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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 이학진 지음

삼생지연 2021. 2. 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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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이학진 지음 아인앤컴퍼니/2005년 4월

1장 중국비즈니스 개요

 

오늘의 중국 : 20년 후, 중국이 미국 된다

세계 최대의 인구,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넓은 영토, 풍부한 천연자원, 이 세 가지 저력을 등에 업고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연평균 9.6%의 고도성장을 지속해 오고 있으며, WTO 가입과 2008년 하계 올림픽 유치(베이징)로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더구나 한국의 여수와 경쟁했던 2010년 세계엑스포 개최가 상하이로 결정됨으로써 세계는 중국 경제발전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중국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리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의 경제는 한국의 1970~90년대의 경제성장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국민들은 이제 공산당을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도 변화하는 중국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1978 12월 덩샤오핑이 과감히 도입한 시장경제 및 개방정책으로 시작되었다. 개혁·개방의 총 설계사로 추앙받는 덩샤오핑은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장쩌민에게 권력을 이양한 후에도 개혁·개방을 계속 추진하게 했고, 그 기조는 현재의 후진타오 주석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5년에 걸친 개혁·개방의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하의 자본주의 경제라는 독특한 구조로 경제세력권을 확장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공룡을 통치하고 경영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중국은 군과 재정의 철저한 권력분배와 당이라는 감독체제가 구축되어 있어, 어느 한 사람이 지배권을 갖지 못하도록 권력이 효과적으로 분산되어 있다. 그래서 2004년에는 권력이양이 평화롭게 진행되었고, 몇몇 고위지도자들은 정치에서 은퇴하는 용단을 보여주어 감동을 주기도 했다.

 

현재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4대 무역국인 중국은 향후 한국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나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2004 12 11일에 유통시장이 개방된 후에는 한국인의 투자가 급진적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에서 쏟아내는 수많은 법률과 조례 등을 올바로 이해한 후 진출하지 않으면 큰 실패를 겪게 될 것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가운데 생존해 있는 기업이 14%에 불과하다는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에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WTO에 가입하면서 한 약속에 따라 유통시장을 개방했지만 간단한 법률 외에는 무엇을 얼마만큼 개방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아무것도 제대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미화 20만 달러 이상의 투자자에게만 보세구(중국 국무원의 비준을 얻어 국제무역과 보세업무를 하는 구역으로 국제관례상 자유무역구역과 비슷한 구역)에 유통·무역 법인을 세울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미화 6만 달러면 보세구에 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돈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는 없다. 이는 일종의 유인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전에는 20만 달러면 모든 혜택을 누리며 영업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무 혜택 없이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또한 중국의 정책은 계속 수정되고 있고 언제라도 우리에게 불리한 정책이 새로 생겨날 수 있으므로 중국에 진출할 업체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들어와서 놀고, 보고, 느끼고 연구해서 우선 중국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한국기업 진출 현황

2004년 기준,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업체는 대략 20,000여 개 정도 된다. 한국 업체가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곳은 칭다오이다. 이곳에 한국 업체는 실제로 4,000여 개에 이르고 거주 한국인만 8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조선족 교포까지 합하면 10만여 명이 같이 살고 있기 때문에 중국어를 몰라도 생활이 거의 가능하고, 서울까지는 1시간이면 갈 수 있다. 그 외에도 여러 곳에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데 그 중 상하이에는 현재 4만여 명의 한민족이 살고 있고 3~4년 이내 2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상하이는 전 세계 유수기업들이 거의 진출해 있고 금융의 중심지가 되고 있으며 2010년 엑스포 개최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중국정부의 지원이 쏟아지는 곳이다. 이곳 주변에는 10여 곳이 넘는 공업지역들이 에워싸고 있어서 상하이를 더욱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세계의 그 어떤 도시보다 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IT산업 등 첨단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로 하이테크 산업에서도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다. 더구나 핵심부품 개발로 중국기업들의 원자재 조달비율이 높아짐으로 인해 한국의 원자재 생산 창구가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성장이 우리에게 위기로만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거대한 시장이 우리나라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다. 문화적인 유대감, 지리적 위치, ·중 우호관계 등을 고려해볼 때, 한국기업들은 세계 어느 나라 기업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치밀한 준비와 전략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여 내수시장을 공략한다면 중국은 위기가 아니라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중국시장을 보고 달려들고 있으므로 이 치열한 경쟁 속에 있는 중국에서 살아남는 것은 세계 속에서 살아남는 것을 의미한다.

