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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후 미국의 세계 전략 - 로버트 S. 싱 지음

삼생지연 2021. 2. 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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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이후 미국의 세계 전략

로버트 S. 싱 지음

에코리브르 / 20171




전략으로의 회귀


버락 오바마의 외교 정책은 실패했지만, 미국의 전략적 사고가 아직 닫힌 것은 아니다. 오바마 정부의 백악관 입성 전보다 미국은 국력이 더 약화되고 세계정세는 한층 불안정해졌다. 업적은 적고 영향력은 줄었으며 신뢰가 떨어졌다. 동맹국은 전략적으로 방황하고, 적대국은 힘을 키우고 있다. 분명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미국이 구축한 세계의 안전과 번영에 심각한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과 서구 시계는 전략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 순수한 미국적 리더십을 재정비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질서를 복원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 남은 재임 기간 동안 오바마는 전략으로의 회귀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가 이뤄온 변화를 바꾸고 그 자리를 미국의 관심과 이상에 더욱 부합하는 거대한 전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포스트 오바마 시대

워싱턴은 미국의 미래를 재고하고 목표를 되찾을 수 있다. 아울러 오바마가 터무니없이 방치한 국제적 리더십의 핵심 특징을 복원해 미국의 약속을 쇄신할 수 있다. 여기서 과거는 서막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의 리더십을 ‘리셋(reset)’하는데 전략적 공격으로의 회귀는 힘을 통해 진짜 평화를 부활시키기 위해 국력의 모든 요소(군사력 회복, 경제 협약, 외교적 현실주의, 그리고 이념적 비전의 강요)를 무관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6년 유권자들은 본능적으로 미국의 적을 달래기보다 맞서려 하고, 심화하는 서방 동맹국의 안보 구조 와해를 시급히 재건하려는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 책의 주장은 적정한 비용으로 달성 가능한 전략을 통해 미국이 되찾을 수 있고 또 되찾아야 하는 세계 지도자 역할이라는 신념에 기초하고 있다. 미국 리더십 쇄신을 위한 가능성 있는 길(새로운 미국 국제주의)은 다음 다섯 가지 요소로 이뤄져야 한다.


① 국가 안보 방위 재건 ­ 위협에 대해 모든 경쟁국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위에 서기 위해 신속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방위비용을 늘리고 난공불락의 군대를 재건한다. ② 동맹 관리 능력 회복 ­ 기존 동맹 관계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동맹에 투자한다. 아울러 확고하게 전진 방어(forward defense)에 전념한다. ③ 자유 무역과 에너지 확보를 통한 안보 회복 ­ 서방의 집단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미국의 에너지 혁명을 촉진함과 동시에 유럽 및 아시아 동맹국들과 미국을 좀 더 긴밀하게 연결해주는 자유 무역 체제를 진전시킨다. ④ 강력한 국제주의 부활 ­ 전쟁 억제를 확고히 하고, 강력한 테러 방지 대책을 강구하며, 국가 행동의 본질에 대한 근거 없는 추축을 배격한다. 아울러 국가 건설 혹은 유엔 같은 국제기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⑤ 전략적 해결의 재개 ­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확장 및 심화를 보장하기 위해 핵심 가치에 대한 도덕적 명확성을 가지고 인내를 통한 해결을 한다. 


전략 부재: 오바마 실패의 교훈


교훈 1 - 대규모 전략의 필요성

오바마 독트린의 기본 결점은 그 기획 자체에 있었다. 오바마 정부는 근거 없고 불안한 내용을 기초로 전략을 세웠다. 최상의 대규모 전략을 세우려면 워싱턴의 ‘기회 구조’, 곧 국제 시스템과 변화하는 미국의 역할에 대한 현실적 평가가 필요하다. 냉전 체제가 무너지면서 이런 틀이 형성됐는데, 민주당과 공화당 정부는 이 틀을 조정하긴 했지만 중심 원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소련 붕괴 이후 등장한 정부들은 새로운 상황에 맞춰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런 유산을 이어받지 않음으로써 전략의 부재를 초래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의 국정 운영에 자극을 주는 충동은 외교 문제를 다룸에 있어 부수적인 게 아니라 본질적인 것이었다. 


