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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하틀리 카터 - 뇌는 팩트에 끌리지 않는다

삼생지연 2020. 11. 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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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팩트에 끌리지 않는다

리 하틀리 카터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2010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목표 없이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 설득을 하려면 우선은 당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클라이언트와 마주 앉았을 때 내가 처음 하는 질문은 “당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종종 사업 계획서에 쓰는 것과 비슷한 일반적인 목표를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대답은 보다 구체적인 것이다. 설득을 위해서는 “더 인기를 얻고 싶어요.”라는 정도의 목표로는 부족하다. 누구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싶습니다.” 어떤 제품으로 어느 시장에서? “승진을 원합니다.” 얼마나 더 버는 어떤 자리로?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기후변화를 막는 일에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어떤 식으로? 언제까지? 설득의 성공은 ‘구체성’에 달려 있다. 나는 최대한의 상세함을 원한다. 성공이 어떤 모습인지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팩트가 아닌 스토리로 상대를 움직여라 - 여기서 나는 진정성의 근본 원리를 다루고 그 원리들이 사람, 물건, 정치인들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어째서 때로는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이 마케팅에서 최고의 전략이 될 수 있는지 설명할 것이다. 한편 스토리가 없는 설득은 당신이 현재와 다른 어떤 모습이 되리라는 점을 상대에게 납득시키지 못한다. 설득은 믿음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스토리를 찾는 일이다. 


진정성은 장점이 될 수 있다. 자동차 렌탈 업체인 에이비스(Avis)는 수년간 허츠(Hertz)에 이어 2위에 머물고 있었다. 허츠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없었던 에이비스는 결국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에이비스: 우리는 더 노력합니다(Avis: We try harder).” 그것은 자신들의 위치를 인정하면서도 고객에게 2위와 함께하는 데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세련된 슬로건이었다. 이 광고는 효과가 있었다. 에이비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익을 보게 됐다. 


한편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 운동 동안 주장한 메시지를 받아들였든 아니든 내 연구에 따르면 많은 유권자들이 그로부터 진정성이 있고 여과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그는 자신이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되 그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았다. 이 점에서 그의 지지자들은 그를 신뢰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가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나는 경제 위기에서 미처 다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 있는 지역에서 이루어진 트럼프의 연설을 분석했다. 그 지역의 사람들이 듣고 싶었던 말은 “그래도 우리는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가 아니었다. 그런 말들은 그들의 경험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일자리가 없었다. 때문에 그들은 여기까지 걸어왔다고 느낄 만한 것이 없었고, 게다가 아직도 ‘먼 길’이 남아 있다는 말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그들은 ‘당장의 해법’을 원했다. 트럼프가 “다시 일을 하고 싶고, 미국에서의 일자리를 원하며, 많은 일자리를 해외로 빠져나가게 놓아둔 지금의 정부에 실망했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되짚어주자 그들은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 

진정성에 대해 생각하는 또 다른 방법은 취약성이다. 지난 20년 동안 수치심과 취약성에 대해서 연구한 브레네 브라운 박사는 취약성을 불확실성과 위험, 감정 노출로 정의한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당신은 ‘그런 특성들은 내가 설득에 끌어들이려 하는 요소와 완전히 반대되는 것들이야. 나는 위험이 적고 감정 노출의 가능성이 낮은 상태로 내가 이길 것이란 확신을 갖고 싶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을 설득한, 즉 당신의 지지를 얻어낸 정당, 당신의 표를 얻은 정치인, 당신의 지갑을 열게 만든 그 제품에 대해서 생각해보라. 취약성이 존재할 때 그것을 인정한다면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척하는 것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트럼프는 허세와 허풍으로 유명하지만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공공연히 인정하고 그것을 지지자들 앞에서 장점으로 재구성했다.


경험 없이 공직에 출마하려는 사람이라면, 그 점을 인정하는 편이 낫다. 기존 브랜드의 사용을 중단하고 신생 회사의 브랜드를 이용해보라고 권하는 경우라면 그로 인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편이 낫다. 회사가 엉망인 상태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면, 우선 회사가 놓인 상황을 인정해야 한다. 이 장에서 말하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취약성을 어떻게 사용하면 상대의 귀에 거짓으로 들리지 않게 하면서도 주장을 강화할 수 있는가? 


약점을 뒤집어라: 우리를 응원할 가치가 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 바로 ‘결함’이다. 이제는 그 약점을 적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약점들에 대해 생각해보라. 어떻게 하면 그것들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을까? 당신이 설득을 당했던 때를 생각해보라. 이전에 알지 못했던 어떤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설득을 당한 경우가 많지 않았는가? 설득의 핵심은 완벽하게 빛나는 어떤 것을 보여주는 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예상치 못했던 어떤 것’을 보여주는 데 있음을 기억하라. 


사람들은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가


모든 설득의 시작은 공감이다 - 사람들이 왜 당신과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혹은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되는 문제가 있는가? 거기에서 당신이 경험하는 것이 바로 공감의 간극이다. 모든 중대하고 결정적인 사안에서 공감의 간극이 나타난다. 기후변화 입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걸 거부하는 멍청한 짓을 할 수 있는 거지? 엄연히 과학이 뒷받침을 하고 있는데!’라고 생각한다. 총기 규제나 낙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대화에 빠져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공감이다. 귀를 기울이고 존중하는 태도이다. 공감을 하기 위해서 꼭 그들과 같은 의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크리에이터 딜런 매런은 이렇게 말한다. “공감은 지지나 보증의 동의어가 아닙니다. 당신과 뜻이 전혀 다른 누군가에게 공감한다고 해서 당신이 깊이 간직하고 있는 신념에 해가 되거나 당신이 그들의 신념을 지지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공감은 다르게 생각하도록 길러진 누군가도 나와 똑같은 한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참고로 나는 누구나, 그러니까 나와 뜻이 다른 사람들조차도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상당한 이유들이 있다는 가정 하에 살아왔다. 그런 생각에서 출발하고자 노력했기에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누군가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해만 할 수 있다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리의 분열된 정치 풍토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하려는 마음보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완벽한 사실이 아닌 한 그 판단은 가정에 불과하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입을 열기 전에 우선 ‘내가 설득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아야만 한다. 당신이 설득해야 하는 대상이 시의회이든 시댁 식구이든, 진정으로 그들의 반향을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판단과 비판은 제거하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파악해야 한다. 상대를 당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 그들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이야기하는 것, 바로 이것이 소통의 황금률이다.


말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 와닿아야 한다: 나는 공감을 다른 사람들의 감정, 가치, 행동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규정한다. 이는 당신이 그들의 감정, 가치, 행동에 무조건 동의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당신이 세상을 그들의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기꺼이 자신의 판단을 보류한다는 의미이다. 내가 여기에서 이야기할 능동적 공감은 3단계 과정(감정적 공감 - 가치 기반 공감 - 행동 기반 공감)을 거친다. 각 요소에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감을 위해 노력할 때 보통 이 세 가지 중 하나에 치중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핵심은 이 세 가지 모두를 하나의 단위로 보는 것이다. 