 

2장 중국에서 창업하기

 

법인설립 절차

한국인들이 중국에서 창업을 하고 성공하려면 앞서 진출한 사람들이 실수한 내용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 장에서는 필자가 경험한 법인의 설립에서부터 개척까지의 절차를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미리 밝혀둘 점은 중국은 워낙 빠르게 변화하고 그 법률 또한 변화가 많으므로 중국의 변화에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에는 컨설팅업체라고 칭하는 회사가 많은데 이들은 법인설립 대행사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중국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반드시 중국정부가 지정한 대행사를 통해서만 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권력과 베짱이 대단하고 요구하는 수수료는 정부에서 받는 각종 인지세를 제외하고도 최소한 미화 2,000달러 선을 받으며 이를 깎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업체들에게 법인 설립을 의뢰할 때는 현지의 선배나 주변사람들로부터 자문을 받아 문의사항을 미리 준비하고 상담내용을 녹음하고 빠진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라도 알려 달라는 약조를 받아야 한다.

 

이들 대행사를 선정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모든 것이 돈이다. 우선 계약할 때 수수료의 50%를 선급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법인의 주소지를 임대해야 하는데 대행사는 이에 대해서도 중개 수수료를 요구한다. 사무실을 임시로 정하고 나면 대행사에서 법인설립에 필요한 서류들을 요청할 것이다. 이때, 은행신용증명서 등 준비해야 할 모든 서류에 대해서 반드시 수량과 원본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한국에서 준비해야 하는 서류를 덜 준비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지세는 되도록 진행을 먼저 한 후 과정을 따져 보면서 지불하는 것이 좋으며, 사무실 임대료도 1개월~3개월까지 감면 받을 수 있으니 계약 당시에 그들과 담판을 짓고, 잔금은 정식계약 후에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준비를 하면서 그와 동시에 회사이름을 등록하고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하고 은행구좌를 개설하는 등의 많은 법인설립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추가 혹은 삭제해야 할 부분이 생기면 역시 대행사를 찾게 되는데 이때도 그들은 많은 돈을 요구한다. 이 때, 요구액의 30% 정도면 해결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끝나야 정식법인으로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중국시장이 개방되면서 불법으로 일을 처리하여 감옥에 가는 한국인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중국의 처벌은 우리보다 훨씬 무겁다. 중국에서의 불법행위는 절대 금물임을 명심하고 사업에 임해야 한다.

 

사무실 및 직원 선정

회사를 설립할 때 연영(聯營)방식(외자기업이 직접 소매를 할 수 없으므로 백화점이나 건물주와 계약을 맺고 수수료를 주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영업을 하려 한다면, 보세구(중국 정부가 지정하는 자유무역구역) 외에 따로 사무소를 둬야 하는데 이 사무소를 분공사(分支機構,펀쯔찌거우)라고 한다. 분공사 설립 신청은 법인주소지 외에서 영업활동을 할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할 법규이다.

 

중국인들은 미앤즈(面子,체면)를 중시한다. 그러므로 사무실을 선정할 때, 무역이나 대리점 개설 등 손님을 맞는 업체라면 처음부터 좋은 사무실과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국에서 성공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 크기는 중요하지 않으므로 능력에 따라 크기, 환경, 위치를 정하고 인테리어에 신경을 써야 한다. 즉 능력이 되는 범위에서 최고의 인테리어로 꾸미는 것이 좋다. 단 인테리어를 할 때는 업체에 따라 견적이 3배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과 발품을 팔아야 한다. 이때, 선급금은 적게 주고 수리 보증금을 10%~20% 남겨두어야 나중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 중국에는 아직도 외국인 가격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먼저 창업한 선배들의 조언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사무실을 준비하고 나서 직원을 고용할 때는 돈을 절약하겠다고 잘 살펴보지 않고 직원을 채용하여 통역이나 비서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금전적으로나 회사의 기밀 유지 면에서 득이 되지 못한다. 중국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방법에는 한국 상회 사이트를 비롯하여 교민신문, 직업소개소, 한국어 전문 교육기관들을 통해 공급받을 수 있다. 그리고 직원을 관리할 때는 처음부터 회사의 규정을 정해서 강력하게 시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필자의 경우 처음에 규정을 만드는데 게을리 했는데 직원들은 휴가와 조퇴를 밥 먹듯 했다. 그래서 지각, 조퇴, 결근에 대한 벌금규정을 정하고 병가의 경우에는 진단서를 첨부토록 했다. 근무시간을 규정하고 휴가에 대해서도 세부적 규정을 정했다. 또한 4대 보험, 즉 양로보험, 의료보험, 실업보험, 주택보험(주택구입 보조를 위한 공 적금)에 대한 회사의 부담을 감안하여 급여를 책정했다. 이러한 규정을 정해두지 않으면 직원관리가 힘들다.

 

중국에서 총경리는 우리의 사장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대개 가게를 운영하거나 1인사업체의 사장은 라오반(老板)이라고 부르고 법인대표나 CEO를 총경리라고 칭한다. 총경리를 영어로는 General Manager 라고 표기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부장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중국의 총경리가 우리의 부장급과 어떤 일은 같고 어떤 일이 다른가를 이해하고 직급으로 인한 오해나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되겠다.