오바마 정부의 문제는 국내 정책에 대한 우선적인 집착이나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 질서를 오판한 데서 생겨났다. 세계화가 국제 정치를 재정립하고, 지리경제학이 지정학보다 중요하며, 지역 내 전쟁은 과거의 유물이라는 잘못된 확신에 고무된 나머지, 감축을 수월하게 하고 적대국에 편의를 제공하는 조치를 계획했다. 이는 미국인이 선의를 베풀면 적대국이 편의를 제공한 것에 보답하고 현존하는 시스템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한 것이다. 국제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오바마가 옳았지만, 힘의 정치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틀렸다. 게다가 가장 협력할 필요가 있는 국가들(중국과 러시아)이 팽창과 호전적인 길로 점점 더 나아가는 순간에도 그는 잘못된 분석을 하고 있었다. 

 

교훈 2 - 협상의 한계

오바마의 경우, 국제 무질서를 개선하기 위해 협상이 필요했다. 그리고 협상은 대부분 간단하고 명확했지만 잘못된 것이었다. 이는 극히 드문 경우였다. 미국의 협상으로 인해 동맹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적대국들이 자국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효과적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워싱턴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지, 상황이 채찍 없이 당근만 필요한 ‘순진한’ 정책에 유리한지, 실패했을 때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할지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바마의 국정 운영을 보면 “무력 없는 외교는 악기 없는 음악과 같다”는 프리드리히 대왕의 경고가 옳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바마 시대에 미국의 적대국들이 취할 수 있는 범주는 급격하게 넓어진 반면, 제한 범위는 축소되었다. 그 결과 협상은 전략이라기보다 희망사항이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이란, 러시아, ISIS의 부상 등 세 가지 경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훈 3 - 정치화의 위험성

외교 정책은 정치뿐만 아니라 중요하고도 원칙적인 반대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으며, 대규모 전략은 이런 갈등 속에서 형성된다. 예로 국방 예산부터 군사 배치 최종 기한에 이르는 중대한 문제가 선거나 당의 필요성에 종속되고, 국가 안보가 논란을 일으키는 국내 현안을 이유로 고려 대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정치화 현상이 이처럼 워싱턴 정가에 만연한 적은 거의 없었다. 오바마가 국정을 전반적으로 잘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공화당도 비난을 받아야 하지만,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몇몇 중요 사안에 대해 특별한 책임을 감당했던 것도 사실이다. 


① 국방 정책 ­ 국가 안보는 사치품이 아니라 헌법에 규정된 연방 정부의 의무이자 대통령의 가장 무거운 책임으로, 정부와 대통령이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현재의 세계 질서에 안주한 나머지, 국방부가 터무니없이 정치화하도록 방조했다. 국방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4.6퍼센트에서 2015년 3.9퍼센트로 감소했고, 2017년에는 2.9퍼센트까지 낮출 계획인데, 2015년 2월 전직 정부 관리 및 군인 85명이 의회 지도자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앞으로 3년 동안 군 병력은 거의 10만 명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해군의 긴급 대처 능력은 목표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테고, 출격 준비를 마친 공군력은 절반에도 못 미칠 것입니다. 배치를 받지 못한 해병대 절반가량은 병력이나 장비가 부족하고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양당과 의회 산하 국방자문위원회에서는 2014년 7월 경고한 대로 2016년 자동 예산 삭감이 발효되면 군대의 ‘긴급 전투태세’ 위기는 ‘속 빈 부대(hollow force)’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국가라는 배를 재건조하는 일은 폭풍우가 몰아칠 때가 아니라 그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 