감정적 공감 - 감정을 완벽히 이해한다: 능동적 공감의 첫 단계에 해당하는 감정적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뿐 아니라 그런 감정 뒤에 있는 이유까지 이해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다 자세히 배우기 위해 나는 『오늘 아침은 우울하지 않았습니다』의 저자인 힐러리 제이콥스 헨델을 만났다. ‘변화의 삼각형’이라는 그녀의 연구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우리가 스스로의 감정을 생산적으로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모델을 만들었고, 변화의 삼각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삼각형의 한 꼭짓점에는 슬픔, 두려움, 분노, 기쁨, 흥분, 성적 흥분, 혐오감과 같은 핵심 감정이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 두뇌의 중심에 본래부터 내장되어 있으며 의식적인 통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 감정이며, 환경에 의해 작동된 핵심 감정은 행동의 도화선이 되는 다양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감정은 생산적이며 행동의 단서가 되므로 그들로부터 도망쳐서는 안 됩니다.” 


“삼각형의 다음 꼭짓점에는 수치심, 불안, 죄책감의 억제 감정이 있습니다. 이 감정들은 핵심 감정을 차단하며 생물학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논의에 적용되는 부분은 상대를 설득할 수 있으려면 그들이 ‘생산적인 핵심 감정’을 느끼고 있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꼭 즐겁고 기쁘게 만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거나, 화나거나, 혐오감을 느끼게 만들어도 그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지만. 사람들이 수치심, 불안, 죄책감을 느낀다면 그들은 설득할 수가 없다. 


마지막 꼭짓점에는 방어, 즉 농담, 비꼼, 비판, 멍한 상태, 꾸물거림, 집착, 부정적 사고, 잘못된 공격성, 과로, 과식, 거식, 섹스, 강박, 중독, 전화나 소셜 미디어에 대한 지나친 집착 등 핵심 감정이나 억제 감정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 있다. 헨델은 말한다. “어려운 대화나 논쟁을 해야 할 때, 커뮤니케이션 전략 개발을 해야 할 때도 이런 일에 관여하는 것이 싫어서 방어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변화의 삼각형은 당신이 가능한 한 빨리 핵심 감정으로 돌아오도록 도와준다. 어떤 사건이나 상황으로 인해 당신이나 타깃 고객이 마음의 평정을 잃었다면, 당신이나 그들이 변화의 삼각형 내 어디에 있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이후 평화, 균형감, 해법으로 가는 지표를 제시하는 핵심 감정에 이를 때까지 시계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무튼 감정적 공감을 실천하려면 자신의 감정은 물론이고 당신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나 사람들의 감정까지 이해해야 한다. 또 호기심을 잃지 않는 개방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당신의 감정은 생산적인가? 어떤 감정이 호기심을 가지는 데 방해가 되는가?

가치 기반 공감 - 그들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능동적 공감의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가치 기반 공감은 상대방이 중요시 여기는 가치관을 이해하는 일이다. 가치 기반 공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첫째, 당신의 언어를 타깃의 언어로 바꾸려면 우선 이 문제에 있어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둘째, 타깃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살펴보자. 당신이 강력한 총기 규제 법규의 제정을 위해 싸우고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당신과 당신의 자녀를 포함한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주된 가치는 ‘보살핌/피해’일 것이다. 그렇다면 수정 헌법 제2조를 지지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당신들은 내게서 총을 뺏을 수 없다.”, “나는 정부가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에게는 무기를 소지할 권리가 있다.”라는 그들의 논거를 자세히 살피면, 그들이 주로 ‘자유/억압’의 가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곧 알 수 있다. 일단 그것을 이해했다면 당신이 아닌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중심으로 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주된 가치뿐 아니라 상대방의 주된 가치까지 이해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라는 말을 하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 그것은 공감을 잃었다는 확실한 징후다. 당신이 설득하려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분명히 이 문제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행동 기반 공감 -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는가: 능동적 공감의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행동 기반 공감은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행동 기반 공감에서 당신의 목표는 간단하다. 당신의 문제, 제품, 회사에 관해서 타깃이 되는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타깃 집단 내에서 이야기를 나눌 만한 사람을 찾고, 판단 없이 사실만을 포착하는 저널리스트의 마음가짐으로 상대와의 대화에 임해야 한다. 제니 수서는 이런 논의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알려준다. 


첫째, 자신을 안다. 특히 당신을 자극하는 유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둘째, 상대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동요되지 않는다. 독특한 억양으로 말을 하거나 ‘음’, ‘그러니까’와 같은 말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으로 상대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셋째, 완벽한 집중 상태를 유지한다. 집중을 유지하려면 정신력과 의지력이 필요하다. 이는 여러 가지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넷째, 내용을 명확히 하는 질문을 한다.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성급한 판단을 피하고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데 시간을 할애하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이것이야말로 변화로 가는 길이다. 


능동적 공감 - 모든 것을 한데 모으다: 설득은 공감의 활동이며, 여기에는 완벽한 헌신과 집중이 필요하다. 또 자제력과 에너지도 필요하다. 하지만 제대로만 한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상대방을 정말로 이해하기만 하면 그들과 관계를 맺고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른 것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더라도, 이 장에 있는 정보만은 꼭 가져가서 당신이 설득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꾸어보길 바란다. 약속한다. 그 일에는 정말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 


강력한 메시지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당신을 기억하게 만들 세 개의 기둥을 세워라 - 당신을 떠올리게 하는 한마디는 무엇인가: 당신에 대한 가장 큰 결정은 당신이 없는 자리에서 이루어진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카트에 넣을지, 회사가 누구를 새로 고용할지,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어떤 사람의 이름 위에 표시를 할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순간, 당신은 그 자리에 없다. 때문에 강력한 거대 서사(master narrative, 모든 역사적 사건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커다란 ‘이야기 틀’을 의미), 즉 당신이 그 자리에 없을 때에도 그들이 당신에 대해서 알 수 있고, 당신을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거대 서사는 당신을 규정하고 당신을 다른 사람과 구분하는 매우 집중적인 메시지를 말한다. 형태와 단어는 다를 수 있지만, 그 정신만은 항상 연결돼 있다. 일단 찾으면 그것을 당신의 북극성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기준이 되면 다른 모든 것은 그 메시지에 보조를 맞추게 된다. 


나이키의 “일단 도전하라(Just Do It).” 라는 슬로건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스포츠 정신을 끌어내는 거대 서사의 표현이다. 로널드 레이건이 내세웠던 “미국의 아침(Morning in America)”은 미국의 가치관과 가능성을 새롭게 다진다는 그의 거대 서사를 표현하고 있다. 거대 서사는 브랜드나 정당이 수십 년 동안 내리는 모든 결정에 영향을 준다. 이로써 모든 것이 항상 그 서사를 뒷받침하게 된다. 


이 거대 서사가 타깃 대상이 스스로에 대해서 좋은 느낌을 갖도록 함으로써 설득력을 얻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혹은 유권자)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냥 운동화를 사는 것이 아니야. 나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니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 나라의 새로운 시작을 지지해.” 그것이 이 과정에서 공감이 필수적인 이유다. 상대방이 어떤 느낌을 받고자 하는지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그런 느낌을 주는 거대 서사를 만들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장의 초점은 설득 계획의 세 기둥을 어떻게 찾고 만드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 각각의 기둥은 입증 사항(사실)에 의해 뒷받침된다. 