 

시장개척에 대한 조언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중국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살피지 않고 사업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러므로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중국어를 익히는 것은 필수이고 여행 등을 통해 중국인과 접촉하고 시장을 조사하고 함께 생활해 보고 친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문화체험이 선행(先行)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에 아동복 사업으로 진출하려는 기업의 경우 중국인은 아이를 하나만 낳기 때문에 아이에게 아낌없이 해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중국의 경제수준과 문화적 배경은 수입의류를 아이에게 입힐 정도가 못 된다. 더구나 문화혁명과 가난을 거치면서 경계심이 생겼는지 남들보다 튀려고 하지 않는다. 필자의 옆집에 사는 부부는 아우디와 벤츠를 타고 다니지만 아이와 그들 자신이 무척 검소한 옷차림을 한다. 중국인의 생활패턴을 알지 못한 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문화나 습성을 익히고 나서 시장조사를 할 경우 외국 업체는 소비자에게 직접 돈을 받는 소매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직영매장이나 백화점의 운영 형태와 권한 등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의 소비 형태를 파악하여 얼마를 벌고, 의식주 등에 수입의 얼마정도를 지출하는지에 대해 지역적 특성을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면 얼마 전 상하이에 한국 제과점이 생겼는데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그 지역은 외국인들이 몰려있고 중국인 부촌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제과점이 이런 시장 조건을 갖추지 못한 곳으로 이전하거나 분점을 낸다면 큰 시련을 맞게 될 것이다. 중국인은 아직 빵 하나에 한 끼 식사에 해당하는 돈을 지불하지 못한다.

 

3장 중국 비즈니스 Key Point

 

마케팅 전략 : 중국내수에 성공하기 위한 4대 계율

지금 우리 바로 옆에는 중국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버티고 있다. 중국은 이제 외국이 아닌 우리의 내수시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중국의 유통시장이 개방되면서 유럽, 일본, 미국의 많은 기업들이 군침을 삼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업체는 중국에서 수출이나 임가공에 안주하고 있다. 더구나 농수산물을 비롯한 중국의 물건이 한국을 점령하려 들고 있다. 심지어는 중국에 대한 김치수출량보다 중국으로부터의 김치수입량이 앞섰다고 한다. 이처럼 한국의 저가 시장을 내줬으면 우리는 중국의 다른 시장을 빼앗아야 한다. 그러한 시장개척에 대한 성공을 돕기 위해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장에서는 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 단독매장이 아닌 백화점에서 시작하자 : 이제까지 중국에서 브랜드로 성공한 한국 업체는 서너 군데 밖에 없었다. 전국적인 판매망을 가지고 있는 골프웨어 생산업체 하이파이브(울시) E-LAND, 그리고 ON&ON이라는 의류업체이다. 이들의 공통된 영업전략 중 하나는 가능한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이다. 먼저 백화점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후 단독매장을 낸 것이다. 이제까지 중국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단독매장은 고가제품을 판매하거나 반품이 잘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되었고 일부는 쉽게 등장했다가 쉽게 사라지는 힘없는 브랜드로 인식되었다. 이태리 제품 같은 고가품이 아닐 바에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라면 단독매장보다는 백화점 입점이 적절하다.

 

둘째 - 돈을 받은 뒤에 물건을 주자 : 중국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은 돈을 받기 전에 절대로 물건을 내주지 않는 것이다. 중국에서 영업을 하다보면 대리점(대리상)에 완판(반품을 하지 않는 계약)을 줘야 하는 일이 생긴다. 이때, 외상을 주거나 돈을 받기에 앞서 물건을 내주면 그 돈은 못 받는다고 봐야 한다. 물론 대기업은 제외된다. 대기업은 광고, 자금, 조직 등이 어우러져서 장기적인 계획 하에 조직적인 영업으로 공략을 하기 때문에 안전장치도 충분히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중국 대리점들이 대기업과는 장기적인 거래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셋째 -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판매처를 찾자 : 외국에서 시장을 개척할 때는 대도시를 먼저 공략하는 것이 후일을 생각할 때 유리하다. 딸을 시집보내는 마음으로 지역을 찬찬히 살피고 영업망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매장을 열기까지 시간은 걸리지만 그래야 안정적인 발판을 만들 수 있다.

 

넷째 - 중국은 재고처리 시장이 절대 아니다 : 자재도 한국에서와 똑같은 것으로 써야 하고 디자인도 같이 가야 한다. 그러고 나서 중국화에 대한 디자인을 개발하고 중국산 자재개발에 임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중국 내수 진출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중국에는 부자가 우리나라보다 많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서 의류와 구두, 액세서리 시장은 치열한 전투중이다. 그래도 틈새가 보이는 시장이다. 더구나 한류열풍까지 불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은 국내 내수에 집중하느라 홍콩과 대만에 이를 내어주고 있다. 이러한 화교업체들은 이미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할인행사를 한다거나 재고처리를 한다고 하면 중국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와 업체의 부담을 단숨에 해결해 준다. 그러나 우리 업체들은 브랜드는 각인시키지 않으면서 가격만 비싸게 정한다. 중국시장을 무시하지 말고 최고급 시장으로 인정한 후 면밀히 조사한다면 분명 그곳에 성공의 길이 있을 것이다. 