② 선전포고 없는 전쟁 ­ 오바마는 군사 문제에서 언제나 단기적인 정치적 해결책을 찾는 경향이 있다. 이라크에서는 철수하고 싶은 열망이 그곳에 계속 주둔하는 문제에 대한 관심을 능가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보충 병력을 여러 부대로 나누고 철수 날짜도 인위적으로 강요했다. 메소포타미아에서 주장한 목표는 ISIS를 말살하거나 약화시키는 것이었지만,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을 끝내겠다는 자기 약속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평화라는 ‘유산’을 남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몇 가지 측면에서 이는 근본적인 갈등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미국 대통령이 언어 선택을 세심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나 무슬림에게서 거의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면서 종교의 이름으로 행하는 테러와 관련 있는 ‘이슬람’이나 ‘무슬림’ 같은 용어의 사용을 거부하고, ‘테러리스트’와 관련한 이야기를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는 오바마의 타협주의적 어휘 사용은 미국인으로 하여금 총사령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게 만들었다. 차기 대통령은 이슬람의 이름으로 살상을 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폭력적 극단주의자’가 아니라, 특정 종교적 열정에 이끌린 광신도임을 인식해야 한다.


교훈 4 - 지키지 못할 과도한 약속

앞의 세 가지 교훈은 궁극적으로 오바마 시대의 특징이 어긋난 리더십을 반영하고 또 강화했다. 대통령은 설득력 있는 화술을 구사해야 한다. 비록 이익이 즉각적이거나 분명해 보이지 않아도 국내외 현안에 대한 의견을 알리고 다듬어야 한다. 악화한 대외 관계 속에서 오바마는 설득의 예술을 등한시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각기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곧 TPP 같은 무역 협정을 맺으려 했음에도 오바마 정부는 미국의 안보와 세계 번영을 위해 자유 무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료하게 설파하려 했던 클린턴 정부의 노력을 아무 데서도 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기적으로 이기적 수사(修辭)에 의존했지만, 점진주의에 빠져 있던 정부는 그런 과장된 확언을 신뢰했다. 오바마는 글로벌 협력에 대한 희망을 고조시켰지만, 사실상 그러한 협력이 의존하고 있던 미국의 지위와 영향력을 약화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가 있음에도 전임자들과 달리 오바마는 자기 뜻대로 군사 개입을 최소화했으며, 다른 국가를 제압하는 것을 매우 꺼렸다. 오바마 정부는 기본적으로 회피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미국 여론은 서구가 직면한 글로벌 차원의 도전에 대처할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미국의 권력 행사를 엄중히 제한한 오바마 독트린을 장기간 실천해서 나온 결과물이 바로 중국이다. 오바마 정부의 주요 목적은 아시아를 미국의 대규모 전략에서 핵심으로 승격시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외교 정책이 유럽과 중동에 쏠려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인 아시아에 다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계획이나 실행에서 모두 실패했다. 유럽, 이스라엘 그리고 아랍 사람들은 오바마 정부의 ‘중심 정책’을 자기 지역을 격하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아시아의 동맹국들은 워싱턴에 비판적인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미 해병 2500명을 오스트레일리아에 배치하는 식의 새로운 접근이 얼마나 중요한 변화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권리 행사에 대해서도 미국은 2015년 말까지 최소한의 반발에 그쳤을 뿐이다. 이에 중국의 도발은 갈수록 뻔뻔해져 지역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의 공공분야나 민간 영역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쇠퇴론의 반전: 미국의 다음 세기는?


미국 민주주의는 헌법적 기반과 역사적 발전에 의해 탄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지금 힘이 쇠약해지고 있는 상태며, 이런 상황을 치유해야 한다. 그런데 이 치유 방법을 찾기가 힘들고, 찾는다 하더라도 치유 시간이 길다는 것이 문제다. 차기 미국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쟁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미국 외교 정책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교육하고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 자국의 인권과 대의적 정부 형태를 위해 용기 있게 싸우는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지원과 희망 그리고 영감을 주는 것. 