거대 서사를 떠받치는 세 개의 기둥: 세 개의 기둥은 당신의 거대 서사를 뒷받침하는 세 가지 주제인데, 깨닫지 못했을 뿐 당신은 늘 다른 브랜드의 기둥에 대해서 듣고 있다. 금융 그룹 피델리티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적, 전문성, 다양성” 때문이다. CVS (미국의 잡화 체인)의 경우는 “가격, 품질, 접근성”이다. 브랜드의 슬로건 뒤에 등장하는 이 세 단어가 그들의 거대 서사를 받치는 기둥들이다. 기둥은 거대 서사를 이행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이 힘을 얻으려면 스토리가 필요하다: 설득에서 입증 사항과 그 역할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입증 사항과 서사, 스토리를 혼동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설득력이 있으려면 이 세 가지 요소가 빠짐없이 갖춰져야 한다. 하나만으로는 세 가지 일을 할 수 없다. 사람들은 입증 사항을 거대 서사나 기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 대신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입증 사항은 기둥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기둥을 대체할 수는 없다. 


세 개의 기둥 사례 연구 - 파마케어: 최근 한 대형 제약 업체가 우리를 고용했다. 이 회사를 파마케어(Pharma Care)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 회사가 우리를 찾은 이유는 제약 업계 전체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건강보험개혁법(저소득층까지 의료보장제도를 확대하는 법안)에 대한 논쟁에서 제약 회사들은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 보험사, 정부를 괴롭히는 악당으로 그려졌다. 이 서사에서는 파마케어의 탐욕으로 인해 노인과 암 환자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있었다. 물론 파마케어의 생각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질병 퇴치를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파마케어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나쁜 놈들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들과 일을 시작해보니 그들이 소비자의 문제가 아닌 자신들의 문제에만 시선을 두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들은 대다수의 클라이언트들이 그렇듯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만 하면 모두가 이해를 해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가격을 정하는 것은 보험사인데 제약 회사가 비난을 받는 상황에 불만을 느꼈다. 또 시장에 약 하나를 내놓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드는지, 약이 실패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를 이해하면 소비자들도 그들이 선량하다는 사실을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소비자와 환자들이 제약 회사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모든 믿음을, 제약 회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하는 모든 장애물을 파악해야 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온갖 나쁜 점들을 나열했다. 우리가 밟은 다음 단계는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들어가는 능동적 공감을 실행하는 것이었다. 소비자들이 의료 업계와 제약 회사 전반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약에 대해 생각할 때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즉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목록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제약 회사가 한 모든 좋은 일을 파악해야 했다. 때문에 우리는 세 번째 목록을 만들었다. 소비자들의 니즈 중, 파마케어가 실현시킬 수 있었던 좋은 일의 목록을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장애물, 소비자의 니즈, 파마케어가 충족시킨 소비자의 니즈 등 세 개의 목록(아래 첫번째 표)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세 개의 목록을 얻었다면 이제 기둥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우리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회사의 강점과 특성에 대한 모든 입증 사항을 나열한 목록을 완성한 뒤, 소비자의 부정적 믿음을 강화하는 항목을 지웠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제약 회사를 탐욕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일 경우, 금전적 성공이나 시장 점유와 연관된 입증 사항은 삭제했다. 이후 세 번째 단계에서 우리는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입증 사항에 강조 표시를 했다. 그다음 4단계에서는 강조된 항목들을 세 가지 범주로 분류(아래 두번째 표)했다. 

  

이들 범주가 바로 우리의 기둥이 되는 것들이었다. 파마케어의 경우, 첫 번째로 부각된 기둥은 ‘접근성’이었다. 소비자의 핵심 니즈는 필요한 때 약을 구할 수 있고 살 수 있는 능력이었다.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 파마케어가 내세워야 하는 것이기도 했다. 두 번째 기둥은 ‘치유’였다. 이 회사는 환자의 질병과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 데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었다. 그들은 매일같이 소비자의 목숨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이 점이 환자들의 마음속에서 그들이 의미하는 것의 일부가 돼야 했다. 세 번째 기둥은 ‘혁신’이었다. 파마케어는 알츠하이머, HIV, 난소암, 전립선암, C형 간염과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약에 대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각각 일련의 입증 사항이 포함된 이 세 개의 기둥을 갖게 되자 이들을 기반으로 파마케어를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거대 서사에 이를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의 거대 서사다

당신은 이제 세 개의 기둥과 아홉 가지 입증 사항으로 종이를 채웠다. 이 작업이 필요했던 이유는 거대 서사가 타깃 고객에게 가장 중요하며, 당신이 전달할 수 있는 것들로부터 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당신의 ‘단 하나’로 만들 수 있을까? 


브랜드에 거대 서사가 담길 때: 파마케어의 경우, 기둥들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제약 회사의 브랜드를 평가할 때 발명의 특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처음 그들을 표현할 방법을 찾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생각했다. ‘그들이 연구ㆍ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 그들이 당신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 그들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표현은 발명을 중심으로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구상을 시작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치료법을 찾아”, “불가능 그 너머를 보다”, “오직 치료를 위해”, “불가능을 넘어서는 치료” 등등. 이들 표현에 대한 반응을 통해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뒤에야 비로소 “치료법을 찾아서: 당신의 생명에 시간을 더하고, 당신의 시간에 생명을 더하는”이라는 거대 서사가 탄생했다. 


과거 소비자들은 파마케어를 혁신성이 떨어지는 회사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마케어가 “치료법을 찾아서: 당신의 생명에 시간을 더하고, 당신의 시간에 생명을 더하는”을 새로운 거대 서사로 채택하자, 1년이 채 안 되어 파마케어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 2위의 자리에 올랐다. 이는 그들이 소비자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거대 서사를, 감정적으로 가장 적절한 거대 서사를, 그들의 메시지를 회사에 대한 것에서 소비자의 핵심 니즈를 다루는 것으로 변화시킨 거대 서사를 만들어냈음을 의미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들어라


뇌는 말이 아닌 이미지에 끌린다 - 지금까지의 설득 과정을 살펴보자. 당신에게는 큰 비전이 있다. 당신은 이를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당신은 설득해야 하는 사람을 진심과 공감의 마음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당신은 당신의 주장에 대한 세 가지 기둥을 만들었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당신의 비전이 자기 문제의 해답이라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거대서사를 만들었다. 또 기둥 하나당 세 개의 간결한 입증 사항들로 그 거대 서사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제 당신은 일을 매듭짓는 데 도움을 줄 훌륭한 설득 기법의 마지막 두 가지 요소, 시각적 언어와 스토리에 대해 배울 준비를 갖췄다. 


천 마디 말보다 강력한 한 개의 이미지: 시각적 언어는 당신의 기둥들 중 하나를 상대의 마음속에 흔들리지 않게 심어놓는 역할을 한다. 음료 회사의 물 중립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을 때, 우리는 클라이언트에게 ‘여러분은 수백만 갤런의 물을 절약하고 있습니다.’라는 식의 말은 피하라고 충고했다. 추상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대신 ‘여러분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15개분의 물을 절약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이런 식의 말은 고객에게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게끔 하는 ‘시각적 심벌’을 전달한다. 이는 주장을 훨씬 기억에 남게 하며 소비자들이 반복할 수 있게 만든다. 메시지는 이런 식으로 침투한다. 어떤 주장을 할 때는 당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가장 생생한 이미지를 생각해보라. 