 

백화점 영업전략

중국의 임대 매장에서도 외국인에 대한 이중가격은 적용된다. 즉 바가지를 씌운다. 외국에 와서 사업을 하는 것도 힘겨운데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사업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필자는 중국에 처음 진출하면 백화점 입점을 권한다. 더구나 외국인은 중국인보다 백화점바이어를 만나기가 쉽다. 더구나 Korean Brand라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좋은 국가이미지를 활용한다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백화점 바이어를 만날 때는 그들의 구미에 맞는 제품을 선정하여 첫 만남에서 호감을 사야 한다. 그 바이어가 업체의 첫인상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요즘엔 많은 자료가 입력된 노트북을 가지고 가는데 그들은 이를 멋있게 여긴다. 그리고 바이어의 성별 연령을 조사하여 자그마한 선물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중국백화점에 입점하면 백화점 측은 세일을 강요한다. 베스트셀러 상품도 예외일 수는 없다. 손해가 많지만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손해를 덜 보기 위해서는 세일을 감안하여 제품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백화점에 입점한 후에는 사후관리를 잘 해야 한다. 백화점 마케팅 정책을 지켜줌으로써 그들과의 신뢰를 지속시켜야 한다. 요즘에는 1년 계약도 꺼려 6개월 만에 쫓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계약기간 동안 정신적, 금전적으로 메이커들을 괴롭힌다. 그러므로 사전준비와 관계유지가 필요하다.

 

영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역의 고객을 파악하고 제품 선정에 신중을 기하며 생산품질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석이 많이 달린 제품은 보석이 한 알이라도 떨어지면 반품이 들어오고 고객이 수리를 거부할 경우에는 두 달이 지났더라도 전액 환불해줘야 하므로 피하는 게 좋다. 녹이 잘 스는 쇠붙이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백화점은 전 세계의 제품과 국가이미지, 패션 그리고 문화를 전시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은 뒤를 잇는 한국 업체들까지 포함하여 그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임을 염두해야 한다. 그리고 백화점 영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브랜드에 확신이 서면 대리점 개설을 통한 이익 극대화를 생각해야 한다.

 

문화와 영업

중국은 공산당이 집권한 후 1960년대에 일어난 문화혁명, 1989년의 천안문 사건과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으로 새로운 나라로 변화하였다. 우리가 중시하는 유교사상 등이 남아있지 않을 만큼 모든 면에서 실사구시를 추구해 오면서 거의 새로운 나라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에도 예전에는 경어(敬語)를 사용했는데 현대의 중국에서는 경어를 사용하지 않고 위아래가 거의 없다. 아버지와 아들이 친구처럼 술과 담배를 함께 하고, 젊은 여자가 어른 남자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 중국인들은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다.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돈이다. 중국인을 협상에서 만나면 그들의 여유만만하고 도도한 태도에 기가 죽기 쉽다. 그들은 우리의 진을 완전히 빼놓은 다음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에서 협상을 진행한다. 이러한 중국인을 만만히 본다면 그 대가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영업의 기본은 사람이다. 중국에 진출하면서는 조선족과 한족의 차이를 잘 알고 그들을 채용하여 적절히 배치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별 차이를 탐색하여 전략을 지역별로 적용해야 한다. 중국인은 자존심이 매우 강한 민족이다. 그렇다고 나를 한없이 낮춘다면 이는 금물이다. 나를 스스로 높여야 대접 받는다. 그들과 친구관계를 맺는다면 관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측면에서 한국여행도 시켜주고, 식사도 대접하며 사람으로서 친해져야 한다. 즉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우리의 드라마전집을 선물하고 우리의 의복을 알리고 우리차를 함께 타며 우리 문화를 보여주면 그것이 바로 영업이 된다.

 

관시

필자는 중국에서 15년을 살며 일해 왔지만 관시를 제대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관시를 한자로 쓰면 關係 관계이다. 이 관시는 중국인들에게는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그들의 삶에 생명과도 같은 것이 되었다. 그 당시, 관시가 형성되어 있지 않던 사람들은 죽임을 당하거나 오지의 노동자로 보내졌던 것이다. 그 충격으로 관시는 비즈니스와 각종 생활에 연결되었고, 덕분에 관시에 약한 사람은 기업을 운영하는 것도 힘들고, 생활하기도 매우 힘들다. , 문화 혁명기에는 생명의 끈이었던 관시가 현재는 경제의 끈이 된 것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자신의 운전기사와도 관시를 잘 맺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동문, 고향 등으로 인맥이 형성되는 것과는 달리 이들은 관시가 매우 복잡한, 즉 필요에 의한 인맥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관시는 우리가 생각하듯 상부의 고위층과 연결된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이는 진심과 통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의를 쌓는데 주력해야 한다. 관시는 필요할 때 이용하고 거기에 준한 대가를 지불하는 거래관계가 아니다. 그러므로 중국에 진출한 상사주재원이나 공장 CEO들에게 중국의 정부 관리나 금융계열 책임자들을 의 관시 안에 들여놓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여기서 우리가 아닌 라고 칭한 것은 중국의 관시는 회사를 보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고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기업을 진출시킬 경우 총경리와 더불어 한 두 명의 주재원을 함께 파견하는 것이 좋다. 만약 총경리 외에 한국인 관리자가 한 사람도 파견되지 않는다면 총경리 혼자서 관시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가 떠나면 관시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가 실제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접대 문화