오늘날 모든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중의 관심을 위기 상황 밖에 있는 국제 문제에 집중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을 소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워싱턴이 누릴 수 없는 사치다. 사이버 전투 혹은 전자기파 공격이 전체 경제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는 시대에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국내 문제에 지나치게 근시안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매우 안일한 태도다. 마찬가지로 해외 투자가 미국의 성장을 떠받치는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을 때. 대중에게 보호 무역 정책을 호소하는 것은 냉정한 이성보다 원초적 감정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해외 균형 전략의 문제는 미국과 세계 안보에 중요한 지역에서 진정한 균형을 이루어내는 것과 비례하지 않는다.


1970년대 말 영국에〈이것은 9시 뉴스가 아닙니다〉라는 풍자 프로그램이 있었다. BBC에서 매주 한 번씩 시사 문제를 패러디해 ‘질문 시간’을 갖는 쇼 프로그램이었다. 예를 들면 패널에게 소련이 방금 전 5만 메가톤의 핵탄두를 영국을 향해 발사했고, 이 핵탄두가 4분 30초 후 영국에 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다음, 세계 강대국인 영국의 미래에 대한 패널의 생각을 물어보는 식이다. 이에 보수당 정치인이 영국은 섬이 아니라며 횡설수설하고, 좌파의 대표는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참 놀랍군요. 우리는 지금 여기에 앉아 지구 전체가 파괴되는 것은 개의치 않고, 또 주요 사안은 무시한 채 이 보수 정부의 끔찍한 업적이 될 대규모 핵 참사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여기서 진정한 비극은 300만 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죽는다는 것입니다.”


정도를 벗어난 순위 매기기와 경직된 당파적 정통성을 흉내 낸 이 장면은 국내 부흥이냐, 대외적 개입이냐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현재 미국의 정치 토론과 비슷하다. 대부분의 미국인이 알고 있듯 국가 자원이 무한하지 않더라도 한 국가와 더 넓은 세계의 운명은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다. 미국은 국내와 해외에서 한 번 더 번영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오바마 이후에 있을 세계의 도전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훌륭한 전략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길: 새로운 미국 국제주의


미국은 전략적 기로에 서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이후 간단하지만 심오한 선택이 남았다. 의도는 좋았으나 실패했고 지금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자유 진영 그리고 국제 질서를 약화시킨) 일련의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방향을 바꿀 것인가? 미국 국정 운영 기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선택은 1980년과 비슷해 보인다. 1980년 미국인은 지미 카터를 다시 대통령으로 뽑아 자신의 전략이 실패했음을 입증하거나, 로널드 레이건을 통해 더 적극적인 길로 나아갈지 선택할 기회가 있었다. 사실 그때에 비하면 현재의 도전이 훨씬 더 중대하긴 하다. 


임기 마지막 해인 카터 대통령처럼 오바마 대통령은 정책상의 오류를 조용히 인정하고, 2015~2016년 자신의 ‘레드라인’을 깨면서 뒤늦게 정책을 수정했다. 배리 포센이나 이언 브레머 같은 사람들이 없었다면 ‘배후 조종’을 이 정도로 수정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미국도 그래야만 한다. 포센은 양해를 구하지 않는 해외 균형 전략 혹은 “억제”를 주장한다. 