심벌의 역할 - 차별화 혹은 뒤집기 / 나만의 심벌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심벌은 거대 서사를 뒷받침하는 데 사용될 때는 두 가지 역할 중 하나를 수행하게 된다. 심벌은 경쟁자로 가득한 시장에서 당신을 차별화하려 할 때, 혹은 평판을 회복시키려 할 때 필요하다. 어느 쪽이든 기억에 남고 감정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 호텔의 예를 살펴보자. “우리 호텔은 당신의 편안함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라고 그들이 말하면 당신은 ‘그런데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체크인을 할 때 고객이 베개를 고를 수 있게 해드립니다.” 여기서 베개라는 심벌은 “우리는 당신의 편안함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라는 말보다 훨씬 빠르게 편안함을 떠올리게 한다. 기둥들과 거대 서사 각각에 대해 강조하는 이미지, 상징적인 몸짓, 시각적 언어를 찾는다면 더 이상적일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거대 서사와 세 개의 기둥을 살피면서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답을 구해보아야 한다. 첫째, 당신이 내세우려는 주제나 요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미지나 시각 자료는 무엇인가? 둘째, 어떤 상징적 제스처로 당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까? 당신의 상징적 제스처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는 어떻게 알아낼까?


마음을 흔드는 스토리의 비밀 - 이제 스토리텔링은 브랜드나 기업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이야기로 이끌다』의 저자인 폴 스미스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스토리텔링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주었다. “스토리텔링은 당신이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들을 훨씬 기억하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또 스토리텔링은 강력한 유대를 구축하게 해줍니다. 소비자나 고객에게 긴장을 풀게 할 시간을 허락해서, 당신이 말하는 것마다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는 대신 당신에게 귀를 기울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토리에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스토리를 퍼뜨립니다. 하지만 보고서나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퍼뜨리는 일은 없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이야기다. 


핵심 감정을 움직이는 스토리의 힘: 설득이 효과적이려면 모든 스토리는 핵심 과정을 건드려야 한다. 그리고 스토리는 처음, 중간, 끝으로 전개되어야 하고, 스토리에는 주인공이 있어야 한다. 또 욕망의 명확한 대상을 찾기 위한 투쟁과 해결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설득에 있어서는 여기에 더해 몇 가지 기준을 더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구체적이어야 한다. 제약 회사가 “우리는 질병을 치료합니다.”라고 말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말은 모호하고 연결성을 찾기가 힘들다. 그 대신 이 회사가 “이 사람은 80번째 생일을 맞은 HIV 환자입니다.”라고 말한다면, 소비자들은 그 환자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열쇠는 당신 스토리 속의 영웅이 누가 될지 결정하는 일이다. 당신인가? 당신의 회사인가? 당신의 제품인가? 처음부터 항상 명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스토리를 선택할 때는 타깃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 번째 열쇠는 고객의 장애와 고객의 가치관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당신이 “우리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발명입니다.”라는 식의 말을 한다면, 그것은 당신에 대한 것이고 당신 생각이다. 따라서 고객의 장애를 없앨 수가 없다. 고객이 당신을 탐욕스럽다고, 이윤만이 당신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곧바로 반박에 나설 것이다. 파마케어의 경우, 감정적 유대가 필수적이었다. 때문에 브랜드를 인도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스토리를 앞세워야 했다. 우리는 “치료법을 찾아서: 당신의 삶에 시간을 더하고 당신의 시간에 삶을 더한다.”라는 거대 서사를 만들고, 뉴저지에서 자라 고향 땅에서 항생 물질을 발견한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이제, 당신만의 설득을 시작하라


나만의 설득 기술을 만들어라 - 이제 설득 계획의 초안이 마련됐다. 이것이 당신의 토대, 출발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거기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 반응에 또 당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파악하기 전까지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나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늘 목격한다. 요컨대, 종이에 적힌 설득 계획은 그저 계획일 뿐이다. 당신의 입에서 나왔을 때 어떤 느낌일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다. 타깃 고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직 모르고, 그들에게 어떤 질문을 받게 될지 아직 모른다. 


이 단계에서 연습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할극, 시뮬레이션, 시험, 리파이닝(refining), 어떤 이름으로 부르건, 연습을 해야 한다. 예산이 허락한다면 내게 전화를 해라.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내게 전화를 하는 게 내키지 않는다면 리서치 전문 회사에 전화를 해라. 예산이 부족하다면 타깃 고객을 대변한다고 생각되는 3~5명의 사람들을 찾아서 커피나 점심을 대접하면서 그들에게 아이디어를 보여줘도 될지 물어라. 쉽게 만날 수 있는 범위 밖의 사람들을 찾고 있다면 소셜 미디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의 타깃 고객과 마음이 맞을 것으로 보이는 친구에게 역할극을 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는 방법도 있다. 


메시지를 바꿔야 할 때는 언제인가: 갑작스런 모순이 일어났을 때, 언어가 진화했을 때, 시장의 경쟁이 지나치게 심화되어 서사가 밋밋하게 보이게 됐을 때는 거대 서사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서사에 변화가 필요한 흔한 순간은 언어에 있어서 새로운 지뢰나 모순 경고가 생겼을 때다. 당신이 설득 계획을 개발할 당시에는 사실이었던 일이 이후 변화될 수도 있다. 


훌륭한 환경 기록을 내세우는 정유회사가 유조선 좌초로 원유를 유출하게 된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때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단어의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 와이어 탭(Wire Tap)이라는 이름의 제품이 있었는데, 소셜 미디어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도구로, 대화에서 언어의 패턴을 찾을 때 사용한다. 그런데 와이어 탭이라고 이름을 붙일 때만 해도, 그 단어는 재치 있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점차 도청과 관련된 의미를 띠면서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게 됐기 때문에 변화를 고려해야 했다. 


때로는 그대로 있다가는 고객이 떠나버린 시장에 남게 된다. 우리는 몇 년 전 금융 서비스 업체와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편리함의 측면에서 업체를 차별화하고자 했다. 때문에 우리는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모바일 뱅킹이 대중화되면서 지점의 숫자는 의미를 잃게 됐다. 이후 대중으로부터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는 메시지는 “언제 어디에서나 이용하는 은행”이 됐다. 그러나 다른 경쟁 업체가 뛰어들면서 ‘언제 어디에서나’라는 완전히 똑같은 메시지를 사용했다. 


우리는 은행과 수많은 작업 및 시험을 한 끝에 편리함을 이야기하는 다른 방식을 찾았다. “우리 스케줄이 아닌 당신의 스케줄에 맞춘 은행.” 우리는 이렇게 그들의 거대 서사를 바꾸었다. 스토리는 당신에게 울림을 줄 필요가 없다. 당신이 아닌 상대방에게 울림을 줘야 한다. 따라서 연습을 하고, 시험하고,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호기심을 갖기 전까지는 효과가 있을지 100퍼센트 확신할 수가 없다. 절대 이 단계를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들만큼이나 이 모든 것들을 함께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 설득은 근육이다. 근육을 키우는 데에는 절제와 실천과 반복이 필요하고,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반대편에 도착하고 나면 비로소 그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팩트풀니스 팩트에 끌리지 않는다


리 하틀리 카터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20년 10월




나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목표 없이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 설득을 하려면 우선은 당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클라이언트와 마주 앉았을 때 내가 처음 하는 질문은 “당신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종종 사업 계획서에 쓰는 것과 비슷한 일반적인 목표를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대답은 보다 구체적인 것이다. 설득을 위해서는 “더 인기를 얻고 싶어요.”라는 정도의 목표로는 부족하다. 누구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싶습니다.” 어떤 제품으로 어느 시장에서? “승진을 원합니다.” 얼마나 더 버는 어떤 자리로?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기후변화를 막는 일에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어떤 식으로? 언제까지? 설득의 성공은 ‘구체성’에 달려 있다. 나는 최대한의 상세함을 원한다. 성공이 어떤 모습인지 정확하게 그려낼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팩트가 아닌 스토리로 상대를 움직여라 - 여기서 나는 진정성의 근본 원리를 다루고 그 원리들이 사람, 물건, 정치인들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어째서 때로는 취약성을 인정하는 것이 마케팅에서 최고의 전략이 될 수 있는지 설명할 것이다. 한편 스토리가 없는 설득은 당신이 현재와 다른 어떤 모습이 되리라는 점을 상대에게 납득시키지 못한다. 설득은 믿음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스토리를 찾는 일이다. 