중국의 접대문화는 우리와는 정말 다르다. 먹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인들은 접대를 받을 경우, 식사를 하면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10가지 요리에 국, 8가지 냉채, 후식까지 대략 20가지 음식을 먹으며 식사에 최소한 2~3시간을 소요한다.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그날의 접대와 비즈니스는 대부분 끝이 난다. 우리처럼 2 3차를 가지 않는다. 식사에 초대할 때도 우리는 권력을 지니고 있는 사장이나 담당자만을 식사에 초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 업체를 접대할 때는 되도록 많은 직원을 초대하고 그들의 수만큼 우리 측 수를 맞추는 것이 예의이다. 만약 상대가 10명 나오는데 이쪽에서 1, 2명 나가게 될 경우 그 만남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중국에서 돈을 건네는 행위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공무원에게 돈을 건네는 일은 화를 초래할 수 있다.

 

중국인들은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그러므로 중국인이 무엇을 선물하고 선물하지 않는지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중국인들은 회사를 세우거나 새집으로 이사할 경우 벽시계는 선물하지 않는다. 벽시계를 중국에서는 이라고 하는데 발음은 이다. 그리고 선물을 한다는 말은 인데 이는 이라고 발음한다. 쏭쫑이라는 말은 죽은 사람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다는, 즉 장례를 치른다는 뜻이므로 빨리 죽으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선물을 할 때도 그들의 문화를 알지 못하면 큰 실수를 하게 된다. 필자가 추석에 월병을 사서 가까운 지인들에게 하나씩 돌린 적이 있는데 나중에 그 선물을 받은 사람들이 매우 불쾌해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유를 알고 보니 월병은 짝수로 보내지 않으면 아주 불길함을 전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은 체험할수록 재미있고 유쾌한 곳이다.

 

지금 중국 업계에서는 명절이면 최고가 선물이 판을 친다. 금으로 만든 월병, 다이아반지를 넣은 만두 등. 그러나 돈은 상대방이 드러내놓고 요구하지 않는 이상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선물이다. 한국에 출장 갔다 오면서 중국인들에게 담배를 선물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입에 중국 담배가 맞지 않듯이 그들 입맛에 한국담배는 맞지 않는다. 술도 인삼주는 매우 좋아하지만 그 외, 전통주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필자는 한국산 치약과 비누세트를 선물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매우 좋았고 아기가 있는 집에는 초콜릿으로 만든 월병을 선물해서 고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선물이란 어떤 선물인가 보다 얼마나 상대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는지에 따라 그 기쁨이 배가될 수 있음은 공통된 정서인 것 같다.

 

노무관리

중국 장쑤성에 있는 한국기업의 생산근로자 평균임금은 현재 약 600위엔(한화 90,000)전후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 경영자들은 이들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그들은 머리를 몇 달을 안 감았는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지저분하다. 그에 대해 한국인 업주들은 기겁을 하고 욕을 하거나 모욕을 주기도 한다. 필자 역시 그런 날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이 가장일 것이고 월 90,000원이 전 수입원이니 목욕비 등도 큰 지출일 것이다. 경제적인 힘겨움 때문인지 이곳에는 절도 또한 많이 일어난다. 조그만 물건을 생산하거나 취급하는 업체는 분실로 인한 손실이 많이 발생하는데 겨울철에는 옷을 여러 벌씩 껴입기 때문에 더욱 분실물이 많아진다. 그렇다고 그들의 몸수색을 하거나 구타를 하는 등 몸에 손을 댔다가는 직원들에게 법적 대응을 할 빌미를 제공할 뿐더러 이것이 부풀려져 언론에 유출될 경우에는 회사의 불이익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므로 공안국에 통보하여 조치를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규정을 정해서 이런 도난 유혹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얼마간의 간격을 두고 재고 조사를 하여 재고가 부족한 팀은 보너스 등 복리제도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도난을 투서하는 사람에게는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경제적 규범을 정하고 조별로 이를 적용하여 상호감시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큰 소리로 야단치거나 소리 질러서는 안 된다. 민족성 자체가 다혈질인 우리들의 그런 행동은 그들을 무시한다는 오해를 살 수가 있다. 중국인들은 무시당하면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반면 존중해 주면 그들은 마음을 열어 그 대가를 돌려준다. 그러므로 직원들을 존중하고 소중한 동반자로 생각하는 것은 기초적인 경영마인드이다.