그리고 브레머는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자립”이다. 수없이 많은 인명과 재산을 타국에 낭비하지 않았다면, 미국은 에너지와 자원을 쏟아 부어 나라를 부강하게 재건함으로써 상황이 더 좋아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둘째는 “머니볼(moneyball)”을 추구하는 미국이다. 요컨대 미국 정부가 자유주의적 가치를 지지하는 모든 싸움에 나설 필요는 없지만, 자국의 이익이 위협을 받는다면 비록 제약을 받는다 해도 이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대체 불가능한” 미국이다. 세계가 미국의 리더십에 의존하고 미국도 국외에서 능동적 개입이 불가피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 군사 작전은 어리석을 뿐 아니라 위험하기도 하다는 얘기다. 이 세 가지 주장을 각각 신중하게 저울질한다 해도 브래머는 ­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 “자립” 쪽에 분명한 우위를 두고 있다. 이는 신고립주의나 “미국이여, 집으로 돌아오라”라는 애처로운 외침과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다음의 세 가지 모순이 좀 더 큰 이탈을 지지하는 주장을 약화시킨다. 첫째, 오바마 정부는 관행적인 문제로서 이미 자립과 머니볼 각본을 시도해본 적이 있다. 우리는 세계 질서(지속적인 붕괴)와 미국(영향력 감소, 동맹 균형, 적대국의 상승세) 모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아왔다. 둘째, 이탈을 옹호하는 평론가들이 국제주의자인 척하면서 오바마를 ‘부시의 아류’ - 이를테면 부시 정부처럼 ‘군사주의’와 ‘독단주의’를 지나치게 밀고 나간다는 주장 ­ 로 여긴다 해도, 그들은 극도로 일방적이고 국수적인 정책을 옹호한다. 셋째, 다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하더라도 신고립주의를 옹호하는 자들이 주장하는 경제 기반에 적절하게 집중하면, 미국의 대외 영향력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외교적ㆍ군사적 및 기타 행위에 대한 적절한 투자를 지연시킬 필요가 없다. 미국은 이런 일을 동시에 해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우뚝 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리더십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미국인에게 유혹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십 년 전 당대의 현실주의자였던 영국 총리 네빌 체임벌린이 유화 정책을 고집한 데서 이미 교훈을 얻었듯, 그런 솔깃한 관점은 너무나 근시안적이고 결국 자멸로 끝난다. 사이버 위협에서 ISIS의 영향을 받은 테러 행위까지, 핵 확산에서 경제 몰락까지 더 넓은 세계를 경악케 하는 위험한 구심력으로부터 미국은 자국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없다. 오히려 약해진 것처럼 보이는 미국은 서구 문명에 적대적인 국가 혹은 비국가 활동 세력에게 지속적으로 공격 가능한 먹음직스러운 목표물이 되기 쉽다. 


이해관계와 위협, 자원과 정책을 일관되게 통합하는 전략에 대해 다른 이들도 저마다의 용어를 쓰겠지만, 그 틀을 잡는 한 가지 방법은 미국의 새로운 국제주의다. 44대 대통령이 해결하지 못한 잔여 문제를 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릴 테고, 어쩌면 개선하기도 전에 더 나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장에서 윤곽을 제시한 접근법은 적어도 오바마 시대의 손실을 역전시키고, 미국의 리더십을 새롭게 하고, 궁극적으로 국제 질서를 회복하는 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시작할 수 있다. 


오바마 이후의 원칙

오바마 이후의 미국이 좀 더 멀리 보면서 안정적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전략은 새로운 지침과 좀 더 신랄한 접근, 그리고 적절한 실행을 요구한다. 오바마 독트린의 비현실적 추측과 불안정한 신념은 폐기해야 한다. 대신 적대국의 냉정한 평가를 전략적 해결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 요컨대 그 기초 위에 꾸미고 구체화해야 한다. “다루기 힘든 일을 뒤로 미루는 것”과 같은 소극적인 행동 ­ 러시아, 중국 그리고 이란이 그들의 막강한 위력을 가지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하길 기다리는 것 ­ 은 악이 판 칠 미래를 저지하는 데 필요한 어떤 전략도 내놓지 못한다. 자세히 살펴보자.