진정성은 장점이 될 수 있다. 자동차 렌탈 업체인 에이비스(Avis)는 수년간 허츠(Hertz)에 이어 2위에 머물고 있었다. 허츠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없었던 에이비스는 결국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에이비스: 우리는 더 노력합니다(Avis: We try harder).” 그것은 자신들의 위치를 인정하면서도 고객에게 2위와 함께하는 데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세련된 슬로건이었다. 이 광고는 효과가 있었다. 에이비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익을 보게 됐다. 




한편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 운동 동안 주장한 메시지를 받아들였든 아니든 내 연구에 따르면 많은 유권자들이 그로부터 진정성이 있고 여과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그는 자신이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되 그에 대해 사과하지는 않았다. 이 점에서 그의 지지자들은 그를 신뢰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가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나는 경제 위기에서 미처 다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 있는 지역에서 이루어진 트럼프의 연설을 분석했다. 그 지역의 사람들이 듣고 싶었던 말은 “그래도 우리는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가 아니었다. 그런 말들은 그들의 경험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일자리가 없었다. 때문에 그들은 여기까지 걸어왔다고 느낄 만한 것이 없었고, 게다가 아직도 ‘먼 길’이 남아 있다는 말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그들은 ‘당장의 해법’을 원했다. 트럼프가 “다시 일을 하고 싶고, 미국에서의 일자리를 원하며, 많은 일자리를 해외로 빠져나가게 놓아둔 지금의 정부에 실망했다.”는 자신들의 입장을 되짚어주자 그들은 인정을 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 


진정성에 대해 생각하는 또 다른 방법은 취약성이다. 지난 20년 동안 수치심과 취약성에 대해서 연구한 브레네 브라운 박사는 취약성을 불확실성과 위험, 감정 노출로 정의한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당신은 ‘그런 특성들은 내가 설득에 끌어들이려 하는 요소와 완전히 반대되는 것들이야. 나는 위험이 적고 감정 노출의 가능성이 낮은 상태로 내가 이길 것이란 확신을 갖고 싶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을 설득한, 즉 당신의 지지를 얻어낸 정당, 당신의 표를 얻은 정치인, 당신의 지갑을 열게 만든 그 제품에 대해서 생각해보라. 취약성이 존재할 때 그것을 인정한다면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척하는 것보다 훨씬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트럼프는 허세와 허풍으로 유명하지만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공공연히 인정하고 그것을 지지자들 앞에서 장점으로 재구성했다.




경험 없이 공직에 출마하려는 사람이라면, 그 점을 인정하는 편이 낫다. 기존 브랜드의 사용을 중단하고 신생 회사의 브랜드를 이용해보라고 권하는 경우라면 그로 인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는 편이 낫다. 회사가 엉망인 상태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싶다면, 우선 회사가 놓인 상황을 인정해야 한다. 이 장에서 말하려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취약성을 어떻게 사용하면 상대의 귀에 거짓으로 들리지 않게 하면서도 주장을 강화할 수 있는가? 




약점을 뒤집어라: 우리를 응원할 가치가 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 바로 ‘결함’이다. 이제는 그 약점을 적어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약점들에 대해 생각해보라. 어떻게 하면 그것들을 강점으로 만들 수 있을까? 당신이 설득을 당했던 때를 생각해보라. 이전에 알지 못했던 어떤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설득을 당한 경우가 많지 않았는가? 설득의 핵심은 완벽하게 빛나는 어떤 것을 보여주는 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예상치 못했던 어떤 것’을 보여주는 데 있음을 기억하라. 




사람들은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가




모든 설득의 시작은 공감이다 - 사람들이 왜 당신과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지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혹은 ‘아니 어떻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되는 문제가 있는가? 거기에서 당신이 경험하는 것이 바로 공감의 간극이다. 모든 중대하고 결정적인 사안에서 공감의 간극이 나타난다. 기후변화 입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걸 거부하는 멍청한 짓을 할 수 있는 거지? 엄연히 과학이 뒷받침을 하고 있는데!’라고 생각한다. 총기 규제나 낙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대화에 빠져있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공감이다. 귀를 기울이고 존중하는 태도이다. 공감을 하기 위해서 꼭 그들과 같은 의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크리에이터 딜런 매런은 이렇게 말한다. “공감은 지지나 보증의 동의어가 아닙니다. 당신과 뜻이 전혀 다른 누군가에게 공감한다고 해서 당신이 깊이 간직하고 있는 신념에 해가 되거나 당신이 그들의 신념을 지지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공감은 다르게 생각하도록 길러진 누군가도 나와 똑같은 한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참고로 나는 누구나, 그러니까 나와 뜻이 다른 사람들조차도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상당한 이유들이 있다는 가정 하에 살아왔다. 그런 생각에서 출발하고자 노력했기에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누군가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이해만 할 수 있다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리의 분열된 정치 풍토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하려는 마음보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완벽한 사실이 아닌 한 그 판단은 가정에 불과하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입을 열기 전에 우선 ‘내가 설득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아야만 한다. 당신이 설득해야 하는 대상이 시의회이든 시댁 식구이든, 진정으로 그들의 반향을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판단과 비판은 제거하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파악해야 한다. 상대를 당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 그들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이야기하는 것, 바로 이것이 소통의 황금률이다.




말은 머리가 아닌 가슴에 와닿아야 한다: 나는 공감을 다른 사람들의 감정, 가치, 행동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규정한다. 이는 당신이 그들의 감정, 가치, 행동에 무조건 동의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당신이 세상을 그들의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기꺼이 자신의 판단을 보류한다는 의미이다. 내가 여기에서 이야기할 능동적 공감은 3단계 과정(감정적 공감 - 가치 기반 공감 - 행동 기반 공감)을 거친다. 각 요소에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공감을 위해 노력할 때 보통 이 세 가지 중 하나에 치중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핵심은 이 세 가지 모두를 하나의 단위로 보는 것이다. 




감정적 공감 - 감정을 완벽히 이해한다: 능동적 공감의 첫 단계에 해당하는 감정적 공감은 다른 사람의 감정뿐 아니라 그런 감정 뒤에 있는 이유까지 이해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다 자세히 배우기 위해 나는 『오늘 아침은 우울하지 않았습니다』의 저자인 힐러리 제이콥스 헨델을 만났다. ‘변화의 삼각형’이라는 그녀의 연구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우리가 스스로의 감정을 생산적으로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모델을 만들었고, 변화의 삼각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삼각형의 한 꼭짓점에는 슬픔, 두려움, 분노, 기쁨, 흥분, 성적 흥분, 혐오감과 같은 핵심 감정이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 두뇌의 중심에 본래부터 내장되어 있으며 의식적인 통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 감정이며, 환경에 의해 작동된 핵심 감정은 행동의 도화선이 되는 다양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감정은 생산적이며 행동의 단서가 되므로 그들로부터 도망쳐서는 안 됩니다.” 