 

세무관리

중국은 시장을 개방하면서 외국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세제 감면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3년 전 WTO에 가입하면서 내·외국기업의 평등한 대우라는 기치아래 조세개정을 서두르고 있어 그 혜택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전 분야에 걸쳐 기본을 너무 경시한다는 점이다. 그 중 가장 심각한 분야가 세무분야인데, 이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상하이에서는 국세국에서 발행한 영수증에 즉석복권을 부착하거나 영수증 추첨제를 두어 영수증 거래를 확대시키고 있다. 중국에 처음 오면 세법을 몰라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적으로 깊이 공부하여 피해를 입지 않고 절세효과도 누려야 할 것이다.

 

중국은 땅이 넓은 만큼, 동일한 법의 해석도 지역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방정부와 관시를 맺어 놓으면 어려운 일도 순조롭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외자기업과 관련하여 제일 작은 진 정부의 당서기는 시의 각 국()의 국장급이다. 이들은 공안, 세무(외자기업을 제외한) 등의 많은 일을 관장하기 때문에 이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서 시의 세관, 상품검사국 세무국 등의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들과 관계를 맺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을 한국으로 초대하고 많은 한국인들을 소개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관시로 위법행위가 보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깨끗한 경영, 법을 준수하는 정신을 중국에 뿌리 내리려고 애쓰며 중국인들과 어우러져서 중국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에서 그들의 법을 무시하고 다른 머리를 쓴다면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된다.

 

4  Do It & Don't Do It

 

중국에서 해야 할 일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는 중국에 진출한지 아주 오래되고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그들 중 일부는 중국에 진출하는 신규 창업자들에게 돈을 받거나 계약을 맺고 상담을 해주는 사람이 많이 있다. 그래서 다른 기업인들까지 사기꾼 취급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냥 조언 정도 해주는 것보다는 돈을 받을 경우 책임을 갖기 때문에 더 상세하고 적극적인 정보를 준다. 우리는 돈을 주고 정보를 얻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이를 불쾌하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간단한 정보 이상의, 즉 회사를 설립하거나 업종 선택, 투자 장소물색 등에 관한 문제들이라면 책임을 질 수 있는 기관이나 업체를 이용하기 바란다. 1, 2년간의 단기간 경험으로는 중국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든데도 마치 자신이 중국 전문가인양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주변의 도움을 받을 때는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려야 할 것이다.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알지 못하면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가 없다. 문화혁명과 천안문 사건 때 어떤 일을 당했으며, 그 일들은 지금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중국인은 왜 예전에는 밝은 색의 옷을 입지 않았을까? 중국인은 왜 하이힐을 좋아하지 않는가? 등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내수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현재 한국 경제에 내수시장이 많이 경직된 이유로 중국에 많은 제조업체들이 진출하여 한국 산업에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서 중산층이 파괴된 것을 들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국가적 대책이 시급하다. 요즘 KOTRA와 정부 그리고 각 기업이 인턴사원제나 파견근무제를 통해 중국에 진출한 기업과 연계해 미래의 중국 전문가를 키우려고 하는 동향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국에서 기업을 경영할 때 직원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백화점 등의 매장을 운영할 때는 백화점 소속직원이 아닌 당사 직원을 써야한다. 당사 직원과 백화점 직원의 관리차이는 매출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한 회계 관련 직원을 잘 관리해야 한다. 가급적 회계 책임자는 한국인을 고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실제적으로 그것은 어렵다. 그러므로 중국인을 고용할 경우에는 총경리가 그 직원을 잘 관리하거나, 한국인 책임자 하에 두어야 한다. 회계와 관련법을 준수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가끔 뜻하지 않게 문제가 발생하여 직원들에게 공개하기 힘든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주 물어보고 의논하면서 특별히 관리하되 총경리도 회계법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회계담당자의 자리는 직원들과 분리시키고 대접받도록 하며, 출납직원과는 서로 견제관계를 유지시키도록 해야 내 사람이 될 수 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모든 계약은 법적인 분쟁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서 그 공증과 계약을 현지법인이 있는 곳에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상대방의 지방법원을 오가야 하고 승소한다 하더라도 집행이 어렵기 때문에 계약서에는 반드시 계약이 이루어진 지역이 명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제품생산에 있어 아웃소싱을 취할 경우에는 한군데만 믿고 거래를 하면 100% 망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가능한 두 곳 이상과 거래하고 친분이 쌓여도 외상을 줘서는 안 된다. 중국에서 외상값을 받을 수 있는 한국인은 거의 없다. 고소를 해도 이기기 힘들뿐더러 승소한다 해도 제대로 법집행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화동지역의 거점인 상하이에는 총영사관을 포함해 우리 정부기관들이 많이 상주해 있다. 총영사관, KOTRA, 무역협회, 충청남도를 비롯한 지방정부의 사무소 등이 각종 민원, 사고, 사건 등을 해결해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이곳의 담당자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잘 알아두고 각 지역별로 결성되어 있는 한국 상회에 가입하여 친목을 다지고 사업을 하는데 어려운 문제에 대해 도움 받도록 해야 한다. 자료를 얻고자 할 경우에는 무역협회나 KOTRA, 대사관, 총영사관 등의 사이트에서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중국에서 해서는 안 될 일