① 국가 안보와 방위의 재구축 ­ 오바마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팍스 아메리카나와 관련한 지원을 대폭 삭감했다. 이로 인해 동맹국들이 심각한 고통을 겪는 동안, 국방부는 가장 급격하면서도 큰 폭의 군비를 절감시켰다(10년에 걸쳐 1조 달러).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비 감축은 무모한 전략이다. 방위비를 늘리는 것만이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수조건이기는 하다. 2009년 이래 지속적으로 약화한 외교 정책으로 인해 상실된 신뢰를 회복하는 시작점은 군대를 재건하는 데 있다. 피할 수 없는 분쟁이 발생할 경우 전쟁도 막으면서 승리를 거두려면 재건된 군대의 힘이 큰 도움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방은 국가적 및 비국가적 적대자 그리고 명백하지만 불투명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적절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② 동맹 관리 회복 ­ 비할 데 없이 훌륭한 군대가 국가 안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필수적이듯, 동맹의 가치는 워싱턴의 최고 전략적 자산을 의미한다. 세계무대에서 동맹국들을 자기 고유의 권리를 가진 배우가 아니라 ‘단역 배우’로 취급할수록, 리더로서 미국의 입지는 작아질 것이다. 아울러 워싱턴이 동맹국들과 거리를 둔 채 잘 협조하는 적대국에 초점을 맞출수록, 미국은 결국 한층 강력해진 적대국과 한층 줄어든 동맹국(갈수록 갈피를 못 잡고 혼란에 빠진)을 얻게 될 것이다. 오바마 이후에는 책무를 재조정하고, 진정한 약속에 다시금 전념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홍보의 문제가 아니다. 확실한 지지 표명이 없으면 미국의 동맹국은 수적ㆍ질적 그리고 가치 측면에서 감소할 것이고, 런던부터 도쿄에 이르는 동맹국이 점점 워싱턴의 관심과 일치하지 않는 독자적인 길을 추구할 수도 있다.


③ 아시아 ­ 중국 정부가 이 지역에 영향력을 넓히고 미국의 역할을 감소시키려는 대안적 안보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지금, 미국 정부는 이러한 중국의 노력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잘 결정해야 한다. 이는 중국의 전략적 목표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에 비해 늘어난 중국 영향력의 결과를 확실히 평가하고, 이를 다시 미국 쪽으로 되돌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만약 비준된다면, TPP는 경제적 관계를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선택에 대한 책임은 없더라도 이 지역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의 움직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이 나라들을 보살피고 관리하기 위해 미군 배치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남중국해에서의 인공 섬 건설 등 베이징의 새로운 능력이 사실상 중국 인근 영해의 통치를 촉진할 것이라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우려를 증대시키고 있는데,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미국 정부가 거부하고 국제 사회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는 단독 행위를 묵인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워싱턴은 베이징에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한편 한반도는 단계적 확대(escalation)와 계산 착오라는 실질적 위험시기를 겪고 있다. 결국 유례없이 위험하고 사악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실제적 압력을 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중국뿐인데, 베이징이 변덕스러운 독재자를 압박할 수 있는지조차도 더 이상 분명하지 않다. 차기 정부가 북한의 주기적이고 상습적인 도발과 핵 공격 및 정권 붕괴에 대비해 중국과 러시아 같은 지역 강국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김정은 정권의 무모함은 미국 정부로 하여금 주요 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 정책을 더 긴밀하게 통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④ 유럽 ­ 범대서양주의(서유럽과 미국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는 주의)는 또다시 무거운 부담이 되고 있다. 이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임기 때 시작된 일이지만, 오바마 대통령 시기에 현저히 악화했다. 유럽은 시리아 내전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70년 만에 가장 큰 난민 문제에 직면했고, 러시아의 침략은 유럽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으며, 오바마 임기 중반을 넘어선 미국은 모스크바와 건설적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희망을 버려야 할 것이다. 공동의 원칙과 이해를 지지하는 확고한 공동체를 만들고 대서양 동반자 관계를 다시금 활성화할 수 있는 튼튼하고 전향적인 정책만이 크렘린의 악의적 음모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다.

 

⑤ 중동 ­ 중동에서는 오바마의 철수 결정에 그릇된 일처리가 더해지면서 다양한 문제가 불거졌다. 고생한 지역을 떠나는 일은 유혹적이지만, 탈출과 균형 전략은 결과적으로 또 다른 새로운 개입을 필요로 할 것이다. 케네스 폴락과 레이 타케이가 상기시켜준 것처럼 “미국 정부는 중동 문제를 모른 척한다고 해서 그게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간 중동과의 길고 고통스러운 역사에서 배웠어야 했다. 그 문제들은 필연적으로 전보다 오히려 더 악화되어 돌아온다. 또 문제가 발생한 즉시 해결하지 않고 나중에 처리하려 하면 해결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인명과 재산이 필요하다.”