“삼각형의 다음 꼭짓점에는 수치심, 불안, 죄책감의 억제 감정이 있습니다. 이 감정들은 핵심 감정을 차단하며 생물학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논의에 적용되는 부분은 상대를 설득할 수 있으려면 그들이 ‘생산적인 핵심 감정’을 느끼고 있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꼭 즐겁고 기쁘게 만들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거나, 화나거나, 혐오감을 느끼게 만들어도 그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지만. 사람들이 수치심, 불안, 죄책감을 느낀다면 그들은 설득할 수가 없다. 




마지막 꼭짓점에는 방어, 즉 농담, 비꼼, 비판, 멍한 상태, 꾸물거림, 집착, 부정적 사고, 잘못된 공격성, 과로, 과식, 거식, 섹스, 강박, 중독, 전화나 소셜 미디어에 대한 지나친 집착 등 핵심 감정이나 억제 감정을 피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 있다. 헨델은 말한다. “어려운 대화나 논쟁을 해야 할 때, 커뮤니케이션 전략 개발을 해야 할 때도 이런 일에 관여하는 것이 싫어서 방어 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변화의 삼각형은 당신이 가능한 한 빨리 핵심 감정으로 돌아오도록 도와준다. 어떤 사건이나 상황으로 인해 당신이나 타깃 고객이 마음의 평정을 잃었다면, 당신이나 그들이 변화의 삼각형 내 어디에 있는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이후 평화, 균형감, 해법으로 가는 지표를 제시하는 핵심 감정에 이를 때까지 시계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무튼 감정적 공감을 실천하려면 자신의 감정은 물론이고 당신이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나 사람들의 감정까지 이해해야 한다. 또 호기심을 잃지 않는 개방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당신의 감정은 생산적인가? 어떤 감정이 호기심을 가지는 데 방해가 되는가?


가치 기반 공감 - 그들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능동적 공감의 두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가치 기반 공감은 상대방이 중요시 여기는 가치관을 이해하는 일이다. 가치 기반 공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첫째, 당신의 언어를 타깃의 언어로 바꾸려면 우선 이 문제에 있어서 당신에게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만 한다. 둘째, 타깃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살펴보자. 당신이 강력한 총기 규제 법규의 제정을 위해 싸우고 있다면, 아마도 당신은 당신과 당신의 자녀를 포함한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주된 가치는 ‘보살핌/피해’일 것이다. 그렇다면 수정 헌법 제2조를 지지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당신들은 내게서 총을 뺏을 수 없다.”, “나는 정부가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나에게는 무기를 소지할 권리가 있다.”라는 그들의 논거를 자세히 살피면, 그들이 주로 ‘자유/억압’의 가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곧 알 수 있다. 일단 그것을 이해했다면 당신이 아닌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중심으로 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주된 가치뿐 아니라 상대방의 주된 가치까지 이해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그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라는 말을 하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당신이 만약 그런 태도를 취하고 있다면 그것은 공감을 잃었다는 확실한 징후다. 당신이 설득하려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분명히 이 문제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행동 기반 공감 -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는가: 능동적 공감의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하는 행동 기반 공감은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행동 기반 공감에서 당신의 목표는 간단하다. 당신의 문제, 제품, 회사에 관해서 타깃이 되는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타깃 집단 내에서 이야기를 나눌 만한 사람을 찾고, 판단 없이 사실만을 포착하는 저널리스트의 마음가짐으로 상대와의 대화에 임해야 한다. 제니 수서는 이런 논의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알려준다. 




첫째, 자신을 안다. 특히 당신을 자극하는 유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둘째, 상대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동요되지 않는다. 독특한 억양으로 말을 하거나 ‘음’, ‘그러니까’와 같은 말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으로 상대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셋째, 완벽한 집중 상태를 유지한다. 집중을 유지하려면 정신력과 의지력이 필요하다. 이는 여러 가지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넷째, 내용을 명확히 하는 질문을 한다.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성급한 판단을 피하고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데 시간을 할애하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이것이야말로 변화로 가는 길이다. 




능동적 공감 - 모든 것을 한데 모으다: 설득은 공감의 활동이며, 여기에는 완벽한 헌신과 집중이 필요하다. 또 자제력과 에너지도 필요하다. 하지만 제대로만 한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상대방을 정말로 이해하기만 하면 그들과 관계를 맺고 큰 차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른 것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더라도, 이 장에 있는 정보만은 꼭 가져가서 당신이 설득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꾸어보길 바란다. 약속한다. 그 일에는 정말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 




강력한 메시지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당신을 기억하게 만들 세 개의 기둥을 세워라 - 당신을 떠올리게 하는 한마디는 무엇인가: 당신에 대한 가장 큰 결정은 당신이 없는 자리에서 이루어진다. 고객이 어떤 제품을 카트에 넣을지, 회사가 누구를 새로 고용할지,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어떤 사람의 이름 위에 표시를 할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순간, 당신은 그 자리에 없다. 때문에 강력한 거대 서사(master narrative, 모든 역사적 사건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커다란 ‘이야기 틀’을 의미), 즉 당신이 그 자리에 없을 때에도 그들이 당신에 대해서 알 수 있고, 당신을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마련해두어야 한다. 거대 서사는 당신을 규정하고 당신을 다른 사람과 구분하는 매우 집중적인 메시지를 말한다. 형태와 단어는 다를 수 있지만, 그 정신만은 항상 연결돼 있다. 일단 찾으면 그것을 당신의 북극성으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기준이 되면 다른 모든 것은 그 메시지에 보조를 맞추게 된다. 




나이키의 “일단 도전하라(Just Do It).” 라는 슬로건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스포츠 정신을 끌어내는 거대 서사의 표현이다. 로널드 레이건이 내세웠던 “미국의 아침(Morning in America)”은 미국의 가치관과 가능성을 새롭게 다진다는 그의 거대 서사를 표현하고 있다. 거대 서사는 브랜드나 정당이 수십 년 동안 내리는 모든 결정에 영향을 준다. 이로써 모든 것이 항상 그 서사를 뒷받침하게 된다. 




이 거대 서사가 타깃 대상이 스스로에 대해서 좋은 느낌을 갖도록 함으로써 설득력을 얻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혹은 유권자)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냥 운동화를 사는 것이 아니야. 나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니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이 나라의 새로운 시작을 지지해.” 그것이 이 과정에서 공감이 필수적인 이유다. 상대방이 어떤 느낌을 받고자 하는지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그런 느낌을 주는 거대 서사를 만들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장의 초점은 설득 계획의 세 기둥을 어떻게 찾고 만드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이 각각의 기둥은 입증 사항(사실)에 의해 뒷받침된다. 




거대 서사를 떠받치는 세 개의 기둥: 세 개의 기둥은 당신의 거대 서사를 뒷받침하는 세 가지 주제인데, 깨닫지 못했을 뿐 당신은 늘 다른 브랜드의 기둥에 대해서 듣고 있다. 금융 그룹 피델리티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실적, 전문성, 다양성” 때문이다. CVS (미국의 잡화 체인)의 경우는 “가격, 품질, 접근성”이다. 브랜드의 슬로건 뒤에 등장하는 이 세 단어가 그들의 거대 서사를 받치는 기둥들이다. 기둥은 거대 서사를 이행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이 힘을 얻으려면 스토리가 필요하다: 설득에서 입증 사항과 그 역할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입증 사항과 서사, 스토리를 혼동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설득력이 있으려면 이 세 가지 요소가 빠짐없이 갖춰져야 한다. 하나만으로는 세 가지 일을 할 수 없다. 사람들은 입증 사항을 거대 서사나 기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 대신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입증 사항은 기둥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기둥을 대체할 수는 없다. 