한국인은 빨리빨리 민족이다. 그 조급함으로 만만디인 중국인들과의 협상에 지기 쉽다. 더구나 다혈질적인 기질 때문에 직원들에게도 화를 내기 쉽고 이러한 태도는 그들을 무시한다고 느끼는 중국인 직원들에게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중국 현지법인의 최고관리자들 중에는 중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거나 공장 관리경험을 갖추지 못하고 파견된 경우가 있다. 경영자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추지 못했다면 견뎌내기도 힘들지만 언어나 관리부문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여 그 친분으로 인해 회사의 규칙이나 규정을 공평하게 적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모든 책임을 총경리가 지게 되어 있으므로 중국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총경리가 자주 앞에 나서 일을 처리해서는 직원들에게 상투를 잡히고 만다. 분쟁이 일어날 경우에도 총무과장을 통해서 일을 처리하도록 하고 그것이 힘들 때는 공안국이나 지방정부 같은 국가기관에 일을 넘기고 뒤에서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중국에서 골프를 통해 비즈니스를 하거나 관시를 하려는 생각은 거두어야 한다. 중국에서 골프를 치는 기업가나 관료는 거의 없다. 골프는 향후 고급비즈니스, 큰 비즈니스를 위해서 연마해두는 정도로만 연습하고 그 시간에 차라리 관시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또한 완벽하게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할지라도 협상에 있어 조금만 알아듣는 척 하는 게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 중국에서 음주운전은 식사문화와 연관되어 지금까지는 가볍게 넘어갔지만 2004 5월부터 음주운전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을 예고했다.

 

5장 중국 진출 성공 사례

 

성공 사례

중국이 10여 년 전에 시장을 개방했을 때 가장 먼저 진출한 사람들은 홍콩, 싱카폴, 대만등지의 화교들이다. 이들은 중국어를 할 수 있고 중국문화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특히 중국의 패션업계는 아직도 이들의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어서 우리 업체는 대적하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이 부문에 도전했지만 거의 실패를 체험했다. 다만 골프웨어 업체인 울시(Wolsey)와 캐주얼의류업체인 이랜드(E-LAND)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두 업체가 그 어려운 중국의 패션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컨셉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미래시장을 예측하며 기다렸다. 울시는 최고급원단만을 사용하여 고급브랜드로서 그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었고, 이랜드는 원색의 아름다움을 자재로 표현하여 중국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취할 수가 있었다. 처음에는 모두 반응을 얻지 못해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본사에서는 미래의 중국시장을 기대하며 인내를 보여줌으로써 성공의 밑거름을 만들어주었다. 그러므로 주재원들은 장기근속을 하고 있다 보니 자연스레 중국 전문가가 되어 중국의 소비성향에 맞춘 전략을 펼칠 수가 있었다. 

 

이들은 실패한 기업들처럼 한국에서 팔다 남은 재고를 들여와 팔려는 우를 범하지 않고 중국 고객을 최고의 고객으로 생각하며 제품을 개발하고 물건을 공급했다. 고객관리에서도 무척 적극적이어서 고객들의 신상정보를 데이터화하여 신제품 출시나 특별행사기 있을 때 자료를 송부하여 다시 매장을 찾게 했을 뿐더러 양말 하나라도 함께 넣어서 보내는 적극성으로 고객을 감동시켰다고 한다. 이렇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되자 매장을 늘려갔고 재투자를 계속 진행했다. 이것이 실패한 업체들과의 차이점이다. 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업체들은 대부분 중국의 경제상황과 매출에 따라 그 투자 규모를 늘리거나 줄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했다. 지금 울시는 또 하나의 고급브랜드를, 이랜드는 7개의 브랜드를 중국에 유통시키고 있다.

 

엘칸토는 1996 8월에 중국에 진출했다. 처음에는 공장보다 매장이 먼저 진출하여 로드숍(단독임대매장)을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했으나 실패했다. 구두가 수입품이라 가격이 고가일 수밖에 없으니 구두가 잘 팔리지 않는 데다 임대료가 비싸서 현상유지가 힘들었다. 필자는 그해 9월에 엘칸토에 입사하여 이러한 불합리한 문제들과 전쟁을 시작하여 그 문제들을 풀어가기 시작했다. 우선 로드숍을 정리하고 유명백화점 매장에 수수료를 주는 조건으로 입점하여 자금회전 등의 위험 요소를 해결했다. 처음에는 제조법인도 유통법인도 없었으므로 중국인 명의의 법인을 빌려 진출했는데 제조법인을 세워 직접 생산을 시작해서 공급 문제와 백화점 직접계약 문제를 해결했다. 이로 인해 제조 단가가 반 밖에 들지 않아 구두가격을 반 이하로 낮출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 여성들보다 발등이 높은 중국여성들의 발 체형에 맞춰 제품을 생산했다. 주문량이 확보되자 노세일 전략으로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여 대리점을 개설하기 시작했다.