헨리 키신저가 언급한 것처럼 “미국은 21세기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야만 한다. 중동은 우리의 가장 즉각적인 ­ 그리고 아마도 가장 심각한 ­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강력한 미국의 무기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잘 이해하고 통달한 미국의 결심이다.” 단기적으로 오바마 정부 이후 선택지는 거의 없지만 대비는 필요하다. 그런데 미국 정부의 대응 지침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어야 한다. 첫째, 러시아나 중국 같은 강력한 외부 세력에 의한 침략으로부터 자국의 지역적 위상을 지켜야 한다. 둘째, 혼돈이 아닌 정돈된 상태를 우선시해야 한다. 그래서 비록 민주주의와 인권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해도 효과적으로 통치되는 국가를 지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이 여전히 ISIS의 위협에 직접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ISIS의 병력은 1980~1990년대에 아프가니스탄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수를 훌쩍 뛰어넘는다. 9ㆍ11 참사를 자행하고도 남을 엄청난 규모다. 오직 군사적 타파만이 ISIS 세력을 끝장낼 것이며, 오직 잘 갖춰진 육군과 공군이 공조할 때에만 이런 야만적 집단에 대항해 이길 수 있을 것이다. 


⑥ 한층 자유로운 무역과 금융 자금 조달로 활기 불어넣기 ­ 강한 무역 동맹을 구축하는 것은 미국이 국제 정세에 개입하는 데 가장 과소평가된 방법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동맹국은 미국과의 무역 동맹을 간절히 원하지만 반대 세력은 두려워한다. 


⑦ 전략적 해결 재개 ­ 리더십은 결국 선택의 문제다. 경쟁과 자제, 넘침과 모자람, 위험과 보상 사이에서 이루어진다. 깔끔하고 분명한 도의적 선택은 드물다. 가끔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역풍은 적극적인 국제적 역할의 대가다. 실망을 각오하는 것은 지도자에게 주어진 의무와 같다.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쪽으로 역사를 만들고 있는 미국이 소유한 자원과 역량의 조화로운 전 영역을 쥐고 흔들 거대한 힘은 없다. 유행하는 영명축일(가톨릭에서 특정 날짜마다 정해져 있는 성인의 이름을 축하하는 날)이 무엇이든 ­ 부상(rising), 재충전, 재집권(중국, 인도, 이란 그리고 러시아 자체의 관점에서) - 미국은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고, 그 어떤 힘보다도 자치권을 중시하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선택할 수 있다. 부시와 오바마는 그 길에서 우리 후손들에게 협동하는 모습을 강렬하게 보여주었다. 요컨대 9ㆍ11 테러 사건은 미국이 직면한 위협과 함께 부시가 채택한 혁신적 아젠다의 형식과 관련한 한계의 실상을 입증했다. 오바마 임기 동안에는 철수, 감축, 상대방 의도에 대한 오해의 위험성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따라서 오바마 이후의 외교 정책은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정책을 재정비해 서구 ­ 두 가지 이념적 차원과 냉전 시대의 양극 구조가 결핍되어 있음에도 지난 70년 간 자유주의 질서를 전복하고자 하는 적들이 근거를 두고 있는 ­ 에 맞서는 세대 간 및 다방면에서의 투쟁을 미국인에게 명심하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나 세대 간 투쟁의 일부로 다른 것을 변화시키려는 미국 힘의 한계 또한 인정해야만 한다. 제도적 미비, 정치적 분열과 좀 더 매력적인 대안의 부재를 고려할 때 앞으로 몇 년간 미국은 세계의 질서 및 구조를 삐걱거리게 만든 범국가적 기구의 확장을 통해 있는 힘껏 노력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G-zero(전 세계를 이끄는 특정국의 영향력이 약해져 뚜렷한 주도 세력이 없는 상태), G-2, G-20 관점에서 세계 미래의 판을 짜는 것은 타당하다. 이 모든 것과 그 밖의 더 많은 것이 각기 다른 형태와 서로 다른 쟁점을 가지고 공존할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힘도 진정한 대책을 강구하고 헌신하는 미국보다 결과를 더 잘 조정하고 끌어낼 수 있는 교차 구조의 공통된 상황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종종 기대에 어긋난 제도라도 시도할 만한 가치는 있다. 