세 개의 기둥 사례 연구 - 파마케어: 최근 한 대형 제약 업체가 우리를 고용했다. 이 회사를 파마케어(Pharma Care)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 회사가 우리를 찾은 이유는 제약 업계 전체가 위기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건강보험개혁법(저소득층까지 의료보장제도를 확대하는 법안)에 대한 논쟁에서 제약 회사들은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 보험사, 정부를 괴롭히는 악당으로 그려졌다. 이 서사에서는 파마케어의 탐욕으로 인해 노인과 암 환자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있었다. 물론 파마케어의 생각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질병 퇴치를 위해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파마케어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나쁜 놈들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들과 일을 시작해보니 그들이 소비자의 문제가 아닌 자신들의 문제에만 시선을 두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그들은 대다수의 클라이언트들이 그렇듯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만 하면 모두가 이해를 해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가격을 정하는 것은 보험사인데 제약 회사가 비난을 받는 상황에 불만을 느꼈다. 또 시장에 약 하나를 내놓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이 드는지, 약이 실패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를 이해하면 소비자들도 그들이 선량하다는 사실을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소비자와 환자들이 제약 회사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모든 믿음을, 제약 회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게 하는 모든 장애물을 파악해야 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온갖 나쁜 점들을 나열했다. 우리가 밟은 다음 단계는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들어가는 능동적 공감을 실행하는 것이었다. 소비자들이 의료 업계와 제약 회사 전반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약에 대해 생각할 때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즉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목록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이 제약 회사가 한 모든 좋은 일을 파악해야 했다. 때문에 우리는 세 번째 목록을 만들었다. 소비자들의 니즈 중, 파마케어가 실현시킬 수 있었던 좋은 일의 목록을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장애물, 소비자의 니즈, 파마케어가 충족시킨 소비자의 니즈 등 세 개의 목록(아래 첫번째 표)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세 개의 목록을 얻었다면 이제 기둥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우리의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회사의 강점과 특성에 대한 모든 입증 사항을 나열한 목록을 완성한 뒤, 소비자의 부정적 믿음을 강화하는 항목을 지웠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제약 회사를 탐욕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일 경우, 금전적 성공이나 시장 점유와 연관된 입증 사항은 삭제했다. 이후 세 번째 단계에서 우리는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입증 사항에 강조 표시를 했다. 그다음 4단계에서는 강조된 항목들을 세 가지 범주로 분류(아래 두번째 표)했다. 


  


이들 범주가 바로 우리의 기둥이 되는 것들이었다. 파마케어의 경우, 첫 번째로 부각된 기둥은 ‘접근성’이었다. 소비자의 핵심 니즈는 필요한 때 약을 구할 수 있고 살 수 있는 능력이었다.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 파마케어가 내세워야 하는 것이기도 했다. 두 번째 기둥은 ‘치유’였다. 이 회사는 환자의 질병과 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찾는 데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었다. 그들은 매일같이 소비자의 목숨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이 점이 환자들의 마음속에서 그들이 의미하는 것의 일부가 돼야 했다. 세 번째 기둥은 ‘혁신’이었다. 파마케어는 알츠하이머, HIV, 난소암, 전립선암, C형 간염과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약에 대한 임상실험을 진행했다. 각각 일련의 입증 사항이 포함된 이 세 개의 기둥을 갖게 되자 이들을 기반으로 파마케어를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거대 서사에 이를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의 거대 서사다


당신은 이제 세 개의 기둥과 아홉 가지 입증 사항으로 종이를 채웠다. 이 작업이 필요했던 이유는 거대 서사가 타깃 고객에게 가장 중요하며, 당신이 전달할 수 있는 것들로부터 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어떻게 당신의 ‘단 하나’로 만들 수 있을까? 




브랜드에 거대 서사가 담길 때: 파마케어의 경우, 기둥들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제약 회사의 브랜드를 평가할 때 발명의 특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처음 그들을 표현할 방법을 찾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생각했다. ‘그들이 연구ㆍ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 그들이 당신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투자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 그들이 얼마나 혁신적인지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표현은 발명을 중심으로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구상을 시작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치료법을 찾아”, “불가능 그 너머를 보다”, “오직 치료를 위해”, “불가능을 넘어서는 치료” 등등. 이들 표현에 대한 반응을 통해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뒤에야 비로소 “치료법을 찾아서: 당신의 생명에 시간을 더하고, 당신의 시간에 생명을 더하는”이라는 거대 서사가 탄생했다. 




과거 소비자들은 파마케어를 혁신성이 떨어지는 회사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마케어가 “치료법을 찾아서: 당신의 생명에 시간을 더하고, 당신의 시간에 생명을 더하는”을 새로운 거대 서사로 채택하자, 1년이 채 안 되어 파마케어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 2위의 자리에 올랐다. 이는 그들이 소비자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거대 서사를, 감정적으로 가장 적절한 거대 서사를, 그들의 메시지를 회사에 대한 것에서 소비자의 핵심 니즈를 다루는 것으로 변화시킨 거대 서사를 만들어냈음을 의미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들어라




뇌는 말이 아닌 이미지에 끌린다 - 지금까지의 설득 과정을 살펴보자. 당신에게는 큰 비전이 있다. 당신은 이를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당신은 설득해야 하는 사람을 진심과 공감의 마음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당신은 당신의 주장에 대한 세 가지 기둥을 만들었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당신의 비전이 자기 문제의 해답이라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거대서사를 만들었다. 또 기둥 하나당 세 개의 간결한 입증 사항들로 그 거대 서사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제 당신은 일을 매듭짓는 데 도움을 줄 훌륭한 설득 기법의 마지막 두 가지 요소, 시각적 언어와 스토리에 대해 배울 준비를 갖췄다. 




천 마디 말보다 강력한 한 개의 이미지: 시각적 언어는 당신의 기둥들 중 하나를 상대의 마음속에 흔들리지 않게 심어놓는 역할을 한다. 음료 회사의 물 중립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을 때, 우리는 클라이언트에게 ‘여러분은 수백만 갤런의 물을 절약하고 있습니다.’라는 식의 말은 피하라고 충고했다. 추상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대신 ‘여러분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15개분의 물을 절약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이런 식의 말은 고객에게 그들의 주장에 동조하게끔 하는 ‘시각적 심벌’을 전달한다. 이는 주장을 훨씬 기억에 남게 하며 소비자들이 반복할 수 있게 만든다. 메시지는 이런 식으로 침투한다. 어떤 주장을 할 때는 당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가장 생생한 이미지를 생각해보라. 