 

예쁜이라는 엘칸도의 브랜드는 상하이 최상류층 바로 아래 부류를 공략한다는 작전으로 런칭을 하고 있다. 구두 가격은 한화 20만원에서 60만원(중국 돈 1,288~4,000 위엔)으로 이들이 소비할 수 있는 가격이다. 이 계층에 해당하는 중소기업 사장이나 전문직 여성들은 강한 개성과 자신감이 표현되는 제품을 선호한다. 그리고 고가 제품의 소비군은 여성의 경우 대략 3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이므로 디자인이 귀엽거나 어린아이 같으면 팔리지 않았다. 예쁜은 이러한 소비성향에 착안한 전략으로 마케팅에 성공했다. 경제동향에 따라 패션동향도 변화하듯이 지금은 원색의 옷도 몇 벌씩은 갖추고 있을 정도로 중국인의 소비성향이 변화하고 있다.

 

식품업체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중국 파이류 부문 점유율 70%로 최고의 각광을 받고 있는 오리온 초코파이를 들 수 있다. 중국은 워낙 넓기 때문에 전체를 한꺼번에 공략한다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오리온 역시 거점지역을 확보하고 안테나숍을 세워 하나의 제품만 홍보하다가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또한 제품에 맞는 이름을 지은 것도 성공에 큰 몫을 했는데, 초코파이의 중국 내 이름은 좋은 친구(好朋友, 好麗友)이다. 이 말은 중국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좋다고 생각하여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이고, 아이들에게는 발음하기 좋고 어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어서 저절로 광고효과를 거두었다. 오리온은 요즘 각종 사회사업에도 지원을 함으로써 성공한 만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이외 농심 신라면은 중국의 중산층에게 고급라면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사스(SARS)가 휩쓸었을 때는 김치라면을 중국시장에 내어 놓는 민첩한 전략을 취하여 성과를 올리면서 점점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의 내수시장은 아무나 손댈 수 없지만 그 시장이 무궁무진하여 그야말로 신천지라고 할 수 있다. 이 신천지는 전 세계의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중국의 무엇을 한국으로 가져오려는 노력은 이제 그만하고 한국의 무엇을 중국에 팔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산을 한국으로 수입하는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대한 준비를 하고 중국에 진출하여 사업을 하게 되면 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의 법은 수시로 바뀌며, 법에 대한 해석을 잘못하면 낭패를 보기 쉬우므로 변호사나 컨설팅 업체를 통해서라도 최소한 내 사업과 관련된 법률을 익혀야 한다. 어려운 우리 경제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의 힘으로 세계를 개척하겠다는 진취적인 사고로 중국 내수에 진출해 보기를 권유하며 그들에게 이 책의 내용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중국은 덩샤오핑이 과감히 도입한

개혁·개방정책으로 지난 25년에 걸쳐 그 성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사회주의 체제하의

자본주의 경제라는

독특한 구조로 경제세력권을 확장하고 있다.

더구나 오늘의 중국은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와

2010년 세계엑스포 개최라는 양 날개를 달고

WTO가입과 유통시장 개방으로

세계가 노리는 가장 큰 시장이 되었다.

한국은 중국시장을 노리는 세계 각국 중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문화적인 유대감과 지리적 위치,

한-중 우호관계 등을 활용하여 치밀한 준비와

전략으로 중국의 내수를 공략한다면

그 거대한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엘칸토’를 중국 제화업계의 선두그룹으로

구축시킨 필자의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절차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중국 비즈니스에 필요한

모든 부문들을 상세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더구나 성공한 한국기업의 사례들을 통해

마케팅의 성공은 정확한 분석과 '

책의 수립에 있으며,

그 기조는 비즈니스에서 간과(看過)되기 쉬운 문화에

대한 이해에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때문에 외자기업에 대한 중국의 법규를 비롯하여

문화혁명으로 유래된 실사구시의 민족성과

관시(關係), 소비성향 등에 대한 설명들은

중국에서의 비즈니스를 계획하거나

중국인과 교류하는

경영 관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생각해야 한다.

중국산을 한국으로 수입하는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대한 준비를 하고

중국에 진출하여 사업을 하게 되면

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의 법은 수시로 바뀌며,

법에 대한 해석을 잘못하면 낭패를 보기 쉬우므로

변호사나 컨설팅 업체를 통해서라도

최소한 내 사업과 관련된 법률을 익혀야 한다.

어려운 우리 경제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의 힘으로 세계를 개척하겠다는

진취적인 사고로 중국 내수에 진출해

보기를 권유하며

그들에게 이 책의 내용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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