오바마 이후

미국의 영향력과 국제 질서는 수십 년 동안 강력했던 워싱턴의 전진 배치 전략과 철저하게 뒤섞여 있다. 차기 대통령은 비정상적인 오바마 시대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고, 미국의 최고 지위를 유지하고, 방위력을 강화하고, 동맹 관계를 확장 및 심화하고, 개방적 세계 경제를 보존하고, 안팎에서 서구에 대항하며 서구를 약화시키는 보복주의 세력을 진압하는 게 미국의 정책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는 결국 미국의 후원 아래 이전부터 해오던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례적인 오바마 시대가 성공적으로 지나간다면 그때 한 번 더 세계는 윈스턴 처칠의 다음과 같은 금언에 확증을 갖게 될 것이다. “여러분은 미국인이 항상 옳은 일을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다른 모든 것을 시도해보고 난 뒤의 일입니다.” 


한편 하틀리의 유명한 말에 따르면 과거는 낯선 나라이며 “거기서 그들은 다르게 행동한다”. 거기서 미국은 뒤에서 리드하지 않는다. 떠오르는 안보 위협에 직면해 방위를 축소하지도 않는다. 거기서 미국은 적대국과 관계를 맺는 만큼이나 패배시키고 싶어 한다. 거기서 대통령 눈에 보이지 않는 ‘부속 협정’ 없이 양당 의회의 지지를 받으며 획기적인 사안의 결론을 내린다. 또는 개인적 ‘유산’에 미칠 결과와 상관없이 합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떠나버린다. 거기서 대통령은 그들이 다루었던, 억압하는 정권의 본성이나 공격에 대한 문서 장벽의 신뢰도를 착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거기서 무력을 통한 평화는 미국의 세계적 힘과 영향력의 중심 사상이다. 그곳은 재방문해볼 가치가 있는 낯선 나라다. 그리고 변화를 위한 오바마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렇게 하기에 너무 늦지는 않았다. 


웅장한 전략은 정중하게 한계 ­ 국제적인 미니멀리즘보다 더,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열망하는 ­ 에 주의할 필요가 있지만 그로 인해 중단해서는 안 된다. 45대 대통령은 의지와 투지를 가지고 국제 질서의 관리인으로서 전통적 역할을 되찾을 수 있다. 물론 이 작업은 미국의 수많은 우방국이 보고자 열망하는 자유를 반대하는 적들에 대항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는 오로지 폐쇄된 미국의 전략적 마인드를 바꿀 것인지, 아닌지, 그리고 오바마 시대의 미국 국력에 대해 프리모텀(premortem: 한 프로젝트를 논의함으로써 장차 생길 수도 있는 문제들을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을 끝낼 것인지, 아닌지를 선택하는 미국인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우선, 기술 인류 문명적 관점에서 볼 때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고 있는데,

이 새로운 혁명은 그 이전 세 차례의 

산업혁명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

기술 발전 속도도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빠를 뿐 아니라,

어쩌면 인류 멸망의 길로 

내다를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다음,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랜 기간 동안의 국제 평화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즉 그동안 미국의 일방적인 힘에 의해

 지배되었던 국제 질서가 이제 불가피하게

 다자 구도에 의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시스템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세계질서와 자유주의적 가치를 '

위태롭게 함으로써 미국의 세계적 영향력이 어떻게,

그리고 왜 약화됐는지를 살펴본다.

저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패착이 

문제를 악화시켰지만

미국의 쇠퇴가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하지 않으며,

미국 리더십은 경쟁력뿐만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며

미국 45대 대통령은 의지와 투지를 가지고

 국제 질서의 관리인으로서 

전통적 역할을 되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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