 없는 아파트 선택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5. 갈수록 중요해지는 녹지 프리미엄
요즘 아파트 청약자들은 녹지를 내 집 마련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편안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의 가치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숲세권이라는 신조어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숲과 역세권을 붙인 합성어로, 도심 속에서 숲과 녹지 공간을 배후에 둔 주거지를 뜻합니다.
집 가까이에 녹지 공간이 있으면 운동과 여가 생활을 즐기기에 좋고, 투자 측면에서도 시세와 직결돼 있어 그 중요성은 차츰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마곡의 보타닉공원, 난지의 하늘공원, 송도의 센트럴파크 등은 모두 아파트의 투자 가치를 높여주는 숲세권 프리미엄에 속합니다. 이러한 녹지 공간과의 접근성에 따른 장점만으로도 주변 시세를 리드하는 ‘주포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교통이나 편의 시설 외에 조망권과 녹지 공간이 있는지 여부 등 진짜 ‘살기 좋은’ 아파트의 가치에 사람들이 눈을 뜨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6. 사람들이 선호하는 평수에 주목하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파트 크기는 소형 24평형(전용 18평)과 중형 32평형(전용 25평)이라고 합니다. 투자 목적에서는 24평을 선호하고, 실제 거주 선호는 32평이 높습니다. 참고로 아파트 면적은 전용면적과 공용면적, 공급면적으로 나뉩니다. 전용면적은 한 세대만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이지요. 아파트를 분양할 때 기준이 되는 면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공용면적은 주거공용면적(엘리베이터, 계단 등)과 기타공용면적(지하주차장, 커뮤니티 시설 등)을 의미합니다. 이 공용면적과 전용면적을 아울러 공급면적이라고 하고요.
부동산은 살 때보다 팔 때가 더 중요합니다. 내가 부동산을 팔려고 할 때, 받아줄 사람이 많은 인기 평형의 아파트일수록 당연히 환금성과 투자 가치가 올라갑니다.
말로 하는 부자가 되는 법이란 참 쉽다.
어떻게든 많이 모으고 많이 불리면 된다.
하지만 대다수 직장인에게는
많이 모아야 하는 대목부터 답이 잘 보이지 않고,
돈을 불리는 일에도 온갖 시행착오를 겪기 일쑤다.
물려받은 재산이 거의 없고
연봉도 고만고만하다면 현실은 더욱 암담하다.
그래서 자산을 빠르게 늘리는 현명한 방법이 필요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부자가 되고자 하는 의지와 실천이다.
쉽지는 않아도 이루지 못할 일 또한 아니다.
세상에는 죽을 각오로 부자가 된 사람도 있지만,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부자가 된 사람도 적지 않다.
처음 재테크를 시작하는 게 힘들지,
1억을 버는 데 걸린 시간과 9억을 버는 데
걸린 시간이 비슷했다는 부자를 보기도 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직장인들도
대개는 삶의 어느 시점에서 한두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아 부자의 운명으로 갈아탈 수 있었다.
부동산 정책이 많이 바뀐 2021년과는 조금은 다르지만
왜 부자가 되고 싶은지
부자가 되려면 어떤 의지를 가져야하는지
또 어떻게 실천하면 되는지 등을
보여 마음을 다 잡을 수 있는 계기는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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