심벌의 역할 - 차별화 혹은 뒤집기 / 나만의 심벌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심벌은 거대 서사를 뒷받침하는 데 사용될 때는 두 가지 역할 중 하나를 수행하게 된다. 심벌은 경쟁자로 가득한 시장에서 당신을 차별화하려 할 때, 혹은 평판을 회복시키려 할 때 필요하다. 어느 쪽이든 기억에 남고 감정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 호텔의 예를 살펴보자. “우리 호텔은 당신의 편안함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라고 그들이 말하면 당신은 ‘그런데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체크인을 할 때 고객이 베개를 고를 수 있게 해드립니다.” 여기서 베개라는 심벌은 “우리는 당신의 편안함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라는 말보다 훨씬 빠르게 편안함을 떠올리게 한다. 기둥들과 거대 서사 각각에 대해 강조하는 이미지, 상징적인 몸짓, 시각적 언어를 찾는다면 더 이상적일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거대 서사와 세 개의 기둥을 살피면서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답을 구해보아야 한다. 첫째, 당신이 내세우려는 주제나 요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이미지나 시각 자료는 무엇인가? 둘째, 어떤 상징적 제스처로 당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까? 당신의 상징적 제스처가 무엇인지 혹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는 어떻게 알아낼까?




마음을 흔드는 스토리의 비밀 - 이제 스토리텔링은 브랜드나 기업의 중요한 과제가 됐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 『이야기로 이끌다』의 저자인 폴 스미스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스토리텔링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주었다. “스토리텔링은 당신이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들을 훨씬 기억하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또 스토리텔링은 강력한 유대를 구축하게 해줍니다. 소비자나 고객에게 긴장을 풀게 할 시간을 허락해서, 당신이 말하는 것마다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는 대신 당신에게 귀를 기울이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토리에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스토리를 퍼뜨립니다. 하지만 보고서나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퍼뜨리는 일은 없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이야기다. 




핵심 감정을 움직이는 스토리의 힘: 설득이 효과적이려면 모든 스토리는 핵심 과정을 건드려야 한다. 그리고 스토리는 처음, 중간, 끝으로 전개되어야 하고, 스토리에는 주인공이 있어야 한다. 또 욕망의 명확한 대상을 찾기 위한 투쟁과 해결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설득에 있어서는 여기에 더해 몇 가지 기준을 더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구체적이어야 한다. 제약 회사가 “우리는 질병을 치료합니다.”라고 말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말은 모호하고 연결성을 찾기가 힘들다. 그 대신 이 회사가 “이 사람은 80번째 생일을 맞은 HIV 환자입니다.”라고 말한다면, 소비자들은 그 환자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열쇠는 당신 스토리 속의 영웅이 누가 될지 결정하는 일이다. 당신인가? 당신의 회사인가? 당신의 제품인가? 처음부터 항상 명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스토리를 선택할 때는 타깃 고객이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 번째 열쇠는 고객의 장애와 고객의 가치관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당신이 “우리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발명입니다.”라는 식의 말을 한다면, 그것은 당신에 대한 것이고 당신 생각이다. 따라서 고객의 장애를 없앨 수가 없다. 고객이 당신을 탐욕스럽다고, 이윤만이 당신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곧바로 반박에 나설 것이다. 파마케어의 경우, 감정적 유대가 필수적이었다. 때문에 브랜드를 인도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스토리를 앞세워야 했다. 우리는 “치료법을 찾아서: 당신의 삶에 시간을 더하고 당신의 시간에 삶을 더한다.”라는 거대 서사를 만들고, 뉴저지에서 자라 고향 땅에서 항생 물질을 발견한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를 이야기했다. 




이제, 당신만의 설득을 시작하라




나만의 설득 기술을 만들어라 - 이제 설득 계획의 초안이 마련됐다. 이것이 당신의 토대, 출발점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거기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 반응에 또 당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파악하기 전까지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나는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늘 목격한다. 요컨대, 종이에 적힌 설득 계획은 그저 계획일 뿐이다. 당신의 입에서 나왔을 때 어떤 느낌일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다. 타깃 고객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아직 모르고, 그들에게 어떤 질문을 받게 될지 아직 모른다. 




이 단계에서 연습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역할극, 시뮬레이션, 시험, 리파이닝(refining), 어떤 이름으로 부르건, 연습을 해야 한다. 예산이 허락한다면 내게 전화를 해라. 기꺼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내게 전화를 하는 게 내키지 않는다면 리서치 전문 회사에 전화를 해라. 예산이 부족하다면 타깃 고객을 대변한다고 생각되는 3~5명의 사람들을 찾아서 커피나 점심을 대접하면서 그들에게 아이디어를 보여줘도 될지 물어라. 쉽게 만날 수 있는 범위 밖의 사람들을 찾고 있다면 소셜 미디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의 타깃 고객과 마음이 맞을 것으로 보이는 친구에게 역할극을 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는 방법도 있다. 




메시지를 바꿔야 할 때는 언제인가: 갑작스런 모순이 일어났을 때, 언어가 진화했을 때, 시장의 경쟁이 지나치게 심화되어 서사가 밋밋하게 보이게 됐을 때는 거대 서사에 변화를 주어야 한다. 서사에 변화가 필요한 흔한 순간은 언어에 있어서 새로운 지뢰나 모순 경고가 생겼을 때다. 당신이 설득 계획을 개발할 당시에는 사실이었던 일이 이후 변화될 수도 있다. 




훌륭한 환경 기록을 내세우는 정유회사가 유조선 좌초로 원유를 유출하게 된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때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단어의 의미가 바뀌기도 한다. 와이어 탭(Wire Tap)이라는 이름의 제품이 있었는데, 소셜 미디어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도구로, 대화에서 언어의 패턴을 찾을 때 사용한다. 그런데 와이어 탭이라고 이름을 붙일 때만 해도, 그 단어는 재치 있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점차 도청과 관련된 의미를 띠면서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게 됐기 때문에 변화를 고려해야 했다. 




때로는 그대로 있다가는 고객이 떠나버린 시장에 남게 된다. 우리는 몇 년 전 금융 서비스 업체와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들은 편리함의 측면에서 업체를 차별화하고자 했다. 때문에 우리는 곳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지만 모바일 뱅킹이 대중화되면서 지점의 숫자는 의미를 잃게 됐다. 이후 대중으로부터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는 메시지는 “언제 어디에서나 이용하는 은행”이 됐다. 그러나 다른 경쟁 업체가 뛰어들면서 ‘언제 어디에서나’라는 완전히 똑같은 메시지를 사용했다. 




우리는 은행과 수많은 작업 및 시험을 한 끝에 편리함을 이야기하는 다른 방식을 찾았다. “우리 스케줄이 아닌 당신의 스케줄에 맞춘 은행.” 우리는 이렇게 그들의 거대 서사를 바꾸었다. 스토리는 당신에게 울림을 줄 필요가 없다. 당신이 아닌 상대방에게 울림을 줘야 한다. 따라서 연습을 하고, 시험하고,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호기심을 갖기 전까지는 효과가 있을지 100퍼센트 확신할 수가 없다. 절대 이 단계를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들만큼이나 이 모든 것들을 함께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 설득은 근육이다. 근육을 키우는 데에는 절제와 실천과 반복이 필요하고,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반대편에 도착하고 나면 비로소 그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팩트풀니스와 같은 책인 줄 알고 선택했지만

마케팅 기본 도서라고 할 수 있었다

소설미디어, 광고, 뉴스에서 부터 일상 속 인간관계까지 무엇 하나 의도되지 않은 것이 없고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는 요즘

사람들은 더 이상 누군가의 말이나 정보를 들을 때 그것이 팩트인지 묻지 않고

저마다의 관점과 니즈에 맞춰 편향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을 택한다.

이제 누군가를 설득할 때 사실을 말 한다고 상대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책은 사실보다 거짓에 좌우되는 세상에서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설득 전략을 보여준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알고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걸 찾고

기억에 남는 메세지를 만들고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들고

자신만의 설득의 기술로 전략을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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